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급한 불을 끈 북한의 가뭄을 들여다봅니다.
(기상 예보) 장마전선이 남해상에서 다시 형성돼 북상할 것으로 보입니다. 수요일부터 내륙에 장맛비가 시작돼 목요일까지 이어지겠는데요. 이후에는 장마전선이 북한으로 이동하면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토요일까지 비가 내리겠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는 남부가 아니라 중부지방에 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주말까지 내리는 막바지 장맛비로 중부지방 가뭄과 녹조 현상이 대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국의 YTN방송의 20일 기상예보를 들으셨는데요, 모처럼 시원하게 비가 내리면서 극심한 가뭄을 겪은 북한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불과 한 달 전만해도 북한의 논들은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져 있기 일쑤였습니다. 북한 당국은 관영 매체와 동영상을 통해 올해가 10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라고 대대적으로 주장해왔습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가뭄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 조선중앙TV에 나온 한 농부의 말입니다.
(농부) "이것(가뭄)은 작년도부터 시발점인데, 우리나나 강수량이 지난 시기 1,000mm~1,500mm가 한 해 강수량인데, 작년에 한 450mm밖에 안 왔단 말이에요.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북한에 가뭄이 계속되면 식량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 자칫 북한 정권마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자 접경지대를 마주한 중국은 즉각 북한을 돕겠다고 나서기도 했습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루캉) 우리는 북한 정부와 주민들이 빠른 시일 내 이 극심한 가뭄을 이겨내길 바랍니다. 중국도 필요한 것이 있으면 기꺼이 도울 것입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북한 지역의 극심한 가뭄이 7월 들어 소낙성 강우와 태풍 '찬홈'의 영향으로 일단 급한 불을 끈 겁니다. 한국 기상청의 김용진 통보관이 채널A 방송에 나와 밝힌 말입니다.
(김용진) 북한 지방은 여름철 이후 북쪽을 지나는 기압골과 대기 불안정에 의한 소나기가 자주 내리면서 가뭄이 어느 정도 해갈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6월 북한의 강수량이 평년에 비해 90% 수준으로 올라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강수량이 평년에 비해 54.5%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강수량의 증가세가 눈에 띕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한국 언론에 "6월 강수량 증가로 북한의 가뭄 피해가 일부 완화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7월 들어서도 북한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비가 내리며 가뭄이 극심한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사실상 해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판단입니다.
한국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3일에도 북한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70% 이상의 강수확률을 보이고 있고 함경남도 장진, 강원도 평강 등 일부 지역은 이미 비가 일부 내렸습니다. 조선중앙TV가 19일 예보한 날씨, 잠시 들어보시죠.
(북한 기상관) 오늘 우리나라(북한)는 약해지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반적 지방에서 구름이 많이 끼면서 황해남북도, 자강도, 량강도, 함경남북도, 강원도의 일부 지역에서는 약간의 비가 내렸습니다. 위성화상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전반적 지방에 구름이 많이 꼈습니다. 내일은 저기압골의 영향을 받겠습니다. 서해안의 대부분 지역과 함경남도, 강원도 지방에서는 산발적으로 약간의 비가 내리겠습니다.
문제는 오는 8월과 9월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태풍으로 인한 홍수 피해가 북한의 입장에선 큰 우려사항이라는 점입니다. 여러 전문가들은 북한의 입장에선 가뭄보다도 홍수가 식량 생산에는 더 큰 타격이 되는 자연재해라고 분석합니다.
가뭄의 경우엔 생산량이 줄더라도 일부라도 곡식이 생산되는데 비해, 홍수가 발생하면 곡식이 물에 휩쓸려 내려가면서 사실상 복구가 불가능한 수준의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1990년대 중반의 고난의 행군도 가뭄 못지않게 1995년과 1996년 잇따라 발생한 '큰물' 피해가 결정타를 입혔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당국은 요즘 들어서는 가뭄 대신 호우와 태풍 피해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최근 "각지 정권기관과 국토환경보호기관 일군들이 근로자들을 총동원해 큰물피해를 미리 막기 위한 투쟁을 적극적으로 밀고 나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국토환경보호성 일군들은 지방에 내려가 강하천건설사업소에 피해복구를 위한 자재확보사업을 독려하고, 각지 강하천건설사업소에서는 하천 바닥파기와 토량처리, 장석 입히기, 돌 넣기를 진행해 제방을 든든하게 보수했다고, 통신은 강조했습니다.
통신은 또 순천, 개천시, 평원, 금천, 북청군 등 평안남도, 황해북도, 함경남도의 시, 군에서는 제방과 호안공사를 다그치고 있고, 자강도와 함경남도의 근로자들은 산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올해 북한 식량 생산량의 감소를 비롯한 피해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가뭄으로 식량 생산에 상당한 타격을 입은 북한 입장에서 홍수나 태풍 피해까지 겹치게 되면 주민들의 먹거리 걱정이 심각한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영국의 군사정보회사 'IHS 제인스' 산하 잡지인 'IHS 제인스 인텔리전스'는 최신호에서 당장 북한의 가뭄이 과거처럼 대규모 기근을 야기하거나 주민의 소요 사태로 발전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식량난이 악화되면 잠재적 불안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IHS 제인스 인텔리전스는 특히 북한 당국이 식량난이 악화되면 평양의 엘리트 계층 보호와 치안 강화를 위해 일제히 장마당 단속에 나설 수 있으며, 이런 움직임이 주민들의 소요 사태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이 같은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가뭄과 관련한 대북 지원 의사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게 한국 정부의 입장입니다. 그러나 일단 북한의 가뭄 상황이 일부 해소된 상황에서 가뭄 다음 단계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 북한 전문가는 "시기적으로 가뭄 지원이 이뤄지기엔 다소 늦은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가 홍수 등 추가적인 재해와 가을 식량 지원 의사 등이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중요한 것은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인도지원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는 것"이라며 "가뭄이든 수해든 북한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 대해 한국 측이 지원할 의사가 있다는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언급하기도 해 앞으로 한국 정부의 움직임이 주목됩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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