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4월에 한국에서 열리는 제7차 세계물포럼을 들여다봅니다.
지구촌 최대 물 관련 국제행사인 세계물포럼이 다음 달 중순 한국의 대구와 경상북도 경주에서 개최됩니다. 세계물포럼은 세계물위원회가 3년마다 '세계 물의 날'인 3월 22일을 전후로 개최하는 세계 최대의 물 관련 국제 행사입니다. 이번 세계물포럼의 공동 주최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의 권부현 대구경북본부장의 말입니다.
(권부현) 세계물포럼은 물을 주제로 한 올림픽이라고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개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세계물포럼을 주관하는 기관은 세계물위원회입니다. 세계물위원회는 지난 1996년에 설립돼서, 지난 1997년에 제1차 물 포럼을 주최했습니다. 이번 대구/경북 물 포럼은 제7차 물 포럼입니다.
다음달 12일부터 17일까지 6일간 대구와 경북에서 열리는 대구·경북 세계물포럼은 '미래를 위한 물'이라는 구호 아래 한국 국토교통부와 대구시, 경상북도, 세계물위원회가 공동 주최해 열립니다.
이번 행사에는 각 나라의 수반, 장관, 학계, 민간전문가 등 170여 개국에서 3만5천여 명이 찾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권부현 본부장은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통화에서 이번 물포럼에서는 전 세계의 물과 관련한 제반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논의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정치적 선언을 도출하는가 하면, 비즈니스 차원의 물 엑스포 같은 행사도 열리게 된다고 소개했습니다.
(권부현) 수자원공사는 물 관리 혁신기술과 미래 물 문제를 위한 대안으로서 스마트 물 관리기술이라는 것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한국이 정보통신 강국인 나라로서, 이를 접목해 물 산업 기술을 해외에 널리 알리고 진출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물 포럼은 크게 4개의 토론 과정으로 나눠지는데, 주제별 과정, 지역별 과정, 과학기술, 정치적 과정 등입니다. 여기에도 저희가 적극적으로 주도적으로 참여할 계획입니다.
특히 지역별 과정에서는 접경지역의 물 관리 등 대륙별, 국가별로 당면한 물 문제에 대한 정보교류와 해결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어서 주목됩니다. 이번 대구/경북 물 포럼이 지난 2003년 일본에서 열린데 이어 아시아에서 2번째 열리는 회의인데다, 물 문제가 가장 심각하고 물시장의 급성장세가 전망되는 아시아 관점에서 물 문제를 조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세계물위원회가 최근 북한에 대구/경북 물 포럼에 참가를 요청하는 초청장을 발송한 것은 상당히 시사적입니다. 북한은 세계물위원회에 가입한 관련 기관이 없는 비회원국입니다. 세계물위원회가 비회원국에 초청장을 보낸 것은 북한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가 최근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마르세이유에 본부를 둔 세계물위원회는 지난주 위원장 명의의 세계물포럼 초청장을 파리에 본부를 둔 유네스코 북한 대표부를 통해 발송했습니다.
이 고위 관계자는 "한국 정부도 공식적으로 북한을 세계물포럼에 초청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국토교통부와 통일부 등 관계부처가 함께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세계물위원회가 개최국인 한국과 북한의 특수한 관계를 고려해 북한에도 특별히 별도의 초청장을 보냈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아직 행사 참석 여부에 대해 회신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물문제로 심각하게 어려움을 겪는 만큼 북한의 대구/경북 물 포럼 참석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많습니다.
북한의 심각한 물 문제와 관련해,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조진혜 씨는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에 살았을 때의 식수난을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조진혜) 강가에서 물을 그냥 길어 먹어야 되는데 위험하죠. 빨래도 그곳에서 하구요. 보위부나 감옥에서나 보면 사람들이 대장염, 설사병 때문에 많이 죽죠. 보위부에서 조차도 수돗물을 먹으면 설사병이나 대장염에 걸려 죽는다고 해서 주지 않습니다. 하루 종일 딱 한번 콩이나 옥수수를 삶은 물을 주죠.
실제로 북한의 물 부족 사태를 절감하고 있는 김정은은 예전부터 적극적으로 식수 생산을 독려해왔습니다. 최근 북한 조선중앙TV에 나온 샘물공장 노동자의 말입니다.
(노동자) 산 좋고 물 맑은 우리나라에는 가는 곳마다 수질이 좋은 천연 샘물이 대단히 많다고 하시면서 이것을 잘 이용해 인민들 건강 증진에 적극 이바지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초청을 수락해 이번 행사에 정부 관계자나 전문가 등을 파견한다면 남북 간에 하천·댐 정비 등 물과 관련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의 권부현 본부장의 말입니다.
(권부현) 북한이 이번 물 포럼에 참여한다면, 임진강을 비롯해 남북한 공유하천이 많아 협력할 사안도 많다고 봅니다. 북한의 현재 물 사정은 그리 좋지 않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이번 물 포럼에 참석하게 되면 가뭄, 홍수라든지 수질관리 등에 대해서 한국과 함께 논의하고 상호 협력할 수 있는 많은 분야를 도출할 것으로 크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남북한이 공유한 하천으로는 임진강과 북한강이 대표적입니다. 임진강에서는 4월5일댐과 황강댐 등이 건설되었거나 건설 중에 있어 임진강 하류의 용수 공급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강 수계에서는 북한이 안변청년발전소로의 유역변경을 위해 임남댐을 건설하여 운영 중에 있는 등 하천의 이용을 둘러싼 갈등이 있어 이의 해결을 위해 협력체계의 구축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이와 더불어, 북한의 댐 정비 사업 협력 방안도 논의 의제에 오를 수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는 50∼70여개의 댐이 있습니다. 주로 발전용으로 사용하는 이 댐들 가운데 오래되고 낡은 것들이 많습니다. 남한의 기술 지원으로 댐을 정비하고 댐의 발전능력을 향상시키는 사업 등에서 협력하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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