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환경이다-70] 한반도의 멸종위기 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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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반도의 멸종위기 생물을 들여다봅니다.

('따오기' 동요)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따옥 따옥소리 처량한 소리 떠나가면 가는 곳이 어디메이뇨 내 어머니 가신 나라 해 돋는 나라...

많은 한국인이 어렸을 적에 자주 불렀던 동요 '따오기'입니다. 예전에는 이렇게 마을이나 산과 들, 강에 있는 동물이나 식물을 소재로 만들어진 노래가 많았죠? 그만큼 따오기가 주변에 많고 한국인과 가까운 새였습니다.

이 노래처럼 한국인에게 친근했던 따오기는 1979년 이후로는 한국에서 발견된 적이 없답니다. 따오기처럼 한국 동요나 동화 속에는 나오지만 이제는 그림책에서나 만날 수 있게 된 동물들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따오기를 포함해 이름만 들어도 제법 친근하게 느껴지는 조류, 양서 파충류, 어류 등이 최근 한국의 국립생물자원관에서 펴낸 '멸종위기종 적색자료집'에서 발견됩니다. 자료 발간에 직접 참여한 국립생물자원관 오현경 연구사의 말입니다.

오현경

: ‘적색자료집’은 멸종위기종 지정 관련에 필요한 기초정보를 수록한 국가멸종위기종 총서입니다. 한국의 경우는 그동안 적색자료집이 없었습니다. 그동안에도 멸종위기종에 처한 생물종의 보전을 위해서 법종 보호종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일을 비롯한 노력을 해왔는데요, 221종만으로는 보호관리가 미흡하기 때문에 이번에 세계자연보전연맹의 지정지침에 따라서 적색목록을 선정하고 자료집을 발간하게 됐습니다. 이번에 적색자료집을 발간하면서 조류 중에 따오기, 원앙사촌, 크낙새는 지역절멸, 즉 한국에서 완전히 사라졌다라고 선언했습니다.

‘적색자료집’이라는 명칭은 세계자연보전연맹이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의 상태를 알리기 위해 빨간색 표지의 책자에 멸종위기종을 수록한데서 유래됐는데요, 이번에 발간된 적색자료집에는 조류 95종, 양서·파충류 43종, 어류 76종 등 모두 214종에 대한 평가 결과가 수록됐습니다.

예를 들어, 따오기는 19세기 말까지는 전국에서 관찰됐으나, 1979년 이후 자연 상태에서 관찰기록이 없고 원앙사촌은 전 세계에 표본이 3점밖에 없습니다. 1916년 낙동강에서 채집된 이후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 딱따구리의 일종으로 북한에서는 ‘클락 클락’ 운다고 해서 ‘클락새’로 불리는 크낙새는 경기도 광릉에서 번식했지만, 1981년 이후 관찰기록이 없습니다. 물고기 ‘종어’는 1930년 전후까지 한강, 임진강, 금강에 서식했으나, 1970년대 이후 절멸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밖에 위급 5종, 위기 36종, 취약 50종 등 모두 91종이 멸종우려 범주로 평가됐습니다.

오현경 연구사는 현재 한국 정부가 멸종위기종을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기종 보호 노력을 널리 전파하고,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오현경

: 한국에서는 환경부에서 야생동식물보호법에 근거해 멸종위기종을 법으로 지정해서 보호관리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221종이 지정돼있는데, 이들 종에 대해서 매년 분포, 서식 실태를 모니터링하고, 또 위험요인을 분석해서 종별로 보존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서식지에서 자생능력이 없거나 보존이 특별이 필요한 종들의 경우에는 증식복원계획을 수립해서 이들 종의 인공증식기술을 개발해 지속적으로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민족적, 정서적 가치를 가진,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반달가슴곰의 경우가, 저희가 오랫동안 복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은 멸종위기종에 대한 과학적 정보가 부족해 멸종위기종을 지정하고 관리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국립생물자원관 측은 이번에 한국 최초로 멸종위기종의 분포, 서식지, 개체수 현황과 위협요인 등을 수록한 적색자료집이 발간됨에 따라 멸종위기종을 보호하는 과학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지금 세계 각국은 멸종위기종을 선정해 국가 차원의 적색자료집을 발간한 후 자국의 멸종위기종 관리 총서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일본은 1991년에 적색자료집을 발간하기 시작한 후 2000년부터 개정판을 발간했습니다. 북한은 유네스코의 지원을 받아 2002년 척추동물, 2005년에 식물에 대한 적색자료집을 발간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따오기처럼 언제나 가까이에 있을 것만 같던 새, 물고기 등이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사라져 가고 있는데요, 이제는 인간과 동물이, 그리고 자연이, 함께 사는 터전으로서의 한반도와 지구를 잘 가꾸고 보호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시점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한국 경기도 평택시내 2개 미군기지 주변 토양에서 미량의 다이옥신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평택 시는 "검출된 양이 극히 적어 미군기지 내 고엽제 매립의 영향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평택 시는 지난 6월 15일 여러 시민단체와 함께 미군기지 2곳 4개 지점에서 하수 시료를 채취했습니다. 또 같은 달 22일 역시 캠프 험프리스 주변 3곳과 에어베이스 주변 2곳 등 5곳에서 토양 시료를 채취해 하수 시료와 함께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보내 카드뮴과 수은, 납, 다이옥신 등의 함유 여부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최근 시에 통보된 보건환경연구원의 분석 결과 하수 시료의 경우 하천 수질 등급 기준으로 '좋음' 또는 '보통' 판정을 받았으며, 중금속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 세계은행은 최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와 술라웨시 섬의 지열발전 확장사업에 3억 달러의 차관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세계은행은 이번 지원은 인도네시아가 깨끗하고 환경친화적인 에너지 수급을 늘리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인도네시아 국영석유회사 페르타미나의 자회사인 페르타미나 지열에너지와 협력 사업으로 제공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세계은행은 1억7천500만 달러를 국제부흥개발은행 차관으로, 1억2천500만 달러는 청정기술기금에서 장기적으로 낮은 이자율의 융자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