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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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첫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을 들여다봅니다.

한국 방송사들의 날씨 영상을 보면 최근 한반도 남녘 전국이 먼지 안개에 덮였습니다. 최근 경기도 여주의 미세먼지 농도는 최고 314㎍/㎥까지 올라갔고, 서울도 244를 기록했습니다. 미세먼지는 아황산가스, 질소 산화물, 납, 오존, 일산화탄소 등 대기오염물질 가운데 하나인데요, 자동차 등에서 발생해 대기 중 장기간 떠다니는 입경 10㎛ 이하의 미세한 먼지입니다. 최근의 미세먼지 농도는 평상시보다 최고 9배나 높은 것입니다.

때문에 포근한 봄 날씨에 시민들은 마스크를 써야만 했습니다. 한 서울 시민의 말입니다.

(시민) 목이 칼칼하고 건강에 심각한 장해를 일으키지 않을까 해서 마스크를 쓰고 다닙니다.

먼지가 급증하면서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올해 처음으로 미세먼지 주의보와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습니다. 미세먼지 주의보는 미세먼지 농도가 시간당 평균 170㎍/㎥ 이상인 상태가 2시간 지속될 경우 발령됩니다.

전문가들은 바람이 약해 한국에서 발생한 먼지가 쌓인 데다 중국발 미세먼지까지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환경기상통합예보실의 이대균 박사가 KBS 방송에 전한 말입니다.

(이대균) 60-70%는 한국에서 배출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나머지 30-40%는 중국에서 유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인천 앞바다에는 바다 안개까지 심하게 끼면서 인천과 섬을 오가는 14개 연안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15일부터 이틀째 통제됐습니다.

다행히 주말에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고온현상이 한풀 꺾였고 미세먼지도 다소 씻어내긴 했습니다. 전라남도와 영남, 충청지방에는 비가 많이 내렸지만, 서울·경기와 강원 지방은 5mm 미만으로 많지 않아, 미세먼지 농도가 평상시보다 2~3배나 높았습니다.

한편, 대기오염으로 악명 높은 중국 베이징 시에서 나타나는 초미세먼지의 70%는 시 자체에서 유발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천톈 베이징시 환경보호국장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베이징 시 초미세먼지의 오염원과 관련해 이런 조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베이징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진 초미세먼지는 전체의 64~72% 수준이며 다른 지역에서 유입된 초미세먼지는 28~36% 수준이었습니다.

시 자체에서 유발된 초미세먼지의 오염원으로는 자동차가 31%로 첫 손에 꼽혔습니다. 이어 석탄 22%, 공업생산 18%, 부유 먼지 14% 등의 순이었습니다.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구성 성분으로는 유기오염물 26%, 질산염 17%, 황산염 16% 등의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초미세먼지의 70%는 배출된 1차 오염물이 대기 중에서 산화되면서 생성된 2차 입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밖에 겨울과 봄이 베이징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각한 계절로 꼽혔습니다. 올해만 해도 이 기간에 이미 8차례나 '심각한' 오염 현상이 발생했고 심각한 오염이 지속한 날은 23일에 달했습니다.

중국인이 한국인, 북한인이나 할 것 없이 모두 다 미세먼지를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미세먼지 입자가 취약 집단의 질병 발생률과 사망률을 높이는 등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미세먼지가 어린이와 노약자, 임신부 등 건강 민감계층에 더 심각한 영향을 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또 미세먼지는 천식을 비롯한 호흡기질환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암 발생, 면역 저하 등에도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한국건강관리협회의 나은희 진단검사의학 전문의가 한국의 KBS 방송에 나와 전한 말입니다.

(전문의) 미세먼지는 입자가 일단 적기 때문에 우리가 호흡을 할 때 코털이나 기관이나 기관지에 있는 섬모에 의해 걸러져야 되는데 잘 안 걸러질 수가 있고 그런 것 때문에 알레르기 비염이라든지 기관지 천식이라든지 여러 가지 만성폐쇄성폐질환 같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가 있고 기존의 그런 질환을 가지고 있던 사람도 훨씬 더 악화가 됩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평상시 호흡기·심혈관 질환이 있는 시민은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부득이하게 외출할 경우 황사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또 외출 후에는 손발을 깨끗이 씻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강조합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5월부터 바다로 방출되는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지하수에서 최근ℓ당 1600베크렐의 방사성 트리튬이 검출됐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원전 운영사 도쿄전력이 방출 기준으로 삼은 1500㏃을 웃도는 수치입니다. 오염수의 양을 줄이기 위해 추진하는 지하수의 바다 방출 계획이 시작도 하기 전에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도쿄전력은 원전 부지의 지하수를 원자로 건물 진입 이전에 미리 퍼 올려 바다로 내보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지하수가 지속적으로 원자로에 유입되면서 방사능 오염수를 양산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입니다. 최근 기준치를 초과하는 트리튬이 검출된 지점은 지하수 우물 12곳 가운데 한 곳이었지만, 오염토양을 지나고 있는 지하수는 언제든 방사능 물질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 지난 10년간 35개국에서 환경보호운동을 펼치다 목숨을 잃은 이들이 9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영국의 환경감시단체 '글로벌 위트니스'는 지난 10년간 전 세계에서 환경보호운동을 벌이다 사망한 사람이 908명에 이르고 이들 중 유죄를 선고받은 경우는 10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위험에 직면한 이들의 많은 수는 토지 강탈과 광산 채굴, 산업용 목재 수출에 반대하는 일반인"이라면서 수력발전 댐과 환경오염, 야생생물 보호를 놓고도 살해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4년간에는 주당 2명꼴로 환경운동가들이 피살됐으며 특히 지난 2012년은 147명이 목숨을 잃어 환경운동가가 가장 많이 수난을 당한 해였습니다. 보고서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의 상당수가 현장 조사가 어렵거나 불가능하기 때문에 환경운동을 벌이다 숨진 사망자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브라질은 지난 2002년부터 2013년까지 환경운동가 448명이 살해돼 환경운동가들에게 가장 위험한 국가로 나타났습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필리핀이 67명으로 가장 많았고 태국이 16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