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세계의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적 민간단체인 '세계야생동물기금'의 최신 보고서를 들여다봅니다.
(아기 코뿔소 우는 소리)
방금 들으신 울음소리는 어느 동물의 것일까요? 피부는 두껍고 딱딱합니다. 몸빛은 회색이고 무늬는 없습니다. 귀의 끝과 꼬리 끝에 털이 있을 뿐 그 밖의 부분은 털이 없습니다. 그런데 코 부분에 뿔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코뿔소'입니다. 예전에는 전 세계에 광범위하게 서식했지만, 지금은 멸종 위기의 동물입니다.
이 코뿔소 외에도 코끼리를 포함한 여러 야생동물의 생존이 위협당하고 있습니다. 야생동물의 불법거래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세계야생동물기금이 최근 '야생동물 범죄 심사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세계야생동물기금의 조셉 오코리 박사의 말입니다.
(조셉 오코리) 약 23개국을 조사해서 야생동물 수출국, 야생동물 경유국, 그리고 마지막으로 불법 거래된 야생동물의 최종 소비지인 수입국 등 3종류로 분류했습니다. 야생동물 범죄 심사표는 평가대상국이 야생동물 범죄를 막는데 실패하면 적색표, 부분 실패는 노란표, 일부 진전을 보인 경우는 녹색 표를 부여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속한 23개국이 야생동물의 주요 수출입국이었습니다.
(조셉 오코리) 수입국 가운데서도, 특히 베트남과 라오스가 야생동물의 불법 거래를 막는데 있어 낙제점을 받았습니다.
베트남, 라오스, 그리고 모잠비크 3개국은 야생동물의 불법 거래를 막기 위해 가장 적은 조치를 취한 국가로 각각 적색 표를 두 개 받아 최하점을 기록했습니다.
보고서는 베트남이 낙제점을 받은 것은 코뿔소 뿔이 암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돌면서 뿔 가루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세계야생동물기금의 선임정책연구원인 리 헨리 박사의 말입니다.
(리 헨리) So in the last few years, we've seen in the immense surge... (더빙) 지난 몇 년간 베트남의 수요 증가가 남아프리카의 밀렵 위기를 부추겼습니다. 지난해만 남아프리카에서 코뿔소 448마리가 뿔 때문에 죽임을 당했고 올해도 벌써 262마리가 죽었습니다.
이에 따라 세계야생동물기금은 베트남 당국에 코뿔소 판매와 관련된 인터넷 광고를 규제하라고 제안하는 한편, 불법 거래 중단을 위해 더 많은 조처를 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모잠비크는 코끼리 상아 거래를 통제하지 않았고, 자국 국민이 남아프리카에서 코뿔소 밀렵에 관여하는 것을 막는 데 실패해 적색표 두 개를 받았습니다.
베트남과 라오스는 약을 만들기 위해 호랑이를 포획 사육하는 것을 어떻게 금지하고 있는지 보고하지 않았으며, 라오스는 코끼리 상아 거래를 통제하는데도 실패한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전통적으로 야생동물 거래가 활발히 이뤄져 온 중국은 호랑이와 코뿔소 불법 거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이 부분에서 녹색표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코끼리 상아 거래분야에서는 값비싼 장신구로 조각된 상아 거래를 통제하지 못해 노란표를 받았습니다.
보고서는 "지난해 아프리카에서 사상 최대 코끼리 밀렵이 이뤄졌다"며 코끼리 상아도 800kg 이상 압수된 것으로 볼 때 상아 거래에 "조직범죄 개입이 증가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세계야생동물기금의 조셉 오코리 박사는 "많은 국가가 이미 충분히 엄격한 법안을 갖추고 있다"면서 해결책은 가까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셉 오코리)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각 정부가 법안을 실제로 집행하려는 정치적 의지를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한편, 세계야생동물기금의 리 헨리 박사는 북한이나 버마가 야생동물의 불법거래에 연루됐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두 나라의 움직임은 거의 '블랙 홀' 즉 미궁 수준이라 현재로선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지구 온난화를 불러오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으면 100년 안에 바닷물의 산도가 크게 높아져 해양 생태계가 심각하게 파괴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한국 기상청 국립기상연구소는 기후모델과 탄소순환, 생태역학 등을 결합한 지구시스템 모델을 이용해 2000년대 말의 지구환경을 전망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현재의 배출 추세를 이어갈 경우 전 지구 해양의 pH(수소이온지수)는 현재 8.1에서 21세기 말 7.8로 낮아집니다. 기상연구소는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 추세를 유지하면 21세기 말에는 산호가 아예 소멸돼 해양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는 바닷물이 산성화하면서 산호나 조개껍질을 형성하는 탄산칼슘이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기상연구소는 "산호는 물고기들이 알을 낳거나 안에서 자라나는 등 바다 생태계의 밑바닥을 형성한다"며 "산호가 사라지면 해양 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상연구소는 해양 표층의 영양분의 감소로 식물성 플랑크톤이 줄어 수산물 생산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배출량을 어느 정도 감축한 경우, 전 지구 해양은 8%, 한국의 주변 해양은 18%로 감소 폭이 다소 줄었습니다.
-- 최근 지구 온난화와 생태계 파괴로 자연재해가 빈발하는 가운데 서울이 급격한 도시화 탓에 자연재해에 더 취약해졌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은 최신 보고서를 통해 "도시 재난은 게릴라성 폭우, 마른장마 등 예측할 수 없는 여러 기상현상에 따른 자연적 요인과 인문적 요인이 결합해 복합적으로 발생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서울이 자연재해에 더 취약해진 주된 이유로 이상기후에 따른 강수량 증가와 급격한 도시화를 꼽았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100년 빈도 확률 강수량은 1980년에 약 95㎜였으나 2009년에는 약 110㎜로 증가했습니다. 서울의 연평균 강수량 역시 주요도시의 연평균 강수량보다 많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보고서는 급격한 도시화의 근거로 불투수 면적과 건축물 총면적의 증가를 들었습니다. 불투수란 빗물이 지표로 흡수되지 않는 현상으로 불투수 면적은 도시화를 알 수 있는 환경지표로 사용됩니다. 불투수 면적의 증가는 지역의 환경이 도시환경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빗물 유량의 증가 등 홍수 피해를 가중시킵니다. 보고서는 도시화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다른 지표인 건축물 총면적도 불투수 면적의 변화 행태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원 관계자는 "시민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도시안전정책 개발이 필요한 시기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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