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환경이다] 3차 북핵실험이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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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북한의 3차 핵실험이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봅니다.

(지현철 지진연구센터장) 북한의 1차 핵실험은 규모가 3.9, 2차 핵실험은 규모가 4.5, 이번 3차 핵실험은 규모가 4.9로 판단이 됩니다. 이번 폭발량은 6-7 킬로톤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 지진 폭발은 소리를 동반하게 되는데, 특히 간성과 울릉도에서 상대적으로 큰 소리가 관측됐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의 지헌철 소장이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 12일 기자회견장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게다가 이번 3차 핵실험의 에너지 규모는 2차 핵실험 때보다 4배 정도 강한 에너지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한 방사능 오염과 인체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 최대 환경단체인 '환경운동연합'의 양이원영 처장은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통화에서 남북 주민들이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한 방사성 물질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양이원영)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처럼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것은 아니지만, 핵실험 과정에서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면 지역 환경, 그리고 지역주민들의 피폭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핵실험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피폭도 우려가 됩니다. 뿐만 아니라 노출된 방사성 물질은 한반도를 비롯해서 인근 지역으로 확산할 것이기 때문에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겁니다.

주변국 가운데 하나인 일본은 12일 대기 중 먼지에 핵실험으로 발생한 방사성 물질이 포함돼 있는지 확인차 항공자위대 항공기 4대에 관측기를 장착해 긴급 발진시켰습니다. 북한과 바로 이웃한 중국에서는 중국 영토를 포함해 큰 면적의 방사능 오염 우려가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 산하 중국 국제문제연구소의 양시위 선임연구원은 "길주군 풍계리에 있는 핵실험 장소에서 제1, 2차에 이어 제3차 핵실험을 진행하면서 심각한 지하수 방사성 오염이 우려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위해 풍계리에 파놓은 갱도에는 방사능 물질 차단을 위해 9중 차단문과 3중의 핵폭풍, 잔해 차단벽을 설치하는 등, 핵물질의 유출을 막았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의 이은철 교수가 한국의 연합뉴스에 전한 말입니다.

(이은철) 방사능에 대한 대비는 충분히 했으리라고 짐작이 되는데, 그래도 일부의 기체성분들은 밖으로 빠져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양은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짐작이 됩니다. 과거의 경험에 따르면, 거의 대기 중에 나온 양은 굉장히 극미량이었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닙니다. 남쪽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닐 것으로 봅니다.

러시아 정부도 비슷한 입장입니다. 러시아 보건 당국은 12일 북한의 핵실험이 자국 극동지역의 방사능 수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기상청도 북한 핵실험에 따른 방사능 물질의 대기 유출이 관측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기상청 상황센터의 유리 바라킨 실장은 "핵폭발의 진원지는 지하 1킬로미터로 방사능 물질의 대기 유출이 관측되지 않았다"며 "지하 핵실험을 하는 이유도 대기 중으로의 핵물질 유출을 막아 환경오염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북한의 1차 핵 실험 이후 남한 지역의 방사능 오염은 없었으며 동해 북부지역 대기지역에서 방사성 제논이 미량 검출됐지만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북한의 2차 핵 실험의 경우에도, 동해는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 국립수산과학원이 지난 2009년 동해 중부 연안 4개 지점, 즉 속초, 주문진, 강릉, 동해와 속초 외해에서 해수 시료를 채취해 조사한 결과, 세슘-137 방사능 농도가 자연 상태에서 안전한 농도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북한 지역입니다. 북한의 핵시설은 평안북도 영변과 함경북도 풍계리에 집중돼 있는데, 방사능 유출 사고가 빈번하고, 방사성과 독극성 화학물질, 중금속 등의 축적에 의한 토양, 하천, 지하수와 생태계 오염 등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탈북자 박건하 씨가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한 말, 잠시 들어보시죠.

(박건하) 북한 사람들은 영변에 핵발전소가 있고 방사능이 나온다는 거 다 알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영변 쪽에 사는 사람들의 수명이 짧다는 이야기도 많이 합니다. 보통 50살 지나서 사망한다고 들었어요. 60살만 살아도 오래 살았다고 하거든요.

이에 앞서 북한 원자력공업부 남천화학연합기업소 산하 우라늄폐기물처리직장 부직장장(부사장)을 지내고 1994년 탈북한 김대호 씨는 북한에서는 우라늄 폐기물을 마구 방출해 자연환경이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다면서, 특히 "평안북도 운전군 동삼리에 흐르는 대령강과 황해북도 평산군 평화리에 흐르는 남천강에 서식하는 물고기 뱃속에선 방사성 물질이 나오는 형편인데도 굶주린 주민들이 그 물고기를 잡아먹기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량의 방사능에 노출되면, 혈액, 위와 대장, 그리고 뇌와 척수를 손상시킬 수 있고 갑상선암과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합니다. 세슘, 스트론튬 등의 방사성 물질을 흡입하거나 음식을 통해 섭취하면, 소량이라도 인체에 오래 남아 큰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