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일본의 방사능 유출과 한반도의 우려를 들여다봅니다.
(일본 NTV 앵커) 시간당 2,170밀리시버트의 극히 높은 방사능이 검출됐습니다.
일본 민간방송사인 NTV의 앵커가 최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3호기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하는 말입니다. 동영상을 보면 원전의 5층 부분에서 흰색 연기 같은 수증기가 끊임없이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수증기는 지난주 처음 육안으로 확인됐는데 당시 도쿄전력 측은 방사능 수치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재측정 결과 원전 3호기 주변에서 초고농도의 방사능이 확인된 겁니다.
시간당 2천 밀리시버트의 방사능은 지난 2011년 5월, 후쿠시마 원전이 녹아내린 뒤 불과 두 달 뒤에 측정된 방사능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1밀리시버트는 성인에게 1년간 허용된 방사능 한계치로, 이 정도의 초고농도 방사능은 방호 복장을 갖춘 작업원들도 8분 이상 일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특히 원전 3호기는 우라늄 235보다 20만 배 이상 독성이 강한 플루토늄이 들어 있어 다른 후쿠시마 원전보다 훨씬 위험합니다.
앞서 도쿄전력은 지난 7월 23일 후쿠시마 원전의 지하 오염수가 지금도 인근 바다로 유출되고 있다고 밝혀 충격을 줬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도쿄전력의 오노 본부장의 말입니다.
(오노) 지난 5월 이후 오염도가 높아졌습니다. 상당히 높은 농도의 세슘이 관측됐습니다.
도쿄전력은 바다의 오염 범위가 원전 전용 항구에 국한돼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 말을 믿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서울대학교의 서균렬 원자핵공학과 교수가 한국의 SBS 방송에 나와 밝힌 말입니다.
(서균렬) 도쿄전력이 원전 전용 항구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말하는 건 희망 사항일거고요. 일단 나가면 통제 불능이죠. 거기서부터는 3차원적으로 퍼져갈텐데...
오염수의 바다 유입은 해양 생태계가 오염됐다는 뜻입니다. 이 때문에, 지역 주민들을 포함해 일본 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면서 한국에서도 방사능 공포가 일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인터넷에선 일본 방사능 피해와 관련해 출처 없는 사진과 확인되지 않은 글이 일파만파 퍼지며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한 서울 시민의 말입니다.
(시민) 너무나 무섭습니다. 한국인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요.
실제로, 한국 시장에서 일본산 수산물은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수입과정에서 다른 국가 수산물보다 2배 많은 표본을 추출해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합니다. 서울 시민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시민) 일본산이라고 하면 먹기가 왠지 꺼려져요. 방사능 바다에서 잡았다고 생각되니까요. 검사를 제대로 했는지도 의문이구요.
현재 일본 8개 지역에서 생산하는 수산물 77개 품목은 한국 내 수입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나머지 수산물 140종에 대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매주 방사능 측정검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사고 이후 현재까지 만 2,500여건을 검사했는데, 이 가운데 방사능 물질이 검출된 것은 130건입니다. 기준치를 넘은 것은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초고농도 방사선 수증기가 한국에까지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일본의 방사능 수증기가 방출됐다고 보도된 이후 한국의 환경 방사선과 방사능을 감시한 결과, 이상 증가현상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장기적 피해 우려 부분에 대해서는 "사고 원전에 대한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대응 수준에 달렸지만, 지난 2011년과 같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 매체들은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북한 지역에서 검출된 방사성 물질 농도를 공개하며 해조류를 섭취하거나 맥주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북한 의학과학원의 한동일 교수는 "탄산단물과 맥주 같은 음료수를 많이 먹어 몸에 들어온 방사성 요오드를 배출하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최악의 대기질로 고통 받는 중국이 오히려 환경산업의 '황금기'를 맞고 있다고 중국 관영 신화망이 보도했습니다. 신화망은 중국 국무원이 최근 '대기오염 예방을 위한 10개 조치사항'을 발표했으며 주무부처인 환경부도 '대기오염 방지 행동계획'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환경부는 오염 방지 행동계획에 대한 투자규모가 1조 7천억 위안, 미국 돈 27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습니다. 환경부 측은 대기오염과 함께 환경오염의 양대 축을 구성하는 수질오염 문제도 적극 대처하기 위해 지표수의 '환경질량표준'을 변경하고 '수질오염 방지 행동계획' 제정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신화망은 이런 천문학적인 규모의 환경투자 예산은 자본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내국인 전용 주식시장에서 환경부문 성장률이 38%에 달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렇지만, 중국 관영매체의 이런 보도에는 최대 난제 중 하나로 떠오른 환경문제를 시급히 개선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보는 중국 정부의 속내가 반영돼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석탄 등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중국의 에너지 소비구조와 높은 경제성장률 유지를 위해서는 계속 '굴뚝산업'을 돌려야 하는 것이 중국의 현실인 만큼 중국이 녹색산업의 '황금기'를 맞고 있다는 표현은 과장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 북극 바다얼음에 '60조 달러'의 가격표가 붙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이 녹아 메탄가스가 방출돼 각종 피해가 발생하면 전 세계가 부담할 수도 있는 비용입니다. 미국의 과학 잡지 네이처가 실은 최신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북극권 변화의 영향은 '경제적 시한폭탄'이며, 동시베리아해의 바다얼음만 녹아도 피해액이 전 세계 경제규모에 육박하는 60조 달러가 될 전망입니다. 지난해 9월 북극해 바다얼음 면적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1970년대에 비해 40% 수준이었습니다. 2020년이면 여름에 북극해 바다얼음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바다얼음이 줄어들면 해수온도가 높아져 메탄이 방출됩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0배 이상 강력한 온실가스입니다.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2035년이면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2도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200년까지 이 추세가 계속되면 치르게 될 비용이 400조 달러나 됐습니다. 메탄 방출에 따른 피해의 80%는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등 가난한 개발도상국에 돌아갈 것으로 추정됩니다. 연구진은 전 세계가 이러한 '보이지 않는 위험'에 무감각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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