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근 폐막된 유엔 최대 환경회의를 들여다봅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 지속가능 발전 정상회의인 '리우+20'가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최근 폐막했습니다. '리우+20' 정상회의는 지속가능 발전을 실질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녹색 경제'를 의제로 채택했습니다. 기후변화의 주범인 탄산가스 배출량을 줄이면서 경제발전을 이룩하자는 것입니다.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명박 한국 대통령의 말입니다.
(이명박) 녹색성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에너지와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자체를 새로운 성장동력과 삶의 방식으로 삼는 역발상의 정책입니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각국 정상과 정부대표, 국제기구 수장 등 190여 명이 참가했습니다.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부대행사까지 합치면 전체 참가 인원은 5만명을 넘었습니다.
폐막식에서는 '우리가 원하는 미래'라는 제목의 최종 성명이 발표됐습니다. 최종 성명은 지구에 대한 위협 요인으로 사막화, 어류자원 고갈, 오염, 불법벌목, 생물종 멸종 위기, 지구 온난화 등을 명시했습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최종 성명은 우리의 꿈을 건설할 수 있는 미래상을 담았다"면서 "매우 성공적인 회의였다"고 평가했습니다. 반 총장은 이번 정상회의 참가국들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달성하기 위해 모두 26개에 걸친 분야에서 합의를 이뤄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반기문 사무총장의 말입니다.
(반기문) 지속가능한 발전의 시기가 왔고 우리는 지침을 갖고 있습니다. 말과 행동을 일치시켜야 합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2030년까지 식량은 50%, 에너지는 45%, 물은 30%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식량 안보와 에너지 안보, 물 공급 확대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주문했습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우리는 역사적인 합의에 도달했으며, 이곳은 도착이 아니라 출발 지점"이라며, "지금부터는 세계 모든 국가가 합의의 진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말입니다.
(지우마 호세프) 특히 위기의 시기에 인류와 환경에 해를 끼치는 발전 방식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하지만, 선언문에는 '녹색경제'를 위한 구체적인 목표나 행동 계획이 빠져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20년 전 열린 '리우 환경회의'에서 기후변화협약과 같은 구속력있는 합의를 이끌어낸 것과 대조적이라는 겁니다.
세계적인 환경운동단체인 그린피스를 비롯한 사회, 환경 관련 비정부기구들은 "최종 성명이 더 과감한 이행 목표를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녹색 경제"와 관련된 약속만 길게 나열했을 뿐"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린피스의 다니엘 미틀러 정치담당국장의 말입니다.
(다니엘 미틀러) 이번 '리우+20' 정상회의는 1992년에 비해 알맹이가 없어 지도자들의 명예가 실추됐습니다.
실제로 회의 개막 전 선언문 협상 과정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이해가 크게 엇갈리면서 주요 내용이 이미 크게 후퇴했습니다. 또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 정상들은 기대와 달리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결과물의 이행에 큰 기대를 걸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여러분과 함께 있어 영광입니다. 오바마 정부와 저도 함께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점을 약속합니다.
한편, 이번 정상회의에서 개발도상국 그룹인 G77과 중국은 유엔이 정한 사회환경적 목표 달성을 위해 300억 달러의 기금 조성을 주장했으나 현재 세계 경제가 위기 상황에 처해있는 점을 고려해, 최종 성명에 구체적인 금액이 반영되지는 않았습니다.
환경 문제를 전담할 새로운 국제기구를 창설하자는 주장은 성과를 내지 못한채, 유엔환경계획의 기능과 활동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뜻이 모였습니다.
미국의 유력지 워싱턴포스트와 영국의 BBC 등 세계 주요 언론은 10년만에 한번 열린 지구촌 환경회의가 성과없이 끝났다면서, 큰 비용을 들여 지속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평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서해안에 병원성 비브리오 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한국 국립수산과학원은 "서해안의 고수온 현상에 따라 병원성 비브리오균 생육이 왕성해져 예년보다 한달 정도 빨리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2~18일 서해에서 관측한 현장 수온과 미국 환경위성정보처의 위성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해안 표층수온이 평년보다 3℃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수산과학원 측은 말했습니다. 서해안은 지난 5월 하순 이후 고수온 현상이 현재까지 지속돼 예년의 7월 초순 수온에 해당하는 20∼23℃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수산과학원은 "주로 수온 18℃ 이상인 해역에서 검출되는 비브리오균이 최근 수온 상승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서해안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돼 비브리오 패혈증 감염에 주의를 요한다"며 "건강한 사람은 비브리오 패혈증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으나 위장약 복용 또는 간기능이 약한 사람, 당뇨 등 질환이 있는 사람은 수산물을 익혀 먹는 것이 좋고 피부 상처로도 비브리오균에 감염될 수 있으므로 피부에 상처가 있는 경우 오염된 바닷물에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대기 오염물질인 탄소를 붙잡아 깊은 지하에 묻는다는, 이른바 '탄소 포집과 저장' 기술은 지진을 유발할 위험성이 있으며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미국 과학자들의 연구가 잇달아 발표됐습니다. 스탠퍼드 대학 과학자들은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타당성 있는 전략'으로 고려중인 탄소 포집과 저장이 지진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는 연구를 미국립과학원회보 최신호에 발표했습니다. 탄소 포집과 저장은 화력 발전 시설을 비롯한 각종 산업체에서 배출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붙잡아 액화 처리한 뒤 깊은 땅 속에 가둬두는 방식입니다. 연구진은 아직까지 대규모 탄소 포집과 저장 사업이 시행되진 않고 있지만 막대한 양의 액체를 땅 속에 장기간 저장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대륙 내부에 흔한 부서지기 쉬운 암석층에 주입할 경우 지진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연구진은 "소형에서 중간 규모의 지진이 일어나도 탄소 저장고의 밀봉 상태가 위협받게 되므로 대규모 탄소 포집과 저장 방식은 위험하며 성공 가능성이 낮은 전략"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미국립연구소 과학자들도 지난 13일 탄소 포집과 저장의 지진 유발 위험성을 경고하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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