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근 중국을 강타한 극심한 스모그 현상을 들여다봅니다.
중국 중부와 동부지역에 22일 강한 스모그가 또 다시 발생해 일부 고속도로의 통행이 한때 제한됐습니다. '스모그'란 대기 오염물질과 미세 먼지 등이 안개와 햇빛 등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뿌옇게 돼 시야를 가리는 것을 말합니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21일부터 22일에 중국 동북과 화북지역 평원지대 등에 강한 스모그 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텐진 일부지역은 22일 새벽 가시거리가 20m도 안 되는 짙은 안개가 끼는 바람에 일부 고속도로 통행이 금지됐고, 톈진빈하이 국제공항에서는 항공기의 연발착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베이징과 산둥 등의 일부 고속도로도 부분적으로 일시 봉쇄되기도 했습니다.
앞서 중국에서는 지난 11일부터 수도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중부와 북부 지역에 강한 스모그가 엄습했다가 16일부터 점차 옅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극심한 대기오염이 2주 가까이 계속되자, 중국 당국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습니다. 홍레이 중국외교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홍레이) 중국 관련 부처는 이미 대기오염 실태에 대해 파악했고 긴급 조치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환경 문제를 중시하고 있으며, 적극적인 조치를 통해 대기오염 방지대책도 적극적으로 전개하겠습니다.
베이징 시의 경우, 교통량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관용차량의 운행을 중단하고, 건설 공사장의 작업을 제한해 공사장 28곳이 작업을 멈췄습니다. 또 주요 산업체에도 오염물질 배출 감소를 요청해, 일부 회사가 공장가동을 멈추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을 향한 중국인들의 분노는 거세지고 있습니다. 현지 방송에 나온 베이징 시민들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시민 1) 당국이 환경 문제를 중시하고, 자동차의 베이징 시 통제를 해 맑은 하늘과 구름을 봤으면 좋겠습니다.
(시민 2) 당국이 경고만 하지 말고, 실질적인 감독을 해 환경을 오염시키는 사업을 중단하거나 개조해야 합니다.
중국인들이 분노하는 주된 이유는 무엇보다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건강을 해치고 목숨까지 위협받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베이징 한 병원에서는 스모그와 관련한 응급환자가 두 배 가량 늘어났습니다. 또 작년 한해 베이징을 포함한 주요 대도시에서 초미세먼지에 따른 조기 사망자가 8천명을 넘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스모그 현상은 많은 지역에서 초미세 먼지의 농도가 공기질 지표의 최악 수치인 세제곱미터 당 500 마이크로그램을 기록했습니다. 50 마이크로그램 이하면 공기 질이 좋지만, 301에서 500 마이크로그램 구간은 건강에 해로운 것으로 간주됩니다. 중국의 관영 중앙TV에 나온 중국 선양 시내 병원의 호흡기 내과 의사의 설명입니다.
(의사) 환자 수가 1/3 정도 늘었습니다. 미세 먼지의 크기가 작을수록 호흡기관이나 폐포에 더 잘 가라앉기 때문에 폐포 손상이 더욱 심각할 수 있습니다.
중국이 이같이 최악의 스모그로 뒤덮이자, 한반도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중국 대기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베이징 스모그 사태가 발생한 지 3일 후인 14일, 위성에 잡힌 중국 스모그는 남북으로 천5km에 달해, 베이징에서 상하이까지 동부 대부분을 뒤덮었습니다. 그 중 일부가 서해를 지나 한국으로 밀려오는 게 확인됐습니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최근 "12일부터 한국 전국 곳곳에 발생한 중금속 스모그는 이른바 '베이징 스모그'가 발생한 중국 상공을 지나 한국으로 건너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대기오염 농도가 심한 중국 대륙을 거치면서 스모그 속 중금속 농도가 짙어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중국발 황산화물도 한국 대기 속 황산화물의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심지어, 가장 공기가 맑은 청정지역인 백령도와 안면도 등 최서단 섬까지 미세먼지 최고농도가 220을 웃돌았습니다. 서울보건환경연구원의 윤중섭 대기측정관리팀장이 한국의 MBC방송에 전한 말입니다.
(윤중섭) 한국은 편서풍 지대에 있기 때문에 중국으로부터 밀려오는 공기에 의해서 한국의 미세먼지 농도도 매우 높아졌습니다.
북한도 중국의 스모그 현상으로 피해가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특히 북한의 노약자와 어린이는 적은 양의 미세먼지도 위험할 수 있는 만큼 아예 외출을 삼가는 게 좋을 듯합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극한 기상 현상이 유난히 잦았던 지난해 호우와 태풍으로 발생한 한국 내 재산피해액이 1조원, 미화로 약 9억 4천4백만 달러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기상청이 관계 부처와 합동으로 펴낸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장마철부터 초가을 사이 집중된 호우와 태풍으로만 1조310억 원의 재산피해가 났고 8명이 사망했습니다. 농업 분야에서 4개의 태풍이 한국을 잇달아 강타할 당시 농작물과 비닐하우스에 3천67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경기ㆍ강원ㆍ경상북도ㆍ경상남도 지역은 강풍과 함께 우박이 떨어져 87억 원어치의 피해를 봤습니다. 한여름 폭염에 폐사한 가축은 약 1천900마리로 집계됐습니다. 국토해양 분야에서는 태풍 때 항공편 결항 사태로 항공사들이 170억 원의 손해를 입었습니다. 산림도 큰 피해가 났습니다. 8월 말 이틀 간격으로 상륙한 태풍 볼라벤과 덴빈으로 10.54㏊의 산림이 무너졌고 가로수 약 2만 그루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수산 분야에서는 수온이 들쭉날쭉한 탓에 양식생물이 대량 폐사하는 피해가 자주 났습니다. 보고서는 북극의 해빙이 많이 녹은 영향으로 한파와 폭설이 자주 찾아왔고 50년 만에 한 해 4개의 태풍이 한국에 상륙하면서 피해가 불어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 지난 2011년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일어난 대지진으로 주변 해상에 대형 사구가 형성되는 등 해저 지형이 급격하게 바뀌었으며 이에 따라 해양 생태계 역시 극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도호쿠대학 과학자들은 규모 9.0의 대지진 여파로 지진해일까지 일어난 세계 최초의 '복합 대형 재난' 후 20일 만에 지진해일이 해상에 미친 영향을 파악해 게센누마 만에 대형 선박이 무사히 들어 올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4일간의 현장 조사에 나섰습니다. 센다이 시에서 북동쪽으로 약 90㎞ 떨어진 게센누마 만 안쪽은 평상 시 잔잔해 태풍이 닥치면 대피항으로 사용되는 곳인데 만의 서쪽에서 측정된 지진해일의 최대 파고는 20m였습니다. 과거에 과학자들은 지진해일이 일본 해안 지역에 극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나긴 했어도 이로 인해 해저 사구가 형성되는 등 보다 깊은 해역에까지 전반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신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 2011년 지진해일에 의해 실제로 대형 사구들이 새로 형성됐음을 발견했다고 해양지질학 전문지 1월호에 발표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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