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플라스틱 장난감의 유해물질 문제를 들여다봅니다.
(장난감 '삑삑이' 소리)
유아들이 가지고 노는 플라스틱 장난감입니다. 누르면 '삑' 소리가 납니다. 그래서 '삑삑이'이라고 불립니다. 유아들이 만지고 놀면서 입에 넣기도 합니다. 바로 이 장난감 제품에서 환경 호르몬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검출됐습니다.
한국의 환경과학원은 최근 어린이용 생활용품, 장난감, 문구 등 234개 제품에 사용된 플라스틱 유연제인 프탈레이트를 포함한 16종 유해물질의 위해성을 조사했는데요, 삑삑이 4개 제품에서 기준치를 넘는 프탈레이트 성분이 나왔습니다.
기준치를 8배 넘는 제품도 있었습니다. 6종의 플라스틱 인형 제품에서도 프탈레이트가 기준치를 넘었습니다.
민간단체인 서울환경연합에서 유해물질을 꾸준히 감시해온 이지현 사무처장의 말입니다.
이지현
: 플라스틱 장난감 모두라고 하기에는 무리고, 플라스틱 장난감 가운데 PVC 장난감이 있습니다. 이 장난감은 '프탈레이트'라는 가소재를 사용하는데요, 이 가소재는 딱딱하거나 말랑한 정도를 조절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물질입니다. 그런데 이 프탈레이트라는 가소재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끊임없이 문제제기가 되어 왔습니다. 저희가 문제 삼는 부분은 플라스틱 장난감에 함유된 프탈레이트라는 독성물질에 대한 부분입니다.
프탈레이트는 내분비계 장애 추정물질로 알려져 있는데요, 기준치를 초과해 장기간 노출될 경우, 생식기능이나 신체 발달에 영향을 줍니다. 가장 큰 문제는 프탈레이트 성분이 어린이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서울에 있는 이화여자대학교 목동병원의 김혜순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한국 SBS 방송에 밝힌 말입니다.
김혜순
: 프탈레이트는 환경호르몬에 일종으로 알려져 있고 우리 몸에 있는 호르몬의 역할을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낸다고 봅니다. 오랫동안 노출됐을 때 현재까지 성조숙증을 일으킨다고 보고되어 있습니다.
성조숙증이란 사춘기의 시작을 알리는 일련의 성적증후들이 정상적인 시기보다 빨리 출현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여아의 경우 8세 이전에 가슴이 발달하거나, 남아의 경우 9세 이전에 음모가 발달하는 증상을 보입니다.
설상가상으로 프탈레이트가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된 장난감 제품은 회사명, 원산지 등이 불명확했습니다. 주로 중국에서 만들어진 저가 장난감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자율확인안전표시를 포함한 인증표시가 없는 경우가 많아 어린이들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겁니다.
한국 정부는 이에 따라 프탈레이트와 같이 어린이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물질을 함유한 제품에 대해서는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 통보해, 검사 강화나 수입제한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어린이 환경과 건강' 사이트, 즉 www.chemistory.go.kr를 통해 불법유통, 어린이용품의 위해성 정보 등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구매억제를 유도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프탈레이트에 대한 정부의 보다 치밀한 관리 감독이 절실하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은 2007년 1월부터 14세 이하 어린이 용품에 프탈레이트 사용을 법으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지현
: 이 독성물질은 사실 전 세계적으로 인정하면서 점차 감소해나가는 추세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사용하는 장난감에 있어서는 사용을 금지하는 게 맞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현재 PVC 제품에 대해서는 아이들이 직접 입으로 빠는 치아 발육기라던가, 노리개 젖꼭지 등은 금지돼있습니다 또 식품 포장용 용품으로도 사용이 금지돼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광범위하게 많이 사용되는 부분이 있는데, 현재 정부는 자발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기업과 협약을 맺어서 관리하는 형태인데요, 자발적 관리에 아직 많이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법적으로, 특히 아이들이 사용하는 용품에 대해서는 금지하고, 나머지 용품에 대해서도 단계적으로 조치를 강화해나가는 것이 맞지 않는가하고 생각합니다.
사실 한국은 2007년 프탈레이트 사용을 금지하는 '유해화학물질관리법상의 지정고시'를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프탈레이트 가소재 사용이 금지되면 수출이 감소될 수밖에 없다는 업계의 주장에 굴복해, 프탈레이트 가소제를 생산하는 회사들과 완구공업협동조합 회원사들이 자발적 협약을 맺는 내용으로 고시내용이 축소된 바 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소식입니다.
-- 고래와 돌고래 등 해양 동물들이 소음으로 혼란에 빠지거나 부상한다는 사실이 확인된데 이어 이번에는 오징어, 문어 등 두족류도 같은 피해를 입는다는 사실이 스페인 과학자들의 연구로 밝혀졌습니다. 카탈루냐 공대 연구진은 약한 저주파에 잠깐만 노출돼도 오징어와 갑오징어, 문어의 균형 체계가 망가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생태와 환경전선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깊은 저주파음을 내는 해운과 상업적 어로, 석유 시추를 비롯한 근해 조업이 점점 늘고 있어 이들 두족류의 환경이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한국 동해해양경찰서는 최근 선박에서 발생한 분뇨를 바다에 몰래 버린 혐의로 캄보디아 국적의 화물선 E호를 적발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해경에 따르면 이 화물선은 삼척항 내에서 분뇨 약 18ℓ를 해상에 무단 배출해 인근 바다를 오염시킨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해양환경관리법에는 400t 이상 선박과 선박검사증서 상 최대 승선인원이 16명 이상인 선박은 분뇨오염방지설비를 설치하고 적합하게 유지, 작동한 후 분뇨의 배출 해역별 처리기준을 준수한 뒤 바다에 배출해야 합니다.
-- 미래의 저탄소 에너지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셰일 가스, 혹은 혈암 가스가 기후에 석탄보다 더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가 나왔습니다. 미국 코넬 대학 연구진은 고밀도의 혈암층에 물을 주입해 천연가스를 배출시키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훨씬 많은 메탄가스가 유출되며 이것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은 기존 천연가스는 물론 석탄보다도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기후변화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석탄에 비해 셰일가스의 탄소 발자국은 20년을 기준으로 할 때 최소한 20% 크고 2배 이상 될 가능성이 높으며 100년을 기준으로 하면 석탄과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셰일가스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는 크게 두 가지, 연소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채굴 때 나오는 메탄가스인데 미국 정부와 업계의 자료를 분석해 보면 셰일가스를 추출할 때 기존 천연가스 채굴 과정에 비해 2배나 많은 메탄가스가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