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기후변화 전망보고서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의 한 농장에서 자라고 있는 가을 토마토. 발화기 일조량 부족과 열매 생육기 저온현상으로 작황 부진을 겪은 모습.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의 한 농장에서 자라고 있는 가을 토마토. 발화기 일조량 부족과 열매 생육기 저온현상으로 작황 부진을 겪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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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근 공개된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보고서'를 들여다봅니다.

(방송 보도) 햇볕이 가장 뜨거운 시간대인데, 많이 덥죠? (중계차 현장) 더워도 너무 덥습니다. 습한데다가 기온까지 크게 올라 후텁지근합니다. 현재 서울 기온이 33.5도 입니다. 2000년 33.9도 이후 6월 기온으로는 12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6월 중순, 서울을 강타한 폭염을 긴급뉴스로 전하는 방송 보도입니다. 폭염 외에도, 지난해 한국에는 잇따라 태풍이 덮쳤고,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집중호우가 쏟아졌습니다.

북한도 지난해 하반기에 평년보다 강수량이 많아,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상당히 컸습니다. 지난해 북한의 날씨는 12월의 혹한을 비롯해 가뭄과 집중호우, 한파 등 이상기상 현상으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모두 지구온난화가 불을 지핀 재앙들입니다. 지구온난화란 인간의 활동으로 발생한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등으로 대기 중의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지구가 지나치게 더워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올해도 폭염과 집중호우는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기상청의 김정선 사무관이 한국의 OBS경인TV에 밝힌 말, 잠시 들어보시죠.

(김정선) 발달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이 높겠고 강수량도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뿐만 아니라 한반도에는 계속해서 폭염, 열대야, 집중 호우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런 이상기후를 일으키는 지구온난화를 방치하면 금세기 말, 그러니까 2100년쯤에는 서울 시민들이 반년에 가까운 긴 여름을 보낼 수 있다는 전망이 최근 나왔습니다.

한국 기상청이 얼마 전 발표한 '기후변화 보고서'를 보면, 특별한 온실가스 저감정책이 없는 경우를 가정해 예측한 결과, 2091년부터 2100년 서울의 여름 일수는 연 평균 174.9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현재 평균 121.8일에 비해 2개월 가까이 깁니다.

폭염과 열대야도 대폭 늘어납니다. 폭염 일수는 현재 11.1일에서 83.4일로, 열대야 일수는 8.2일에서 81.9일로 크게 늘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집중호우의 위력도 지금보다 30%나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기상청 보고서는 특히 2071년에서 2100년 사이에는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이 섭씨 16.7도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현재 남해안 일부 지역에 해당하는 아열대 기후구가 세기 말에는 강원도와 경기 서북부를 제외한 남한 대부분 지역, 심지어 황해도 서부까지 확산할 가능성이 큽니다. 북한의 수도 평양의 연평균 기온이 현재 남한 제주도 서귀포와 비슷해질 정도입니다.

이렇게 되면 기온뿐만 아니라, 농업과 생태계에도 변화가 몰아닥칩니다. 30년 후 남한 수도권에서는 감자를 캘 수 없게 되고, 강원도에서는 고랭지 배추 재배도 불가능하게 됩니다. 또 겨울철 기온이 오르면서 새로운 병충과 해충이 발생하는 등 농작물에도 큰 타격을 주게 됩니다.

문제는 온실가스를 감축한다하더라도 이미 진행된 기후 변화를 막을 순 없다는 데 있습니다. 한번 배출되면 최고 200년 가까이 남아있는 온실가스의 특성 때문입니다. 기상청 기후예측과의 이은정 연구관이 한국의 MBC방송에 나와 전한 말입니다.

(이은정) 한번 대기 중에 방출된 그런 온실가스는 거의 길게는 200년까지 남아있기 때문에 온실기체를 줄인다하더라도 감축 효과는 상당히 천천히 나타날 것으로...

실제로, 세계의 감축 노력에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지난 한 해 동안에만 2.67ppm이 늘어나, 사상 처음으로 400ppm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온난화의 진행정도를 보는 척도로 이산화탄소 농도의 평균농도를 관찰해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웹사이트인 CO2now를 보면, 2013년 2월 현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396ppm입니다.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농도의 적정치는 350ppm입니다.

이와 관련해, 캐나다에 본부를 둔 CO2now의 마이클 맥기 기후변화 담당자는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전화통화에서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갈 길이 멀다고 말했습니다.

(마이클 맥기) 2월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396ppm이라는 것은 사상최고입니다. 이는 지난 10년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그 전 10년간보다 15%나 빠르게 늘었다는 것을 말하는데요, 이를 하루라도 빨리 줄이지 않으면 인류 문명 자체가 위험하게 됩니다.

남북한이 더 늦기 전에 한반도를 살리고 한민족이 공존하기 위한 환경적 노력을 하지 않으면, 한반도의 차세대들이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