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환경이다-52] 일본 원전 방사능 누출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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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일본 후쿠시마 현 제1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들이 수소폭발을 하거나 격납용기가 일부 파손되면서 생긴 '방사성 물질 누출'과 관련한 궁금증을 풀어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취재/제작에 장명화입니다.

MC: 장명화 기자, 우선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방출되는 방사능 물질들에는 어떤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장명화: 크게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첫째, 요오드는 반감기, 즉 방사선량이 절반으로 주는 기간이 8일인 방사성 동위원소입니다. 방사선이 베타와 감마선을 방출하므로 발암성이 매우 높습니다. 오염된 공기를 마시면 폐를 통해 인체로 들어오고, 오염된 목초를 먹고 자란 젖소가 생산한 우유를 통해서도 흡수됩니다. 목에 있는 갑상선에 잘 축적돼 갑상선암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두 번째는 세슘 137인데요, 30년의 반감기를 가진 동위원소로 횡문근육종이라는 근육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트론튬 90은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 기체 형태로 방출됩니다. 반감기는 28년입니다. 베타와 감마 방사선을 내뿜어 폐암 등을 유발합니다. 모유를 오염시키고, 오염된 모유를 먹은 아기에게도 영향을 미쳐 골수암이나 백혈병을 일으킵니다.

MC: 듣기만 해도 으스스한데요, 일각에서는 일본에서 동풍이 불어 한국까지 방사성 물질이 날아온다는 주장도 있습니다만.

장명화: 어떤 물질이 1000km 이상 이동하려면 마찰력이 없는 상층부의 바람을 타야 합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반도 주변에서는 높은 고도에서 늘 편서풍이 불어 한국까지 건너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합니다. 일본 지역의 동풍은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한국 기상청은 "선풍기를 켜놓고 5m 앞에서 선풍기를 향해 입김을 내뿜는 것과 같다"며 "일본 부근의 바람이 한반도까지 불어오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MC: 그런데 영국 런던에 위치한 화산재예보센터가 얼마 전 한국과 일본 등 주변 지역 상공을 비행하는 항공기는 '핵 응급 상황'에 유의하라는 정보를 전 세계 항공사에 보내지 않았습니까?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화산재예보센터는 후쿠시마 중심에서 반경 30㎞가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돼 있음을 알리면서 인천공항과 북한 평양 공항, 일본 후쿠오카, 대만 타이베이, 미국 앵커리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공항 등 주변 비행정보구역을 운항하는 항공기들에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기상청은 이와 관련해, "항공기가 후쿠시마 부근 상공을 지날 때 조심하라는 의미"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습니다. 그러니까 한반도 상공에 방사성 물질이 유입됐다는 정보가 아니라는 것이죠.

MC: 혹시라도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 높은 고도에서 동풍이 불면 한반도로 방사성 물질이 유입됩니까?

장명화: 네.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최고의 공과대학 중 하나인 매사추세츠 공대(MIT)의 핵 전문가인 짐 위시 박사는 최근 미국 케이블 뉴스방송인 CNN과 회견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바람 방향이 바뀔 경우 한국과 중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제문제인 만큼 국제원자력기구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동풍이 불더라도 인체에 해로운 수준일 가능성은 작다는 게 한국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후쿠시마 원전 1호기 폭발 후 일본에서 한국 쪽으로 바람이 불고 후쿠시마 원전 1∼3호기의 노심이 30% 녹은 상황을 가정해 실험한 결과 한국 동해안에서의 피폭선량이 일반인의 연간 한도인 1mSv(밀리시버트)의 0.14%에 불과한 것으로 계산됐습니다.

MC: 방사성 물질 대처법이 있습니까?

장명화: 방사능 발생지에서 가급적 멀리 떨어지는 것입니다. 또한 어쩔 수 없이 방사선에 접했다면 노출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물로 씻어내야 합니다. 입었던 옷은 비닐에 싸서 버려야 합니다. 또한 창문을 닫아야 합니다.

MC: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지역의 물고기, 육류, 해산물 등은 어떻게 합니까?

장명화: 물에 녹는 세슘이 바다로 들어가 아주 미량이라도 물고기 체내에 흡수된다면 이 물고기를 먹는 것은 위험하다고 의사들은 말합니다. 후쿠시마 현 앞바다에서 160km 떨어진 미국 해군 항공모함도 적은 양이지만 피폭된 것을 보면 이 범위의 물고기들도 오염됐을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또 긴급피난 또는 실내대피 명령이 내려진 원전 주위 반경 30km 내에서 기른 동물, 채소, 과일을 먹는 것도 가급적 삼가야 합니다. 그 지역 젖소의 우유도 먹지 못합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소식입니다.

-- 고래들이 뭍에 올라 떼죽음을 당하는 현상이 해군의 음파 훈련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졌었지만 고래가 음파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고래가 견딜 수 있는 음파의 한계가 어느 정도인지가 처음으로 밝혀졌습니다. 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의 피터 타이어크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진은 깊은 바다에 사는 부리고래의 몸에 전자표를 부착해 이 고래가 음파탐지기에 반응하는 방식을 추적한 결과 이런 사실을 발견했다고 미국공공과학도서관 학술지인 플러스원에 최근 발표했습니다. 고래를 음파탐지기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가장 필요한 지식은 위험한 노출한계가 어느 정도인지를 아는 것이었는데 지금까지 이런 지식은 고사하고 부리고래가 음파탐지기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조차 알려진 것이 없었습니다. 실험 결과, 깊은 수심에서 먹이를 찾을 때 음향에 노출되면 먹이 찾기를 중단하고 음파 발원지로부터 먼 곳을 향해 느린 속도로 수면을 향해 부상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부리고래들은 자신만의 생체음파를 이용해 먹이를 찾는데 외부 음파가 들리면 자신의 음파 발신을 중단하는 것으로 밝혀진 것입니다.

-- 한국 강원도 원주시가 금연건물과 금연거리 지정에 이어 공동주택 주민의 간접흡연 피해로 인한 불만을 해소하고 깨끗한 주거문화 조성을 위해 금연아파트 인증제를 운영키로 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원주 시는 올해 시범사업으로 100가구 이상이 거주하는 공동주택 가운데 입주민 60% 이상의 동의를 얻은 3곳을 '간접흡연 제로 아파트'로 선정해 시범 운영할 계획입니다. 금연아파트로 선정된 아파트는 자율운영단을 구성해 복도와 승강기, 지하주차장 등 공동생활 공간을 금연구역으로 선포하고 게시판과 안내방송 등을 활용해 지속적인 금연 홍보활동을 실시해야 합니다. 시는 금연아파트 흡연자들을 대상으로 이동 금연보건소를 운영하고, 금연아파트 인증 현판과 금연구역 표지판을 제작해, 설치할 계획입니다. 원주시 관계자는 "공동주택의 경우 간접흡연의 고통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며 "시범운영이 효과를 거둬 금연아파트가 늘어나면 주민들의 건강증진과 아파트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취재/제작에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