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서울을 비롯한 세계 주요도시에서 최근 펼쳐진 '어스 아워' 운동을 들여다봅니다.
(홍보영상) The world is using the equivalent of... (더빙) 세계는 지금 지구의 생명을 지탱하기 위해 행성 1.5개와 맞먹는 에너지를 쓰고 있습니다. 어스 아워는 이를 바꾸자는 희망에서 나온 겁니다.
국제 비정부 기구인 '세계자연보호기금'이 올해 전 세계인을 향해 환경 위기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전 세계 불끄기 운동인 '어스 아워'에 참여하라는 홍보영상물입니다. '어스 아워'는 매년 3월 마지막 주 토요일 오후 8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불을 끄는 세계적인 환경운동으로, 지난 2007년부터 세계자연보호기금의 주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소등이라는 간단한 행위로 환경보전과 에너지 절약 등 탄소배출과 직결되는 모든 문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이 운동의 의미는 기후변화와 환경 보전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켜 왔습니다.
지난 2011년부터는 '어스 아워'는 지구를 위한 60분에 덧셈 표시를 붙여 표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1년에 하루 1시간 전등을 끄는 지구촌 불끄기 행사를 넘어서 지구를 살리고 지키기 위한 실천적 의미를 전달하고 독려하는 의미를 담았다는 설명입니다. 세계자연보호기금의 이사벨라 프라테시 보전국장의 말입니다.
(이사벨라 프리테시) 전 세계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결국 모두 연결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행사입니다. 불끄기에 참여하는 것은 지구를 지키기 위한 진정한 실천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올해 전 세계 불끄기 운동은 모두 150개 나라의 6천여 개 도시가 참여했습니다. AFP 통신을 비롯한 주요외신은 행사 세계 주요도시 가운데 가장 먼저 어스 아워를 맞은 호주 시드니가 도시 내 주요 건물을 소등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미국 뉴욕의 상징물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건물이 어스 아워에 맞춰 건물 내 모든 전등을 껐습니다. 일본의 도쿄타워도 행사 시간에 맞춰 조명을 모두 껐습니다. 외국 방송에 나온 한 관광객의 말입니다.
(여성 관광객) 모든 장소에 조명이 필요하지 않고, 실제로 소비되는 것보다 얼마나 많은 전기가 소비되는지 사람들에게 일깨워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행사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전국 16개 시·도에서 공공기관 7만4,700여 개와 공동주택 약 270만 가구, 그리고 기업체 약 5천개가 동참했습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32%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김영한 서울시청 에너지정책담당관이 한국의 YTN방송에 나와 한 말입니다.
(김영한) 지구 온난화의 주 원인인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에너지 절약에 대한 시민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올해 전 세계 도시로 확대된 어스 아워 소등행사에 서울시가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전등 끄기 행사에 동참하고자 저녁을 먹은 뒤 불을 꺼둔 채 야외로 나왔다는 한 서울시민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시민) 매일 켜져있던 남산타워만 보다가 이렇게 불이 꺼져있는 걸 보니 저도 에너지 절약에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한 시간이란 짧은 시간이지만, 한 시간으로 감축되는 온실가스와 전력의 양은 많습니다. 한국 환경부에 따르면, 이번 지구촌 불끄기 행사에 참여한 공공기관, 공동주택, 상징물 등의 소등으로 절약되는 에너지의 양은 대략 7백만kwh에 이릅니다. 이는 전년에 비해 1.7배 늘어난 양이고 어린 소나무 113만 그루를 심는 효과와 맞먹습니다.
대전시의 경우 25년생 소나무 1,300여 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공공기관, 민간시설, 일반 가정 등 모두 63만여 시설이 참여해 23억여 원, 미화로 약 205만 달러에 이르는 에너지 비용을 절약했습니다. 그 결과, 세계자연보호기금 측이 서울시에 감사장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나 전등 끄기 행사가 자발적 생활 속 실천으로 정착하지 못하고 이색적 행사에 그친 점은 한계라고 지적합니다. 때문에 이번에 치러진 '어스 아워' 행사를 기점으로 시ㆍ도 또는 시ㆍ군ㆍ구별 에너지 절약 대책반을 가동해 절약운동을 지속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전력 수요 불안 극복과 환경오염 방지에 최상의 방법은 절약이기 때문입니다.
한반도의 남쪽, 한국은 해마다 하절기와 동절기면 전력 수요와 공급 불균형으로 몸살을 겪고, 북한은 심각한 전력난으로 최근 철도운행을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데요, '어스 아워' 운동을 통해 한반도 양쪽에서 서로 협력해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탄소배출량을 감축시키는 노력에 박차를 가하게 되길 희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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