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백두산 화산 폭발 피해를 들여다봅니다.
(화산 폭발음)
네팔에서 진도 7.8의 지진이 일어난 지 한 달이 조금 지났습니다. 집계된 사망자 수는 8,000여 명에 육박합니다. 구호활동이 진행 중이던 5월 12일 히말라야 산맥 지대에서도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같은 날 일본에서는 진도 6.6의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이처럼 '환태평양 조산대' 곳곳에서 최근 들어 지진과 화산폭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활화산인 백두산이 폭발하면 남한에 최대 11조1천900억 원에 달하는 재산피해를 줄 것이라는 예측 결과가 나와 국제적인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한국 돈 11조1천900억 원은 미국 돈으로 102억 달러 가량 됩니다.
국민안전처가 주관한 윤성효 부산대 지구과학교육학과 교수 연구팀의 '화산재해 피해예측 기술개발' 용역 결과에 따르면, 백두산 화산이 폭발지수 8단계 가운데 7로 폭발하고 북동풍이 불 경우 남한 전역에 화산재가 쌓여 약 4조5천원에 달하는 농작물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한중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 장은숙 교수가 한국의 YTN 방송에 나와 밝힌 말입니다.
(장은숙) 저희들이 농산물이나 산업, 보건, 그리고 환경, 사회 기반 시설에 따라서 여러 가지 피해 항목을 설정해서 취약도 함수를 구해서 피해액을 산정했었는데요. 전체적으로 전부 합산을 하게 되면, 굉장히 직간접적인 피해를 합하게 되면. 남한에 백두산이 폭발하게 될 경우에 최대 11조 이상의 피해액이 발생한다고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구체적으로 백두산 화산 폭발 8시간 후부터 강원도를 시작으로 화산재가 유입돼 48시간 후에는 전라남도 서남부 지역을 제외한 남한 전역이 영향권에 들어갑니다. 특히 강원도와 경상북도에는 화산재가 최고 10.3㎝까지 쌓여 막대한 피해를 줄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또 제주공항을 제외한 한국 내 모든 공항이 최장 39시간 폐쇄돼 최대 611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화산폭발로 지진이 발생하면 500㎞가량 떨어진 서울 등 수도권은 물론 부산까지 10층 이상 건물에 영향을 미쳐 외벽과 창문이 파손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해, 서울에서만 130억 원의 재산피해가 날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국민안전처는 "백두산이 10세기 폭발 이후 대규모로 분화한 적이 없고 화산재가 분출해도 편서풍 영향으로 대부분 일본으로 확산돼 국내에 직접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최악의 경우 항공장애나 농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국가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전문가들은 백두산이 언제, 어떤 규모로 터질지에 대해서는 알 수 있는 수준에 와 있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예 폭발을 안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언제라고 특정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한 말입니다.
(이윤수) 백두산은 활화산입니다. 언젠가는 터집니다. 언제, 어떤 규모로 터지느냐가 문제입니다. 몇 달이라면 몰라도, 몇 년 후를 내다본다는 것은 상당한 수준이어야 합니다. 그것을 알려면 마그마에 가까운 곳까지 시추를 하고, 여기에 많은 경험이 필요합니다. 일부 전문가는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라고까지 말합니다. 백두산이 폭발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현재까지 관측된 자료로는 알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터지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알 수 없다는 게 맞습니다.
백두산에서 화산이 폭발하면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북한이 용암이나 암석 등에 의해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북한 당국은 영국 연구진과 함께 백두산 화산 활동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지난해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1년 동안 백두산 일대에 광대역 지진계 6대를 설치해 화산활동을 연구했으나 조만간 대폭발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는 근거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두 나라 연구진은 그러면서 백두산은 안정적인 상태라고 말하고, 앞으로도 대폭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영국 임페리얼 대학교의 제임스 해먼드 교수와 북한 지진국 화산연구소의 박길종 소장의 말입니다.
(제임스 해먼드) 백두산 분화구 아래 마그마가 있는 장소 등 화산의 현재 상태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미래에 일어날 화산활동을 예측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을 만들 수 있습니다.
(박길종) 이 연구는 앞으로 계속 심화시켜 나가면서 백두산 지구의 암장 활동 상태를 지진학적으로 평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백두산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역시 백두산 현지에서 화산활동을 정밀하게 조사하고 관측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1999년 장백산 화산 관측소를 세우고 백두산 천지와 그 일대의 지진, 지형변화, 온천의 화학조성 변화 등을 측정해 오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 중국 지질학자들은 12년간 이 관측소에서 얻은 자료를 분석해 미국 지구물리학연맹이 내는 학술지 '지구물리학 연구' 최근호에 논문으로 발표했는데요, 연구자들은 백두산의 화산활동이 2002~2006년 동안 활성화하다가 이후 잠잠해진 것은 맞지만, 최근 다시 심상치 않은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중국은 올해 한국과 손잡고 공동으로 백두산 현지 탐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한국과 중국은 오는 2018년 백두산에 시추공을 뚫고 마그마가 흐르는 지하 10km 근방을 샅샅이 조사한다는 계획에 합의했습니다. 오는 2017년까지 백두산 지하 1만 ㎦ 이상의 지역에 대해 3차원 지도를 만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도 내놨습니다.
앞으로 남은 일은 남북한, 중국이 공동으로 백두산 폭발을 대비한 공동 연구를 실시하는 일이라고, 최근 한국과 중국 공동탐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 이윤수 연구원은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윤수) 백두산이 북한과 중국 쪽으로 나뉘어져 있잖습니까? 저희가 다양한 물리탐사를 하게 되면, 경계조건 때문에 백두산의 반쪽을 탐사하지만, 건질 수 있는 것은 30%밖에 안 됩니다. 50%가 못됩니다. 이것은 북한 쪽에서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올바르게 제대로 탐사를 하려면, 북한 쪽과 함께 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렇게 해야 하고요. 중국 연구그룹 대표 역시 북한 과학자들의 동참을 원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남북한 과학자들이 첨단협력 연구를 통해 백두산 화산 분화를 슬기롭게 대처하기를 고대합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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