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로 사막화를 방지하는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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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고구마로 사막화를 방지하는 연구를 들여다봅니다.

(김성일) 북한의 산림황폐는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것보다 더 심각합니다. 유엔의 공식 자료를 보면 지난 20년 동안 매년 서울시 면적의 2배 정도 규모로 북한의 산림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지금 서울시의 면적이 약 6만 헥타르 정도이니까, 일 년에 13만에서 15만 헥타르의 산림이 북한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김성일 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 교수가 지난해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의 식량난과 기상재해의 근본적인 원인이 산림의 황폐화라고 잘라 말하는 부분입니다.

북한뿐만 아니라 현재 전 세계 육지의 3,600만㎢가 사막 또는 사막화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또 매년 5만~7만㎢의 땅이 추가로 사막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사막화는 주거지역 축소와 경작지 감소, 생태계 붕괴, 그리고 황사 등의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인류 공통의 과제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연구팀이 고구마를 활용한 사막화 방지라는 연구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내 식물시스템공학연구센터 곽상수 박사팀이 그 주인공입니다.

연구팀이 주목하는 대상은 고구마를 비롯한 식용 소득 작물입니다. 이를 활용하면 사막화를 막고 환경과 식량, 빈곤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곽상수 박사가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말입니다.

(곽상수) 사막화의 가장 큰 원인은 현지인의 가난입니다. 이 가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득을 담보시켜줘야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고구마는 이처럼 척박한 지역, 사막화되는 지역에 최고의 식량작물이면서 소득 작물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고구마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면서 식용은 물론 판매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합니다. 잎과 열매를 가축 사료로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고구마의 경우 단위면적당 탄수화물 생산성이 탁월하며 항산화 물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대표적 구황작물입니다.

미국 식품영양운동단체인 '공익과학센터'는 지난 2007년 최고 건강식품 중 고구마를 1위로 선정하며 '최고의 채소'로 지목했습니다. 공익과학센터는 지금도 이 순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농무성 역시 감자, 고구마, 옥수수 등 전분작물 중 척박한 땅에서 탄수화물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작물로 고구마를 골랐습니다.

곽상수 박사는 이런 고구마의 장점이 북한 식량문제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현재 북한의 식량 사정은 이번 겨울 가뭄이 심해 올해 식량 사정이 더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곽상수) 일반적으로 고구마를 열대지역 작물로 평가하고 있는데요, 열대작물 못지않게 온대지역, 구체적으로 서리가 내리지 않는 기간이 120일 이상이면 오히려 고위도 지역일수록 수량이 많이 나옵니다. 그 이유는 열대지역에 비해서 온대지역은 병충해가 없고, 가을이면 밤낮의 온도차가 많기 때문에 낮에 탄소동화작용에 의한 전분들이 밤에 뿌리로 저장됩니다. 이런 이유로 남한보다는 오히려 북한, 북한보다는 중국의 연변 지역이 동일한 재배법으로 재배하면 수량이 북쪽으로 갈수록 많습니다.

북한이 하루속히 북한에 적합한 고구마를 재배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정일이 1998년부터 시작한 '감자 농사 중시 정책'은 실패해, 현재까지 북한의 식량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게 곽상수 박사의 판단입니다.

(곽상수) 북한의 전 지도자들이 처음에는 옥수수로 식량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고, 그 다음에는 감자로 노력했는데, 사실 그렇게 큰 재미를 못보고 있습니다. 특히 감자의 경우, 씨감자를 생산하기 위해서 첨단 기술이 필요합니다. 반면, 고구마는 쉽게 재배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의 여러 조건으로 봐서 고구마가 더 적합합니다. 아마 북미나 유럽에서 탄수화물 식량으로 옥수수와 감자를 많이 먹고, 고구마는 가난한 나라에서 못사는 사람들이 많이 먹었기 때문에 북한 지도부가 옥수수나 감자를 선호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는 곽상수 박사는 특히 고구마 생산이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까지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1 헥타르당 연간 토양유실은 6.6톤 정도로, 벼, 감자, 옥수수 등보다 적습니다. 수분유실은 4.2%로, 역시 벼, 감자, 옥수수 등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습니다.

(곽상수) 북한의 경우, 산이 민둥산이기 때문에 비가 오면 토양유실이 심하지 않습니까? 게다가 농작비료도 부족한 지역인데, 고구마는 그런 척박한 땅, 농약과 비료를 적게 사용해도 가능하고 비가 오더라도 여름철 고구마가 땅을 덮고 있기 때문에 토양유실을 막아주는 장점도 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심각한 대기오염이 중국인의 생명마저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일간지 북경신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PM 2.5, 즉 지름 2.5㎛ 이하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급증해, 대기오염이 심각한 베이징의 폐암 발병률이 지난 10년간 40%나 급증했습니다. 베이징 당국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가장 발병률이 높은 암은 폐암으로 직장암과 위암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중국 전국종양기록센터는 "전국적으로 폐암 발병률이 매년 27%의 속도로 급증하고 있다"며 "지난 30년간 폐암사망률은 465% 증가했다"는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 한국정부가 일본 수산물 수입재개 움직임을 보이자 관련 전문가와 국민들이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한국의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최근 출연한 장정욱 일본 마스야마 대학 경제학부 교수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폭발 후 시민을 대상으로 발병 여부 등 매년 조사하는 자료에서 갑상선암 발생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청소년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고 밝혔습니다. 장정욱 교수는 수입 독려를 위한 견해로 후쿠시마 수산물에서 검출된 방사능이 100베크렐 이하이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것에 대해 방사능 수치가 낮다고 무조건 안전하다는 개념은 없다고 말하며, 생명과 관계된 문제는 보수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참고로, 베크렐은 방사능 활동의 양을 나타내는 국제 표준 단위입니다. 1초에 방사성 붕괴가 1번 일어날 때 1베크렐입니다. 장 교수는 특히 면역력이 낮은 어린이의 경우 인체에 방사능이 흡수될 확률이 어른보다 무려 열배나 많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