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적조 문제를 들여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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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
) 색깔이 어떤 때는 시커먼 간장물 같은 게 왔다가 파란 물 왔다가 간장물 갔다가 이런 식이죠.
경상남도 통영에 사는 한 어민이 지난 겨울 남해안에 난데없이 발생한 적조 현상으로 시름에 빠진 모습입니다. 적조현상이란 식물 플랑크톤의 대량 번식으로 바닷물의 색깔이 적색, 황색, 적갈색 등으로 변색되는 자연현상입니다. 남해안에서 11월에 적조가 발생한 것은 지난 2001년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적조가 발생하면 바닷물 속에 용존산소량, 즉 물속에 녹아있는 산소의 양이 급격히 감소하고 여기에 황화수소, 암모니아, 메탄가스 등의 유해물질도 함께 발생합니다. 이 때문에 부근 해역에 서식하는 어패류는 떼죽음을 당합니다. 특히 생물이 밀집되어 서식하는 양식장에는 치명적입니다.
남태평양과 동남아시아 등지에서는 지난 2000년 이후 새로운 유해성 적조 생물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유해성 적조는 독소를 생성해 사람이 섭취하게 되면, 구토와 기억상실, 마비 등 중독 증세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위험합니다. 동경대학교의 후쿠오 야스오 교수가 한 방송에 밝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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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 야스오
) 몇 년 전부터 일본에서도 시콰테라 어독으로 불리는 열대성 유해성 적조 원인생물을 먹은 생선을 먹고 사람이 피해를 보는 등 공포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1980년 이후부터 유해성 적조가 발생했는데요, 1990년부터 양식 어패류의 대량폐사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적조의 연안 발생 상황을 조사한 결과 1970년까지는 간헐적으로 발생했고, 1981년에는 7월과 8월에 장기간 발생했습니다. 그 이후에는 4월에도 적조가 발생해, 점점 빨리 발생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심지어 일부 해역에서는 11월까지도 적조 현상이 관찰되는 등 발생기간의 폭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매년 6월 이후 국립수산과학원과 지방자치단체, 해양 경찰청 등의 관련 기관 선박과 항공기를 이용해 적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해역을 중심으로 광역·연안 예찰을 강화해 실시하고 있습니다.
적조 예찰은 적조생물의 발생상황, 수온, 염분 등 적조생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해양환경 분석을 통해 적조 출현 시기, 이동 경로 등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어장 이동, 양식어류 사전 방류와 적조 방제를 위한 인력, 선박, 장비 등의 효과적 준비를 통해 어업피해를 최소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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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계자
) 적조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적조피해 예방 종합대책을 수립해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개최함으로서 사전예방을 준비하고 특히나 적조 관련 위기 지침서를 작동함으로서 일선에서 피해예방을 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경우, 특히 오염이 심한 원산 앞바다에서 매년 5월 하순부터 8월 상순에 걸쳐 적조현상이 빈발해, 어패류와 해조류가 이미 멸종한 상태라고 알려졌습니다.
중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주하이 지역은 얼마 전 발생한 대규모 적조로 인해 약 5만 마리의 어류가 폐사했고, 이들 해역에서 어류 양식업으로 인한 손실은 약 316만 위안, 미화로 약 5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한반도를 포함해 전 세계 연안에서 적조 현상이 상습적으로 발생하자, 세계의 과학자들이 한데 모여 적절한 연구와 대책을 강구해오고 있는데요, 이들은 특히 ‘국제적조회의’라는 회의를 통해 각국 연안의 적조 발생 상황, 원인 규명, 출현 독소의 탐색과 분석, 감시 기술, 예보, 방제대책을 수립하는데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교환하고 토론하고 있습니다.
해양, 수산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다고 평가받는 이 국제학술행사가 오는 10월 ‘인간과 적조’라는 주제로 한국에서 열리는데요, 아시아에서 일본, 홍콩에 이어 세 번째며, 한국에서는 처음 열립니다.
이번 회의가 열리는 장소는 경상남도인데요, 이 지역에서 적조 피해는 여름철만 되면 양식 어민들과 수산당국을 긴장시켜온 난제였습니다. 경상남도에서만 지난 2007년에 양식어류 약 700만 마리가 몰살하면서 100억 원에 육박하는 피해를 보기도 했습니다. 한국 돈 100억 원은 미국 돈으로 약 900만 달러입니다.
이제 발등에 떨어진 불인 적조 문제, 이번 국제회의를 통해 어떤 해결책이 나올지 주목됩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남극대륙 서부 핵심 지역의 빙붕이 갈라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이미 진행 중인 남극 빙상의 유실 현상이 더욱 빨라질 전망입니다. 빙붕이란 남극 대륙을 뒤덮은 얼음이 빙하를 타고 흘러 내려와 바다 위로 퍼지며 평평하게 얼어붙은 것을 말합니다. 미국 텍사스 주립대 지구물리학연구소 과학자들은 지난 40년간의 위성 관측 자료를 통해 남극대륙 서부 아문젠해의 암벽에 붙어있는 빙붕이 암벽으로부터 서서히 떨어져 나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빙하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이 지역의 빙붕이 더 큰 빙상과 결합한 부분이 갈라지면서 내륙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이처럼 빙상들의 결합이 약해짐에 따라 이미 얇아지고 있는 빙붕은 상류의 붙박이 얼음에 붙어 있을 힘이 더욱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위성사진을 통해 1972~2011년에 아문젠해의 빙붕 크기에 큰 변화가 생겼고 특히 지난 10년간 변화의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느리지만 꾸준히 계속되는 빙붕의 분리 현상은 지금까지 남극대륙 서부의 핵심지역을 연구하는 컴퓨터 모델 대부분에서 간과됐던 것입니다. 이는 지금까지 이처럼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변화의 기록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 미국 환경보호청은 최근 신규 발전소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내용의 규제안을 발표했습니다. 환경보호청은 새 규제안에서 신규 발전소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치를 ㎿h 당 1천 파운드로 설정했습니다. 이 기준치는 석탄보다 값은 싸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적은 천연가스 발전소의 건설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리사 잭슨 청장은 “이번 조치가 환경의 도전에 대한 영구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기후변화의 위협에서 후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중요하고도 상식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업계는 발전산업에서 석탄을 몰아내기 위한 시도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새 기준치에 맞추려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획기적인 기술이 필요한데,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도저히 수지타산에 맞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환경보호청에 따르면 2010년 현재 미국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에서 석탄과 가스발전소의 비율은 각각 33%와 7%를 차지했습니다. 같은 해 미국 전체 발전 용량에서 석탄과 가스발전소의 비중은 각각 50%와 25% 정도였습니다. 환경보호청은 2009년 ‘깨끗한 공기 법’에서 이산화탄소를 대중의 건강을 위협하는 공해물질로 지목한 이후 배출량 기준치 마련에 본격 착수했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