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설 폭죽놀이로 인한 대기오염

춘절을 맞아 중국 상하이(上海) 구베이(古北)지역 아파트 단지 춘제 전야 폭죽 터트리기 모습.
춘절을 맞아 중국 상하이(上海) 구베이(古北)지역 아파트 단지 춘제 전야 폭죽 터트리기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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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설 폭죽놀이로 대기오염이 악화된 중국을 들여다봅니다.

중국 161개 도시 중 약 80%에 달하는 곳에서 음력 새해 첫날인 지난달 31일 심각한 스모그 속에 갇혀 보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스모그'란 대기 오염물질과 미세 먼지 등이 안개와 햇빛 등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뿌옇게 돼 시야를 가리는 것을 말합니다.

중국의 비관영 매체인 중신왕은 환경보호부의 발표를 인용해 춘제 당일 오전 1시를 기해 조사 대상인 161개 도시 가운데 128곳에서 PM 2.5, 즉 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 농도가 150㎍/㎥를 넘어섰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유엔 세계보건기구의 기준치인 25㎍/㎥의 6배, 중국이 설정한 기준인 75㎍/㎥보다도 2배 정도 되는 수준입니다.

특히 구이린, 시안 등 80개 도시의 PM 2.5 농도가 250㎍/㎥를 초과해 '매우 심각한 수준'을 기록했고 수도 베이징의 PM 2.5 농도가 324㎍/㎥에 달했습니다.

환경 당국 관계자는 춘제를 맞아 폭죽놀이로 대기 상태가 악화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폭죽놀이는 중국인이 액운을 쫓고 복을 불러온다는 뜻에서 새해를 맞으며 즐기는 최대 전통 풍속의 하나입니다. 중국 현지 방송에 나온 베이징 시민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시민 1) 폭죽놀이는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새해를 맞는 기분이 들게 합니다.

(시민 2) 새해에는 가족들의 행복과 건강, 평안함이 있길 바라고, 부모님의 사업도 잘됐으면 합니다.

앞서, 대기오염 문제 해결에 부심하고 있는 중국 정부는 춘제의 상징인 폭죽놀이를 자제할 것을 호소했었습니다. 중국 환경보호부는 설에 앞서 언론과 관계기관에 보낸 통보문을 통해 "폭죽이 터지면서 뿜어져 나오는 오염물질이 대기 질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을 고려해 올해 춘제 연휴 기간인 1월 31일일부터 2월 6일까지 범국민적으로 폭죽놀이를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환경보호부는 춘제 연휴 기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대기오염물질 확산에 불리한 기상조건이 이어질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오염물질 배출을 최대한 줄이는 데 동참하자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호응한 광저우 시민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시민) 직접 불꽃놀이를 할 수 없어서 보러왔습니다. 불꽃놀이가 공기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당국의 호소니까요.

이런 노력에도 대로변은 물론 주택가 골목길과 공원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폭죽이 섣달 밤하늘을 수놓았습니다. 다음날 베이징 당국은 폭죽을 터뜨리고 남은 쓰레기 41.75톤을 수거했다고 밝혔는데요, 지나해 43톤보다는 줄었습니다. 베이징 시 환경보호부 감시센터 관계자의 말입니다.

(관계자) 설 전날 자정을 기준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크게 높아지지는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지난해에 비해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졌습니다. 사람들이 작년에 비해 불꽃놀이를 덜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행인 점은 스모그로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을 겪는 지역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중국 일반인 사이에서도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상하이, 창춘 등 대도시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60%가 넘는 시민이 대기질 개선을 위해 춘제에 폭죽을 터뜨리는 풍속을 버리자는 주장에 찬성했습니다.

중국 언론은 환경전문가들을 인용해 춘제 연휴처럼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폭죽을 터뜨려 발생한 대기오염은 일반적인 공업 오염이나 자동차 배기가스로 인한 오염보다 심각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 폭죽이 터지면서 나오는 아연, 납, 철 등의 오염물질은 작은 입자로 대기 중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 인체에 더 유해하다며 대체용품으로 '전자폭죽'의 사용을 권하고 있습니다.

화약을 폭발시키는 전통폭죽과 달리 전기를 이용해 비슷한 소리와 빛을 내는 전자폭죽은 가격이 100 위안, 미화로 약 16달러가 넘어 전통폭죽보다 비싸지만 반복해서 쓸 수 있고 화재 위험도 없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사이트인 타오바오에서는 최근 1주일간 전자폭죽 검색 횟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6% 증가했고 전자폭죽의 이달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320%가 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중국의 초미세먼지 영향을 받는 한반도도 한숨 덜었습니다. 중국의 올해 설 기간 초미세먼지 농도가 세제곱미터당 150마이크로그램으로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지만, 천 마이크로그램을 넘었던 지난해의 7분의 1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일본산 식품 수입이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식품 수입은 늘어난 가운데 일본산은 줄어 최근 10년 사이 처음으로 10% 아래를 기록했습니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2013년 수입식품 등 검사연보'에 따르면 지난 2012년에 접수된 식품 수입 신고가 전년에 비해 4.2% 증가해 129개국에서 모두 약 33만 건 접수됐습니다. 반면 일본산 식품 수입은 약 3만 건으로 전년보다 13% 감소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체 식품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1.5%에서 9.6%로 줄었습니다. 또 일본산 식품 중에서는 건수 기준으로 청주, 소스, 과자 등 가공식품 비중이 46%로 가장 많았고, 농산물과 임산물은 0.1%에 그쳤습니다. 이는 2011년 3월 후쿠시마 대지진과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우려로 소비자들이 일본산 식품을 꺼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 남극해에서 조업 중인 일본의 포경선과 환경운동단체 시셰퍼드의 감시선이 또 충돌했습니다. 일본은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합법적 포경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시셰퍼드는 연구를 가장한 상업포경으로 간주해, 육탄저지에 나서는 연례행사가 시작되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남극해에서 조업 중인 일본 포경선 활동을 감시해온 시셰퍼드는 2일 일본 포경선들이 시셰퍼드 감시선박에 물리적 공격을 했다고 주장했다고 호주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시셰퍼드 소속 선박들은 최근 남극해에서 조업 중인 일본 포경선을 따라다니며 감시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시셰퍼드는 최근 4마리의 죽은 밍크고래가 일본 포경선 갑판 위에 놓여있는 항공사진을 촬영해, 호주 언론에 보내기도 했습니다. 일본 포경선은 과거에도 수차례 시셰퍼드의 감시선을 들이 받은 적이 있습니다. 국제적인 비난이 쏟아지자 2011년 일시적으로 포경을 포기했으나 이듬해부터 조업을 재개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