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미국에서 최근 발견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 참치를 들여다봅니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현장음)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4호기 원자로에서 지난해 3월 11일, 폭발이 일어나는 현장음입니다. 얼마 전 공개된 건물 입구의 방사선량은 시간당 약 120 밀리시버트로, 9시간이면 일반인의 1년 치 피폭기준을 넘어설 정도로 높은 방사선 수치였습니다.
바로 이 후쿠시마 원전에서 누출된 것으로 보이는 방사선 세슘이 미국 캘리포니아 앞바다에서 잡은 참치에서 검출돼,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방사능 물질이 참치에 의해 이처럼 멀리 이동한 첫 번째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동부 뉴욕 주의 스토니브룩스 대학 연구진은 최근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난 지 5달 후 미국 서부 샌디에이고 부근 해역에서 잡힌 참치 15마리를 조사한 결과, 모두 체내 함유 세슘-134와 세슘-137 수치가 전년보다 10배가량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습니다.
학자들은 몸집이 큰 참치가 물질대사로 방사능을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터라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물질대사란 생명과정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새로운 유기물질을 합성하는 데 관련된 화학과정을 말합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스토니브룩tm 대학교의 해양과학자 니콜라스 피셔 교수의 말입니다.
(니콜라스 피셔) We were very surprised to discover radioactivity...
(더빙) 저희 연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 부근 해역에서 잡힌 참치에서 방사능 물질을 발견했을 때 크게 놀랐습니다. 평소보다 10배나 높게 나오리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첫 번째 참치를 조사한 뒤, 연이어 나머지 14마리에서도 똑같은 양의 방사능 물질이 나오자 저희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태평양 참치는 물고기 가운데 가장 크고 빠른 종류의 하나로, 몸길이 3m, 몸무게 450㎏까지 나갑니다. 이들은 일본 근해에서 산란하고 동쪽으로 이동해 미국 캘리포니아 주와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 주 근해의 무리에 합류합니다.
연구진은 참치의 몸에서 나온 방사능 물질이 해류에서 왔거나 대기를 통해 바다에 축적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태평양 동부 해역에서 잡은 참치와 후쿠시마 사고 이전에 캘리포니아 남부로 이동해 온 참치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세슘-134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1960년대 이후 두 차례 실시된 핵무기 시험의 잔류물인 세슘-137이 자연방사성 준위(background level)로 검출됐을 뿐입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의 민간연구소인 우즈홀 해양연구소의 한 전문가도 "이 방사능의 출처는 의심의 여지없이 후쿠시마"라고 평가했습니다.
연구진은 참치가 오염된 해역에서 헤엄치며 이 지역의 크릴새우나 오징어 등을 잡아먹으면서 방사능 세슘을 흡수했을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이들 물고기는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대사와 성장을 통해 일부 방사능을 배출했을 테지만, 1만㎞나 되는 먼 바다를 헤엄치면서도 신체 체계에서 오염물질을 완전히 떨어내 버리지 못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이들은 말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분석된 참치는 방사능에 1개월 정도 노출된 것이지만 연구진은 올 여름 다시 이보다 훨씬 오랜 기간 노출된 물고기들을 분석할 계획입니다. 그 결과는 방사능이 참치 개체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더욱 확실히 보여줄 전망입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이 참치에서 검출된 방사능 양은 식품 안전 기준치보다는 훨씬 낮기 때문에 먹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방사능이 누적될 경우 유전적 변형이나 번식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 세계 참치의 80%를 소비하는 일본은 조심스런 반응을 보입니다. 후지무라 일본 관방장관의 말입니다.
(후지무라) 국제적인 수산물 방사능 검사 체제를 논의하기 전에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합니다.
한편, 북한은 이르면 내년 3월 태평양에서 첫 참치 잡이에 나서는데요, 북한이 지난 3월 괌에서 열린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에서 참치 조업에 참여할 수 있는 국가 지위를 획득했기 때문입니다. 캘리포니아 앞바다에서 잡은 참치에서 후쿠시마 방사능이 검출된 이후, 전문가들은 후쿠시마 연안에서 방사성 물질을 몸에 흡수한 참치가 언제 어디서 잡힐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는데요, 북한도 조만간 참치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실시해야 하는지 고민 좀 되겠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환경부 한국환경공단은 중국의 5대 담수호의 하나인 차오후의 수질개선 사업에 나선다고 밝혔습니다. 공단은 이와 관련해, 안후이 성 허페이시 환경보호국과 차오후 수질개선 기술교류과 폐기물 바이오가스사업을 위한 양해각서를 최근 체결했습니다. 저수량이 21억 톤에 달하는 차오후는 중국에서 다섯 번째로 큰 호수입니다. 그러나 양쯔강 수질오염의 영향으로 차오후의 오염이 심각한 상태여서 안후이성과 허페이시가 호수로 유입되는 하천 준설과 준설토 처리, 호수의 수질정화 등 대규모 환경개선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공단은 전했습니다. 공단은 앞으로 한국의 환경기술을 바탕으로 중국과 기술교류를 하며 차오후 수질 개선 사업에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또한 안후이성 정부와 허페이시 측과 음식물쓰레기 등 생활 폐기물의 친환경처리를 위한 자원화 사업의 협의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한국환경공단 측은 "중국이 앞으로 한국 환경산업의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며 "사업 추진 과정에서 민간기업과의 동반진출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민관 환경협력의 성공적 사례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뉴질랜드의 일부 키위 재배업자들이 식물 궤양병으로 알려진 PSA 박테리아가 확산하는 것을 막으려고 키위 나무에 불법적으로 항생제를 주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키위는 표면이 갈색이지만, 과육은 초록색인 과일입니다. 뉴질랜드 키위 수출업체 '제스프리'는 뉴질랜드의 모든 키위 농장을 조사한 결과, 1%가 스트렙토마이신 항생제를 키위 나무에 불법적으로 주입한 것을 시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키위 나무에 항생제를 주입한 농장은 테푸케 지역의 50여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키위 수출업계에서는 그러나 엄격한 검사를 실시하고 있어 항생제가 주입된 키위는 하나도 수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신한다며 수출시장에서는 뉴질랜드 키위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독극물 전문가인 캔터베리 대학의 이언 쇼 교수는 항생제 불법 주입 뉴스가 키위 수출업계의 명성에 엄청난 타격을 가할 수도 있다고 뉴질랜드 언론에 밝혔습니다. 뉴질랜드 언론들은 일부 사람들은 항생제에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며 특히 음식물에 항생제가 들어가면 심각한 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테푸케 지역 키위 재배업자들은 지난 2010년 11월 뉴질랜드 내 키위 농장에서 처음으로 PSA 박테리아가 확인된 뒤 키위나무들이 이 박테리아로 인해 고사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오고 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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