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반도 연안의 생물다양성을 들여다봅니다.
한국 연안의 생물다양성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생물다양성이란 유전자와 생물종, 그리고 생태계라는 세 가지 단계에서의 생물학적 다양성을 종합한 개념으로, 생명의 궁극적인 원천이며 생존과 경제활동에 필수적인 자원을 말합니다.
한국 해양수산부는 지난 2006년부터 올해까지 실시한 '해양생태계 기본조사' 결과, 한국 연안에 모두 4874종의 해양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해양생태계 다양성을 측정하는 단위 면적인 1000㎢ 안에는 56종의 해양생물이 나타난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지난 2010년 전 세계 80개국 2000여명의 해양생물학자들이 조사한 '해양생물 개체수 조사' 당시, 한국 영해 1000㎢ 안에 32종의 해양생물이 관측돼 세계 1위를 차지했는데, 그 숫자가 크게 늘어난 것입니다. 당시 한국 바다는 1000㎢당 사는 생물 수가 세계에서 가장 많았고, 2위는 27종인 중국, 3위는 15종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이었습니다.
특히 서해안과 남해안에 넓게 펼쳐진 한국 갯벌의 해양생물 다양성이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의 갯벌에는 모두 1141종의 해양생물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특히 1㎜ 이상 크기를 가진 대형 저서동물이 717종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저서동물은 해양의 밑바닥인 암반, 모래 등의 기질에 살면서 서식처의 특성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생활하는 해산 무척추동물을 말합니다.
유일하게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갯벌인 '와덴해 갯벌'에 서식하는 대형 저서동물의 4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와덴해 갯벌은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 3국에 걸쳐 넓게 분포한 유명한 갯벌입니다.
또 이번 조사에서는 한국에 잘 발달된 갯벌의 경제적 가치를 따져봤는데, 1㎢ 당 연간 63억여 원, 미화로 560만 달러가량의 환경, 재해방지, 수산물생산 가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갯벌 면적에 적용하면 연간 약 16조원, 미화로 약 142억 달러에 달합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앞으로 "해양생태계 관련 조사와 각종 해양 연구 결과를 자료화하고, 한국 바다의 우수성이 입증된 만큼 보존과 관리 계획도 보다 세밀히 정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경우, 한국 해양수산부의 이번 조사처럼 최신 자료는 없지만, 생물다양성 보존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지난 1995년에는 어업법, 1997년에는 '수자원법'과 '해양오염방지법'을 각각 채택해 생물다양성의 보호와 보전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민간단체인 생물다양성 한국협회 배병호 사무처장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나와 생물다양성에 대한 북한의 인식 수준은 비교적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배병호) 생물다양성 조사에 있어서는 북한이 남한보다 먼저 시작했습니다. 북한은 1960년 후반에 동독과 네덜란드에서 생물학자들이 와서 생물다양성에 대한 조사를 거의 마쳤습니다. 나라의 국격을 따지는 것 중의 하나가 생물자원관인데요. 선진국 대부분이 인구 100만 명당 1개씩 생물자원관이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5천 개 정도가 있는데, 북한은 1970년대에 이미 생물자원관이 만들어졌죠. 한국은 2007년에 처음으로 세워졌고, 2011년에 두 번째로 생물자원관이 생겼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생물다양성에 대한 부분은 북한이 한국보다 앞서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배 사무처장은 이번에 한국 바다의 우수성이 입증된 만큼, 한국 강원도에서 내년에 열리는 생물다양성협약 총회를 남북이 공동으로 개최하기를 강력하게 희망했습니다.
(배병호) 작년 10월에 한국이 유엔 생물다양성협약의 총회 개최지로 선정됐습니다. 개최지 선정 한 달 전에 우연히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사무총장이 제주도에 온다는 정보를 듣고 제주대학교로 달려갔습니다. 거기서 생물다양성 청소년 포럼을 열었습니다. 순전히 사무총장 한 분을 위해서 저희가 몇 달 동안 영어로 준비해 남북 공동 개최와 생태계를 통해 남북이 하나가 된다는 점을 호소했는데요. 그 자리에서 사무총장이 감동을 받으셨고,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이 사업이 정말 잘 진행되면 백두산 호랑이와 지리산 반달곰이 왕래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세계자연보호연맹이 지정한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저어새가 번식하고 있는 한국의 '송도갯벌'을 람사르 습지로 지정하는 방안이 추진됩니다. 인천 시는 "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이 들어서는 송도에 위치한 송도갯벌을 람사르 습지로 등록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습니다. 람사르 습지는 멸종위기종 야생 동·식물의 자생지로 보전가치가 있거나 희귀하고 독특한 유형의 습지를 대상으로 람사르 사무국이 지정하며 현재 전 세계 167개국에서 2122곳이 지정돼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충청남도 서천의 서천갯벌, 전라남도 신안의 증도갯벌 등 18곳이 람사르 습지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인천 시는 2009년 국제적 멸종위기 야생조류 서식ㆍ도래지인 송도갯벌의 보전을 위해 '송도갯벌 습지보전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는데요, 실제 송도갯벌 일대는 전 세계에 2700여 마리 정도만 생존하는 저어새가 100여쌍이 번식하고 있고, 그 외 전 세계 1만5000마리가 있는 멸종위기종 검은머리갈매기 250쌍 이상이 번식하는 곳으로 유엔이 주목하는 중요한 습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한국의 민간단체 한국물포럼이 주관하는 '제2회 아시아·태평양 대학생 물 의회'가 최근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아시아·태평양 대학생 물 의회는 올해로 2회째를 맞는 국제행사입니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 중국, 벨기에, 카자흐스탄, 필리핀, 네팔 등 모두 21개국 100명의 대학생과 대학원생이 참가해 물 관련 특강, 물 관련 시설 견학을 통한 선진 물 관리 기술 체험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습니다. 참가자들은 4개의 위원회로 구성돼 주제별, 지역별, 정치적 형식에 따라 모의 세계물포럼을 진행했는데, 이를 통해서 물에 대한 사회인식 환기와 실천을 촉구하는 '대학생 물 선언문'을 채택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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