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친환경 옷차림을 살펴봅니다.
한국에서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2012년 시장의 화두는 단연 친환경입니다. 친환경제품이란 제품에 관련된 환경오염물 배출을 최소화시킴과 동시에 자원의 소모를 최소화 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말합니다.
이제는 패션, 즉 특정한 시기에 유행하는 옷차림까지 파고들고 있습니다. 공기를 불어 넣으면 보온 효과가 배가 되는 조끼, 원단에 왁스를 발라 1년 동안 빨지 않아도 되는 외투, 버리는 안전벨트를 끈으로 만든 가방 등이 구체적인 사례입니다. 보온 기능을 더해 원단의 사용을 줄이고, 세탁에 필요한 물 소비를 줄이며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친환경 옷차림 품목입니다.
최근에는 이처럼 사람들의 관심이 늘어가는 친환경 옷차림을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는데요. 한국의 민간단체인 '기후변화행동연구소'가 얼마 전 서울에서 '지속가능한 패션'이라는 제목으로 개최한 토론회에는 환경과 노동, 사회에 친화적인 패션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논의됐습니다.
참가자들은 지금의 의류제조 과정이 막대한 양의 물과 기름, 전기를 사용하고 표백제, 염료와 같은 독성 화학물질을 다량 배출하는 등 환경과 노동자 건강에 해롭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생산 공정을 도입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예를 들어, 젊은이들이 즐겨 입는 워싱청바지, 즉 탈색된 청바지는 헤진 느낌을 주기 위해 압축 공기로 고운 모래를 분사해 천을 깎아내는 공법을 쓰는데, 이때 발생하는 실리카 먼지를 흡입한 노동자는 불치병인 규폐증에 걸린다는 겁니다. 규폐증은 먼지가 쌓여 폐에 흉터가 생기는 것으로, 대개는 가래가 끓고 기침이 나타나며 운동 시 호흡곤란이 발생합니다.
참가자들은 특히 패션의 유행 주기가 짧아지고 저개발국의 싼 노동력으로 옷을 대량 생산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옷을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경향이 보편화된 것도 자원 낭비의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토론회에 참석했던 남후남 강동 대학교 패션디자인과 교수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남후남
: 일단 너무 많이 구입하는 것, 양의 문제가 일단 크고요. 비싼 가격의 옷도 많지만, 길가에서 산 값싼 옷도 많습니다. 많이 구입해서 이게 바로 쓰레기로 연결되는 문제가 큽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전문가들은 옷이 싫증이 나면 버릴 게 아니라 수선을 해서 벼룩시장이나 아름다운가게에 넘기고 개량을 해 마음에 드는 형태로 바꿔 입는 등 옷의 소비에 대한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여기서 벼룩시장은 자기에게 필요 없는 물건을 가져다가 필요한 것을 서로 바꾸는 '물물교환시장'과 같은 시장을 말합니다. 또 '아름다운가게'는 시민이 쓰지 않는 물건을 기증받아 싼 가격으로 새 주인을 찾아주는 순환의 가게를 말합니다.
남후남
: 옷을 살 때 신중하게 구입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한번만 입고 버리는 게 아니라, 여러 해 쓸 수 있거나, 아니면 재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요. 일단 품질이 좋아야하기 때문에, 살 때 신중하게 구입하고요. 너무 여러 가지를 자주 사는 것을 자제해야 합니다. 버린 옷을 소각하거나 매립하게 되면 유해 가스가 나오는 일을 비롯해 악순환이 되기 때문입니다.
토론회 참가자들은 이와 더불어 자원과 화학약품의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 소재를 활용하는 친환경 디자인과 옷을 만드는 노동자에게 적정 임금과 건강한 노동환경을 제공하는 공정거래를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의류업계가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의류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전문가는 "옷 장사는 옷이 두껍고 원단이 비싼 겨울옷 장사가 중요한데, 올해는 초겨울 날씨가 따뜻한 바람에 사람들이 옷을 사지 않았다"며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온난화가 의류 매출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친환경 패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소비자의 의식과 관심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생산자는 결국 소비자의 기호를 맞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남후남
: 물론 생산자가 친환경 제품을 생산해야 되지만, 결국 이들을 움직이는 것은 소비자입니다. 생산자가 어떤 물건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소비자가 계속 이야기를 하고, 친환경 제품을 자꾸 찾아야, 만드는 측에서도 신경쓰게 됩니다. 사실, 단가나 재료비로 보면, 친황견적인 제품을 만들면 의류업계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안하거든요. 그런데, 소비자가 자꾸 이야기하면 생산 체재도 결국에는 바뀌게 됩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한국인 10명 가운데 6명은 농어촌 지역의 난개발을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했습니다. 난개발 방지를 위해선 토지이용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농어촌 토지이용 실태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25%만이 농어촌 경관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농어촌 지역의 난개발이 심각하다는 응답은 약 64%에 달했습니다. 경관을 훼손하는 주된 시설로 공장ㆍ창고,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건축물, 간판 등 광고물, 축사 등을 꼽았습니다. 응답자의 약 67%는 농어촌 지역의 난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토지이용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보였습니다. 61%는 한국의 농어촌 경관이 아름답다고 인식했으며, 86%는 농어촌 경관을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식량안보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농지보전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88%, 쾌적한 환경과 산림보호를 위해 산지보전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91%였습니다. 그러나 농어촌 경관을 유럽 선진국처럼 아름답게 조성하는 데 필요한 세금을 추가로 낼 용의가 있다는 답변은 26%에 그쳤습니다.
-- 유럽연합은 공해 배출권 거래 제도를 경기 상황에 연계시키는 쪽으로 손질해야 할 것이라고 국제배출권거래협회가 촉구했습니다. 협회는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세계 최대 거래시장을 형성한 유럽연합의 제도가 애초 의도한 방향으로 가동됐으나 경기 둔화 충격이 만만치 않다면서 이같이 지적했습니다. 협회는 유럽연합의 탄소 배출권 가격이 공급 과잉으로 한해 전보다 46%나 하락했다면서 유로 위기로 인한 타격으로 배출권 수요가 계속 줄어들 전망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협회는 이와 함께 유럽연합 지도부가 장기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신뢰할만한" 틀을 구축하도록 촉구했습니다. 구체적으로 2050년까지의 배출 감축 목표치와 중기 감축 일정과 이른바 '4단계'로 불리는 배출 제한-거래 사업을 재확인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2005년 출범한 유럽연합 배출권 거래시장은 역내 제조와 공익사업 기업을 대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한하고 잉여분을 거래하도록 해왔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미국과 아시아 등의 반발을 무릅쓰고 민항 부문도 규제 대상에 포함했습니다. 유럽연합은 오는 2020년까지 공해 배출을 2005년 기준으로 21%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