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환경이다-51] 탄소배출권과 지구 온난화 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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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탄소배출권을 들여다봅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영국의 일간지인 가디언이 얼마 전 북한이 수력발전소를 유엔의 CDM, 즉 청정개발체제 사업으로 등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한 내용, 저희 방송을 통해서도 들으셨죠? '청정개발체제'란 기업이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설비와 기술 투자를 통해 유엔으로부터 감축한 실적만큼 온실가스 배출권을 승인받는 것을 말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으로 인해 국제사회의 제제를 받으면서 부족해진 외화를 확보하려는 취지에서 수력발전소 사업을 유엔에 등록한 뒤 탄소배출권을 확보해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거죠.

북한뿐만 아니라 한국도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는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올해 탄소배출권 80만 CO₂톤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청정개발체제사업 담당자인 박성민 씨의 말, 들어보시죠.

박성민

: ‘탄소배출권’은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통해 온실가스를 실질적으로 감축 하고 이를 유엔으로부터 인정받아 배출권이라는 권리를 확보한 것으로, 기후변화 대응 및 환경보호를 위한 가시적인 성과를 인정받은 것입니다. 특히 우리공사 CDM사업은 폐기물 처리 분야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사업입니다.

공사는 탄소배출권을 발급하는 기관인 유엔으로부터 지난해 5월 처음으로 배출권 약 40만 CO₂톤을 확보한 데 이어 올해 확보 목표량을 지난해보다 많은 80만CO₂톤으로 잡았는데요, 80만 CO₂톤은 승용차 약 40만대가 1년간 배출하는 온실가스에 해당합니다.

1CO₂톤 당 약 12유로, 미화로 약 17달러에 거래되는 현 시세로 계산하면 80만CO₂톤을 팔아 약 1324만 달러의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공사는 지난해 확보한 탄소배출권 약 40만 CO₂톤 가운데 20만CO₂톤을 팔아 최근 34억 원, 미화 302만 달러의 수익을 냈습니다.

듣고 보니 조금 의아한 생각이 드시죠?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천덕꾸러기 ‘이산화탄소’를 사고판다는 이야기인데요, 예를 들어 한 공장이 일 년 동안 1000kg의 탄소배출권을 갖고 있는데, 일 년에 800kg의 온실가스만 내보냈다면 200kg에 대한 권리를 다른 기업에 팔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 이를 산 기업의 경우 자신들에게 정해진 탄소배출권보다 200kg을 더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되고요. 이 탄소배출권 거래에서는 온실 가스를 배출하는 기업이나 공장마다 내보낼 수 있는 온실 가스의 최대량이 정해지는데요, 만일 어느 기업이 그 이상의 온실 가스를 배출하려면 최대량을 넘는 만큼의 탄소배출권을 거래를 통해 사야하는 겁니다. 반대로 온실 가스 감축설비나 생산 공정의 변화 등을 통해 기업에 허용된 탄소배출권보다 적게 탄소를 배출할 경우에는 여유분을 시장에 판매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셈입니다.

공사는 지난해 독일에 있는 청정개발체제 운영기구에 지난 2007년 말부터 2008년 말까지 공사가 감축한 온실가스 90만t에 대한 증빙자료와 함께 탄소배출권 발급 신청서를 제출했는데요, 현재 최종 심사가 진행 중입니다. 청정개발체제 운영기구는 공사가 제출한 서류상 감축량과 실제 수치 등을 비교해 배출권 발급량을 결정하며 오는 8월께 유엔의 최종 인가를 받게 됩니다.

박성민

: 매립가스를 연료로 발전을 함으로써 기존에 발전을 위해서 사용되는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효과를 가져오며 매립가스를 안전하게 분해처리 하여 악취 등 환경오염을 저감하고 있습니다. 탄소배출권은 유럽을 중심으로 한 배출권거래시장을 통해 판매되는데요, 공사에서는 배출권 판매수익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사업에 재투자하여 전 지구적 환경문제인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적극적 역할을 수 행해 나가고자 합니다.

세계 탄소배출권 시장규모는 지난 2009년 현재 1437억 달러를 넘어섰는데요, 이렇게 세계 탄소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유럽연합과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이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발 빠른 행보를 보이는 곳은 유럽연합. 유럽연합은 대형 거래소들을 중심으로 탄소시장 참가국 확대와 제도의 국제표준화를 지향하며 세계시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 가입국가들은 지난 2005년부터 배출권거래제에 대한 실험을 완성하고 현재 다수의 배출권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런 시점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매립가스를 이용한 자원화사업으로 확보한 탄소배출권을 팔아 수익을 낸 것은 환경도 살리고, 이윤도 창출하는 그야말로 임도 보고 뽕도 따는 셈, 아닐까 싶네요.

한 주간 들어온 환경소식입니다.

-- 1990년대 말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뚜렷하게 관찰된 꿀벌 개체 감소세가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동 등 세계적 현상으로 번지고 있다고 유엔환경계획이 밝혔습니다.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세계적 꿀벌 전문가를 포함한 유엔환경계획 연구진이 최근 보고서를 내고, 지난 1998년 이후 유럽과 미국에서 심화한 것으로 분석됐던 꿀벌 감소세가 최근 중국과 일본, 이집트 등 세계 각지에서 관찰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중국에서는 과수원을 운영하는 농부들이 꿀벌 대신 직접 꽃가루받이에 나서야 할 만큼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집트 나일강 인근에서도 벌집군집붕괴현상이 관측된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벌집군집붕괴현상은 꿀을 채집하러 나간 일벌들이 돌아오지 않아 벌집에 남은 여왕벌과 애벌레 등이 한꺼번에 폐사하는 현상으로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유엔환경계획을 비롯한 환경단체들이 꿀벌 감소 현상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바로 꿀벌이 농작물 등 식물의 꽃가루받이를 담당하는 매개체로, 식물 자원 보존과 식량 생산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 국제 석유회사인 셸이 호주 서부의 세계자연 유산에서 불과 48㎞ 떨어진 지점에 대한 원유ㆍ가스 시추 계획을 주 정부와 연방정부에 신청해, 거센 반발에 직면해 있습니다. 셸의 시추 계획에 환경보호 운동가들이 반발하는 지역은 호주 서부의 닌갈루 산호초. 곧 유네스코로부터 세계 자연유산으로 정식으로 지정될 것으로 알려진 닌갈루 산호초는 길이가 280㎞로 동쪽에 있는 그레이트 배리어 산호초보다는 유명하지 않지만 생물다양성 면에서는 그에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당장 멕시코 만에서 발생한 원유유출 사고에 대한 기억이 생생한 데다 2009년 호주 북서부의 몬타라 유전에서 사고가 발생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셸의 개발 계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셸은 자연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고 있으나 환경론자들은 만약에 실수가 생기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맞는다며 어떤 일이 있어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