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남쪽에서 확산되는 조류독감을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남한 전역에서 살아있는 닭·오리 등 가금류 유통이 전면 금지된다면서요?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남한의 농림축산식품부는 가축방역심의회를 열고 11일 자정부터 25일 자정까지 2주간 전국적으로 가축 거래 상인의 살아있는 닭·오리 등 가금류 유통 행위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고병원성 조류독감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내놓은 특단의 대책입니다.
양윤정: 청취자들을 위해 조류독감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주시죠.
장명화: 네. 조류독감은 닭, 칠면조, 오리, 철새 등 여러 종류의 조류에 전염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폐사율를 포함한 바이러스의 병원성 정도에 따라 고병원성과 저병원성으로 구분됩니다. 과거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된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주로 H5N1형, H7N9형 이며, 이번에 남한에서 확인된 H5N8형 바이러스의 경우 인체감염을 일으킨 사례는 없습니다. 조류독감은 주로 감염된 조류로 인해 오염된 먼지, 물, 분변 등에 묻어있는 바이러스의 직접적인 접촉으로 전파될 수 있습니다.
양윤정: 조류독감 상황은 어느 정도로 심각합니까?
장명화: 10일 경상남도 고성군의 850마리 규모 농가와 130마리 규모 농가 등 2곳에서 잇따라 의심 신고가 들어오면서 11일 현재 전국적으로 조류독감 양성 판정을 받은 농가는 모두 35곳입니다. 양성 농장 가운데, H5N8형 고병원성 조류독감으로 확진된 농가는 경기도 파주 1개를 포함해 6개 시·도, 8개 시·군, 15개 농장입니다. 10일 자정까지 살처분된 가금류는 모두 179농가의 18만4000 마리입니다.
양윤정: 살아있는 가금류의 유통을 금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까?
장명화: 아닙니다. 남한 정부는 이달 초부터 전국 전통시장과 가든형 식당에서 살아있는 가금류의 유통을 금지해왔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도 조류독감이 중간유통상 격인 가축거래상을 통해 소규모 농가로 확산하자 유통금지 대상을 확대한 것입니다. 정부는 군산 등지의 종계농장과 거래를 해온 중간유통상들이 전통시장을 드나들면서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매개 역할을 함으로써 교차 오염이 확산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종계는 씨를 받기 위해 기르는 닭을 말합니다.
양윤정: 전국적인 유통금지 조치가 해제되는 25일 이후에는 어떻게 됩니까?
장명화: 전통시장과 가든형 식당의 가금류 거래금지 조치는 유지됩니다. 아울러 12일부터는 등록 가축거래상인에 대한 준수사항 점검과 가금·계류장에 대한 조류독감 검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미등록 가축거래상인 단속도 실시되고 있습니다.
양윤정: 그 동안 조류독감은 동절기에만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지지 않았습니까? 이번처럼 하절기에도 나타났다는 것은 조류독감의 발생 원인이 계절적 요인에만 있는 게 아닐 수도 있겠네요?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사실 조류독감은 겨울 전염병이다, 라는 인식이 남한 농가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습니다. 정부도 이에 근거한 정책을 펴 왔습니다. 조류독감 특별 방역대책 기간을 해마다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로 정해 놓고, 6월부터 9월까지는 평시 방역체제로 운영하곤 했습니다. 조류독감 대응 안내서인 긴급 행동지침에도 계절적 요인이 골격을 이룰 만큼 많이 반영돼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착각이라고 지적합니다. 겨울철에 조류독감 발생 빈도가 높은 것은 겨울에 북쪽에서 철새가 날아와 머물고 떠나는 남한의 지리적 특성 때문일 뿐, 바이러스의 활동구조와는 큰 관계가 없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아열대 기후인 동남아시아를 예로 듭니다. 조류독감이 여름이면 사라지는 바이러스라면 동남아시아는 아예 발병이 없어야 하지만, 1년 내내 섭씨 30도를 웃도는 동남아시아에서도 연중 조류독감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양윤정: 북한에서도 조류독감이 발생했습니까?
장명화: 아직까지는 관련 소식이 없습니다. 가장 최근 사례는 평안남도 순천시에서 조류독감 발병이 확인되면서 김정은 일가와 고위간부 육류공급을 담당하는 운곡지구 종합목장의 방역에 비상이 걸린 게 1월 중순에서야 뒤늦게 외부에 알려진 것입니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지난 1월 남한의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평안남도 순천시의 한 농촌마을에서 지난해 12월 중순 닭 설사병이 퍼지면서 순천시 수의방역소에서 집중검사를 진행했다"면서 "이후 '조류독감'이라는 최종 검사결과가 나왔고, 운곡주석목장에 대한 바이러스 전염 차단에 들어갔다"고 전했습니다.
양윤정: 북한 당국은 조류독감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합니까?
장명화: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현지 위생방역소들에서는 보름에 한 번씩 면역력을 측정해, 부적합 판명이 난 동물에 접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말 조류독감 발병과 관련해 주석목장에서 사육하는 닭, 오리 등 조류독감에 취약한 가금류에 대한 방역을 철저히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소식통들은 "시 방역소들에서는 인민반회의를 열고 조류독감에 전염된 닭의 증상을 설명해주고 주민들에게 '개체위생을 잘 지키고 몸의 면역력을 높이려면 소금물 입가심을 하거나 마늘즙을 복용하라'고 알려준다"며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주민들에게는 닭고기 판매금지를 선포했다"고 말했습니다.
양윤정: 하지만 북한 시장에는 당시 이전보다 훨씬 많은 닭고기가 평안남도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고 전해졌는데요?
장명화: 네. 맞습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과 최고급 간부 식탁으로 유입됐던 닭고기가 살처분되지 않고 불법적인 과정을 통해 시장으로 대량 유통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1월 데일리NK에 "조류독감으로 닭 판매가 금지된 상태인데 시장에서는 닭고기는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병사한 닭들을 처분하지 않아 그대로 시장에 유통되면서 오히려 이전보다 더 많은 상인들이 닭고기를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양윤정: 이런 닭 요리를 먹으면 어떻게 됩니까?
장명화: 전문가들은 섭씨 75℃ 이상에서 가열해 만든 닭 요리라면 먹어도 된다고 말합니다. 만에 하나 조류독감에 걸린 오리 또는 닭을 재료로 한 요리라고 할지라도, 70℃에서는 30분 이상, 75℃에서는 5분 동안 열처리를 하면 바이러스는 모두 죽게 됩니다. 더 높은 온도에서 더 오랫동안 요리하는 것은 온도와 시간에 상관없이 절대적으로 안전합니다. 참고로, 조류독감으로 죽은 닭은 살색이 검붉게 변합니다. 반면, 정상적인 닭고기는 닭을 잡을 때 피를 빼기 때문에 살이 붉은색이 아닌 분홍색입니다. 혹시 조리 과정에서 생 닭이나 생 오리를 만져야 해서, 접촉성 감염을 걱정하고 있다면 장갑을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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