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환경이다-100] 동해에서 대량의 이산화탄소 저장용 지층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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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최근 한반도 동해에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기에 적합한 지층이 발견됐는데요, 오늘은 이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의 국토해양부는 최근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돼 온 이산화탄소 50억 톤을 영구 저장할 수 있는 해저 지층이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지층은 울산에서 동쪽으로 60~90㎞ 떨어진 곳으로 바닥 깊이는 800~3000m입니다.

보통 '이산화탄소 지중저장소'라고 하는데요, 화력발전소와 제철소 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모아 선박이나 파이프라인을 통해 육지나 해상의 깊은 퇴적층에 저장해 처리하는 공간을 말합니다.

이렇게 하자면 특별한 지층이 꼭 필요합니다. 특히 이산화탄소가 주입될 퇴적물 입자 사이의 틈새가 충분해야 하고, 한번 저장되면 누출되지 않도록 덮개 역할을 하는 진흙 성분이 윗부분에 자리 잡고 있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석유공사 박명호 부장은 "한국 내에 대규모 저장을 할 수 있는 지역이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이번 발견으로 논란을 잠재울 수 있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50억 톤은 한국의 1000만 가구가 100년 동안 배출하는 양과 맞먹습니다. 이산화탄소를 땅속에 묻어 배출을 줄이는 계획을 추진 중인 국토해양부는 상세한 지질구조를 파악해 2015년 대상지와 용량을 최종 확정할 계획인데요, 국토해양부의 박광열 해양환경정책관입니다.

박광열

: 정부는 2030년에 CCS 방식으로 연간 3,2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목표를 세워놓고 있습니다. 이번에 확인된 50억 톤 규모는 2030년도 CCS 감축 목표량을 기준으로 할 때 한 150년 정도를 사용할 수 있는 방대한 규모입니다.

여기서 CCS란 이산화탄소를 모으고, 저장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에너지효율의 향상, 신재생에너지 사용과 함께 주요 온실가스 감축 수단의 하나로, 현재의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경제를 유지하면서도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기술로 세계 각국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육상폐기물의 해양투기에 의한 해양오염방지를 위한 국제협약인 '런던96의정서'는 2006년에 이미 CSS사업에 의한 이산화탄소를 해양지중에 저장 가능한 물질로 규정한 바 있습니다. 또 국제에너지기구 IEA는 2050년에 전 세계 이산화탄소 감축량의 19%에 해당하는 100억 톤을 CCS방식으로 처리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 선진국들은 이미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이산화탄소 매립사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정부의 CSS 연구개발사업의 주관연구기관인 한국해양연구원의 강성길 CCS 연구단장이 한국의 YTN 방송에 밝힌 말입니다.

강성길

: 미국이나 중국은 육상의 땅 속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연구사업을 많이 하고 있는데, 지질학적인 특성을 고려해서 일본, 노르웨이, 영국 등의 나라는 해양의 땅속에 하는 게 보다 효율적이라고 생각해서 그쪽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노르웨이는 지난 1996년부터 북해 석유를 채취할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연간 100만 톤씩 땅속에 저장할 정도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미국은 2016년, 유럽연합은 2020년까지 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시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도 1460억 톤 규모의 저장지를 이미 확보해 둔 상태입니다. 한국은 이르면 2016년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해 2020년부터 연 100만 톤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계획입니다.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이 의무화되고 있어서,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큰데요, 국토해양부는 이산화탄소 저장 기술과 온실가스 감축으로 인한 경제 효과가 2030년까지 100조 원, 즉 미화로 약 885억 달러, 그리고 고용 창출 효과는 1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4월 현재 이산화탄소 배출권 거래 가격은 톤 당 12~13달러에 불과하지만, 2020년에는 30달러 이상으로 오를 전망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산화탄소를 해저에 저장하면 바다를 산성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 정부 측은 “땅속에 묻힌 이산화탄소는 퇴적층 사이에 있는 물에 녹은 뒤 칼슘 등과 반응해 광물로 변하기 때문에 안정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한국해양연구원 측은 "에너지 생산을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온실 가스를 줄일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만들어졌다”며 “추가적인 탐사로 저장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농약 가운데 하나인 '이미다클로프리드'가 꿀벌 집단 폐사를 일으킨다는 연구가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지에서 속속 발표된데 이어 이번엔 미국 하버드대에서도 이를 확인하는 연구가 나왔습니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 과학자들은 지난 2006년부터 전 세계의 꿀벌 개체수를 급격히 감소시킨 이른바 ‘군집붕괴현상’이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농약인 이미다클로프리드 사용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진은 특히 환경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수준 미만의 농약을 사용한 실험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미량의 농약만으로도 벌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벌은 곡물과 과실, 채소, 견과류, 사료용 작물의 꽃가루받이 가운데 3분의1 정도를 담당하는 가장 중요한 수분매개체로 이들이 사라지면 인류의 식량 공급에도 큰 차질이 생깁니다. 연구진은 꿀벌이 농약을 친 식물의 꽃꿀을 먹거나 양봉농들이 먹이로 주는 과당 성분의 옥수수 물엿을 먹음으로써 이미다클로프리드에 노출되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미국에서 재배된 옥수수는 대부분 이미다클로프리드가 살포된 것이라 옥수수 물엿에도 이 농약 성분이 들어있습니다.

-- 유럽연합의 기후 담당 집행위원은 항공업계의 일명 ‘탄소세’ 부담액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업계가 이산화탄소 배출권 거래제 도입에 따른 부담을 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산화탄소 배출권 거래제는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유럽연합이 도입한 제도입니다. 산업과 업체별로 이산화탄소 배출 상한선을 설정한 뒤 그 이상을 배출하면 시장에서 그만큼 배출권을 매입하고, 기준보다 적게 배출하면 절감분을 팔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배출권을 사지 않으면 상응하는 벌과금을 물어야 합니다. 코니 헤데가르드 집행위원은 최근 프랑스 신문 ‘레제코’에 실린 회견에서 “예컨대 중국 베이징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까지 편도 비행 시 이산화탄소 배출권 거래제 도입 때문에 추가로 드는 비용은 승객 1인 당 2달러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헤데가르드 집행위원은 “이는 다시 말해 공항에서 파는 커피 한 잔 값보다 적은 것"이라며 항공업계가 지나치게 엄살을 떨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