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강, 낙동강, 금강 등 한국 전 지역에 확산 중인 녹조를 들여다봅니다.
한국의 한 방송사에서 헬기를 타고 한반도 동남쪽의 낙동강을 둘러봅니다. 낙동강을 따라 녹조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녹조란 강, 호수, 하구 등에서 조류나 엽록소를 가진 세균이 급격히 번성하고 죽으면서 산소가 고갈되고, 또 이들이 내놓는 여러 독성 물질로 동물들이 죽고 물의 냄새나 맛이 나빠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한국 환경부는 최근 낙동강 수질을 검사한 결과 중상류인 낙단보에서 ㎖당 7만여 개, 최상류인 상주보에서도 ㎖당 2천 개 정도의 남조류 세포가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환경부는 또 당분간 섭씨 25에서 30도의 기온이 이어져 낙동강의 녹조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조류주의보가 내려진 한강 팔당댐에서는 처음으로 남조류로 인한 독소물질이 검출됐습니다. 조류는 광합성에 사용하는 색깔에 따라 녹조류와 규조류, 갈조류, 남조류 등으로 분류됩니다. 이 가운데 남조류의 일종인 아나베나와 마이크로시스티스는 생존 경쟁 과정에서 독성물질을 배출합니다. 경희대학교 생물학과 이기태 교수의 설명입니다.
(이기태) 개체군의 수가 급격히 증가를 하게 될 때 이들은 서로 상대방을 제어하는 경쟁의 의미로서도 소위 이런 독소물질을 분비할 수 있습니다.
팔당댐 안 광역취수원 원수에서 검출된 마이크로시스틴은 리터당 0.107마이크로그램입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 음용수 기준치 10% 수준의 극미량입니다. 서울시는 그러나 정수된 수돗물에서는 독성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시 권기욱 물 관리 정책관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말입니다.
(권기욱) 생성된 수돗물에서는 독성이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활성탄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독성은 충분히 제거되는 것으로...
이런 발표에도 전문가들은 비가 와서 수온이 떨어지면 조류는 자연스럽게 소멸되지만, 그 뒤 미생물에 분해되는 과정에서 산소 부족으로 물고기들이 폐사하는 등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또 남조류의 독성물질이 조개 같은 무척추동물에 축적되는 만큼 민물 어패류는 익혀 먹는 게 좋다고 조언합니다.
이같이 녹조현상이 점점 심각해지자 한국 정부가 댐과 보에 가둔 물을 방류하는 비상대책을 내놓았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 홍기훈 시설관리팀 부장이 한국방송에 나와 밝힌 말입니다.
(홍기훈) 3일 동안 당초 110톤씩 초당 보내는 것을 540톤씩 해서 약 1억 4천만 톤의 물이 방류가 될 예정으로 있습니다.
남한강 여주보와 이포보 두 곳의 수문도 열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방류한 물이 팔당호에 도착해 녹조 농도가 최대 절반가량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환경부는 또 이달 안에 북한강과 낙동강에 조류제거선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또 정수장 조류 제거에 필요한 활성탄을 20일분 비축하고 수질 검사도 매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윤종수 환경부 차관이 기자회견장에 나와 밝힌 말입니다.
(윤종수) 활성탄 소요비용에 대해서 국가가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북한강과 금강 유역의 가축분뇨처리장과 폐수배출업소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오염물질 유입도 줄이기로 했습니다.
정부가 이렇게 대책마련에 고심하는 가운데, 녹조현상의 기세는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하천에 황토를 뿌리고 댐의 방류량을 늘리는 등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으며, 실제 녹조를 관리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대한하천학회는 녹조문제 해결을 위해 4대강 보 16개의 수문을 모두 열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들 단체들은 또 지난 2010년 총리실 산하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낙동강 등에 조류가 발생할 것을 예상하고 조류관리를 위한 체계(시스템)와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3년이 지나도록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후속대응 성격의 조류예보제를 조류경보제로 바꾸고 한국 실정에 맞는 독성기준을 마련하는 등 녹조 문제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 수립에 나서라고 요구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한국 대학생들이 섬지역의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 농업용 빗물저장방식을 제안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부경대학교는 환경공학과 김민석, 김진우, 정종훈, 허동원 씨가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가 마련한 사업에서 '농업용 빗물저장방식'을 소개해 최우수상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방식은 상수도 시설이 없는 도서지역에 마을 단위로 빗물을 저장하고 공급하는 물탱크와 수로관을 설치해 가뭄 때 이용하는 것입니다. 저장된 빗물을 공급하는 펌프는 태양광발전을 이용합니다. 이 방식은 현재 주택 등 소규모 시설에 이용되는 빗물저장방식을 지역단위로 확대해 적용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들은 경상남도 통영 욕지도의 유동마을에 이 방식을 적용한 모형을 만들어 실험했습니다. 이 지역 강수량과 필요한 농업용수의 양을 고려해 980㎥ 용량의 물탱크 3개를 마을 고지대에 설치하면 가뭄피해를 1년에 절반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 방식은 많은 예산이 필요한 상수도 시설보다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섬 지역에 농업용수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 죽은 나무들이 기후 변화를 일으키는 메탄가스의 새로운 주요 배출원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미국 예일대학교 연구진은 코네티컷 주 북동부의 예일 마이어스 숲에서 채취한 죽은 나무 60그루의 시료를 분석한 결과, 메탄 함유 농도가 주변 환경에 비해 8만 배나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지구물리학연구지 최신호에 발표했습니다. 정상적인 대기 중 메탄 농도는 2ppm 미만이지만 분석된 나무 속의 메탄 농도는 무려 1만5천ppm이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연구진은 "이 정도의 농도라면 불이 붙을 수 있을 정도"라면서 "이런 현상을 일으키는 조건은 전 세계 숲에서 공통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중요한 온실가스 배출원을 새로 발견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들이 예일 숲의 고지대에서 측정한 죽은 나무들의 메탄 배출량은 헥타르 당 연간 약 150ℓ의 휘발유를 연소하는 것과 맞먹는 양입니다. 연구진은 "이런 연구 결과를 지구 전역의 숲에 적용해 추론한다면 나무들이 배출하는 메탄이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의 10%를 차지하는 셈"이라면서 "지금까지 이런 메탄 배출원이 존재하는지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연구 결과 북미 지역에 흔한 붉은단풍이 메탄 농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떡갈나무나 자작나무, 소나무 역시 메탄을 많이 방출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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