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중국 톈진 폭발사고의 영향을 살펴봅니다.
(톈진항 폭발음)
'핵폭탄이 터진 줄 알았다'는 중국 톈진항의 최근 대형 폭발 사고 현장 음 들으셨는데요, 주요 외신의 동영상을 보면 사고 현장은 마치 폭격을 맞은 전쟁터 같은 모습입니다. 인명피해가 계속 늘어 사망 실종자 수가 이제 200명을 넘었습니다.
폭발 사고도 문제지만 창고에 보관 중이던 독극물이 유출된 게 더 큰 문제입니다. 며칠 전 중국 당국은 독성화학물질인 시안화나트륨의 유출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시안화나트륨은 산이나 이산화탄소와 반응하면 시안화수소를 발생시키는데, 시안화수소는 나치수용소에서 포로학살에 사용된 독가스입니다. 시안화나트륨은 10kg 정도면 2,000명에 가까운 인명을 살상할 정도로 치명적입니다.
때문에 중국 당국은 폭발 중심부에서 반경 3km 내에 긴급 소개 령을 내리고, 중국 재난 당국이 사고 현장에 특수부대와 무장 경찰을 투입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일단 격리 구역 이외의 지역에서 공기와 물의 오염은 없는 상태라고 발표했습니다. 톈진 환경 당국 관리의 말입니다.
(톈진 관리) 일단 현재로선 폭발이 일어난 환경이 주민들에게 어떤 나쁜 영향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국 언론은 그러나 대기를 통한 독극물 확산 위험성을 계속 지적하고 있습니다. 중국 중앙텔레비전 (CCTV) 기자의 말입니다.
(중국 CCTV 기자) 이곳 폭발 현장으로 들어온 지 3분 만에 피부가 가렵고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국제적 환경단체인 그린피스 역시 사고 현장에 비가 내리면 화학 작용이 발생해 위험이 커지는 만큼 주민 대피구역을 현재 반경 3km에서 5km로 확대하라고 중국 당국에 촉구했습니다. 그린피스의 독극물 담당 간사인 에릭 류 씨의 말입니다.
(에릭 류) 그린피스는 주민 대피구역을 5km로 늘릴 것을 조언합니다. 왜냐면 지금까지 현장에서 어떤 종류의 화학물질이 폭발되고 유출됐는지 전부 다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들 화학물질 간 상호작용이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혹은 이들 물질이 매우 위험한 화학오염을 발생시켰는지도 자세히 모릅니다. 이런 이유로, 저희 단체는 폭발 현장에서 최소한 반경 5km는 대피구역으로 하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 지역에서 어떤 독극물, 어떤 물질들이 있었다는 것은 모르는 상태입니다. 존재가 확인된 것은 시안화나트륨뿐입니다. 다른 가스 형태의 맹독성 물질이 있는 지 여부는 중국 정부가 제대로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반도도 충분히 그 피해지역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습니다. 때마침 지난 주말에는 서울과 인천 지역에 초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돼 긴장을 가중시키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반도까지 영향을 줄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견해를 나타냈습니다. 미세먼지 주의보도 중국과는 연관성이 없다는 설명입니다. 기상 정보 제공 회사인 '케이웨더'의 반기성 센터장이 17일 YTN 방송에 밝힌 말입니다.
(반기성) 일단 어제 수도권 지역, 충남 일부 지역으로는 초 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됐죠. 여름철로써는 상당히 드문 현상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한반도를 보면 15일부터는 공기가 매우 정체된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안개가 상당히 짙게 끼었습니다. 그렇게 되면서 미세먼지가 축적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케이웨터 공기센터에서는 그렇게 보고 있고요. 그리고 이제 말씀하신 어제 저녁 무렵에 수도권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죠. 이 비는 중국으로부터 이동을 해 온 비구름에서 내린 게 아니고요. 한반도 상공에서 만들어진 겁니다. 그러니까 대기불안정으로 만들어진 소낙성 비였거든요. 따라서 톈진의 화학성분이 한반도에 영향을 준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한국 환경부도 17일 설명 자료를 내고 "기상 상황, 지역적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사고 오염물질의 한국 내 유입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환경부는 "톈진은 수도권과 직선거리로 800㎞ 떨어진 북서쪽에 위치하고, 시안화나트륨은 공기보다 무거워 대기를 통한 원거리 이동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톈진은 북위 39.1도, 동경 117.2도로 북한 평양과 비슷한 위도에 있습니다. 환경부의 전권호 사무관이 한국의 채널A 방송에 밝힌 말입니다.
(전권호) 시안화나트륨은 공기보다 무거워 800Km 넘게 날아서 한반도로로 유입될 수 없습니다.
환경부는 "톈진 폭발 사고 이후 바람 방향은 주로 남서풍·동풍 계열이 우세해 대부분 한반도의 영향권 밖인 만주 쪽으로 이동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사흘 동안에도 사고 지역에서는 바람 방향이 남서풍으로 예측돼 한반도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백령도 집중측정소에서도 사고 이후 6개 대기 오염물질, 즉 미세먼지,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등의 변화를 관측하고 분석했으나 특별한 이상 징후는 없었습니다.
전문가들도 사고 당일과 며칠 간 바람의 방향, 인근 기류, 폭발 효과에 따른 소멸 등을 감안할 때 적어도 이번 사고로는 '중국 발 오염물질'이 한반도에 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진단했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여름에는 남동풍이 불기 때문에 바람이 남동쪽에서 한반도로 온다"며 "한반도 북서쪽의 중국에서 바람을 타고 오기는 힘들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사고 당일인 12일 밤 10시부터 13일 밤까지 현지에서는 초속 1∼4m의 남풍, 남남서풍이 불었다"며 "이는 남쪽에서 남서 방향으로 바람이 이동한 것으로, 사실상 한반도의 반대 방향에 가까운 쪽으로 이동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홍콩의 채소업계는 중국 톈진에서 생산된 채소의 수입을 일시 중단했습니다. 홍콩 채소상인 연합회인 소채동업연회는 최근 톈진 항 폭발사고 후 유독성 화학물질 유출이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짐에 따라 톈진에 등록된 채소 공급업체 7곳으로부터의 채소 수입을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홍콩 식품당국인 식물안전센터 역시 톈진에서 식품이 수입되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중국 당국과 접촉하고 있으며 유해 식품이 발견되면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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