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근 잇달아 분화하는 일본의 화산과 한반도에 미칠 영향을 들여다봅니다.
(화산 분화 동영상)
일본 규슈 가고시마의 활화산 사쿠라지마가 최근 폭발적으로 분화하는 장면입니다. 엄청난 화산재를 쏟아내자 많은 시민이 눈과 입, 코 등을 가리고 뛰어갔습니다. 사쿠라지마 화산은 그 다음날도 활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일본 매체의 동영상을 보면 주차한 자동차는 온통 화산재로 뒤덮였습니다. 손으로 쓸면 화산재가 시커멓게 묻어나옵니다. 길가 곳곳에도 손으로 가득 퍼 담을 수 있을 정도로 화산재가 수북이 쌓였습니다. 가고시마 시민의 말, 들어보시죠.
(주민 1) 화산재가 묻을까봐 비옷을 사 입었어요. 분화 소리로 귀가 얼얼해요.
19일에도 하늘을 제대로 쳐다볼 수 없을 정도의 굵은 화산재가 계속해서 곳곳에 떨어졌는데요, 설상가상으로 화산재가 바람을 타고 도심으로 날아갔습니다. 시 당국은 60여 대의 청소차와 살수차를 동원해 도로 등에 쌓인 화산재 청소 작업을 벌였습니다.
(주민 2) 19일 아침이 됐는데도 이렇게 화산재가 쌍여있는 상황이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엄청나네요.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얼굴가리개로 코와 입을 가리지 않으면 걷기 힘들 정도입니다. 시민들의 모습에서는 불안감을 지울 수 없습니다.
(주민 3) 이렇게 폭발이 있으면 언제 또 큰 것이 올까 불안합니다.
사쿠라지마 화산은 올해 벌써 500여 차례나 분화가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높이 5천 미터 급의 폭발적 분화가 일어난 건 18일이 처음입니다. 이 높이는 가고시마 기상대가 관측을 시작한 1955년 이래 가장 높은 것입니다. 앞서, 사쿠라지마는 99년 전인 지난 1914년 대규모 분화가 일어나 많은 인명피해가 났고, 이때 용암이 흘러내려 육지와 연결됐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규모 용암이 쏟아져 나올 징조는 없다는 게 일본 기상청의 분석입니다. 다만 지하에서 마그마의 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본 화산 폭발 소식에 한국의 인터넷 방문자들은 "일본 화산 폭발, 일본에 자연 재해 이제 너무 무섭다" "일본 화산 폭발, 한반도에는 영향 없을까" "일본 화산 폭발, 이젠 여행가기도 무서워"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분화지가 한국에서도 가까운 곳이라 경상남도, 전라남도가 일부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사건으로 한국에서는 백두산 폭발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지진조사당국인 지진대 소속 '화산 연구부'의 양 킹푸 주임은 얼마 전 2004년부터 2005년 사이에 백두산에서 지진을 포함한 비정상적인 움직임이 감지됐지만, 이후에는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었다면서 가까운 미래에 분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반면, 지난해에는 일본 도호쿠대의 다니구치 히로쓰미 명예교수가 백두산이 20년 안에 분화할 확률이 99%이며, 백두산 분화 규모가 화산폭발지수 4나 5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화산폭발지수는 0부터 8까지 9단계가 있는데, 숫자가 1 올라갈 때마다 폭발력이 대체로 10배 커집니다. 1980년 세인트헬렌스 산 분화는 화산폭발지수가 5였고, 2011년 아이슬란드 분화는 4였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백두산에서는 천 년 전인 십 세기에 인류 역사상 기록적인 대폭발이 일어났는데요, 터져 나온 용암은 백두산 전역을 뒤덮고, 화산재는 일본 홋카이도까지 날아가 지표면에 두껍게 쌓였습니다.
또다시 대폭발이 발생하면, 그 피해가 어느 정도일지 한국 기상청이 천 년 전 폭발규모를 가정한 실험 결과를 지난 2011년에 내놓아 주목을 끌었는데요. 용암은 주변 반경 15km를 뒤덮고, 마그마에서 나오는 암석 파편은 주변 60km까지, 화산 진흙과 물이 섞인 '이류'는 강을 따라 180km 까지 흘러갈 거라는 예측입니다. 당시 이덕기 기상청 지진정책과장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말, 잠시 들어보시죠.
(이덕기) 용암이나 홍수 등 직접적인 피해는 북한, 중국 등 백두산 주변에만 한정되며 남한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문제는 화산재입니다. 북풍이 부는 봄철에 터지면 한반도 대부분 지역에 피해를 줄 것으로 보입니다. 천지에 가득 담긴 물 때문에 폭발력이 더욱 커지면 화산재로 인한 항공대란은 물론 지구 전체의 기온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후덥지근한 8월 서울의 기온이 내내 섭씨 25~33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습도가 높아 밤에도 기온이 쉽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폭염은 적고 열대야는 극심한 날씨가 이어진 것입니다. 기상청은 8월 들어 서울에서 열대야 현상이 발생하지 않은 날은 10~11일 밤사이 24.2도를 기록한 한 차례였다고 밝혔습니다.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를 웃도는 열대야는 8월에만 17일까지 15차례 일어났습니다. 지난 6일엔 최저기온이 23도를 기록했지만 하늘이 어두컴컴해지고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50㎜의 강한 소나기가 내린 낮 시간대에 일어난 것입니다. 이날 밤 사이 최저기온은 다시 27도로 높아져 열대야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반대로 낮 최고기온이 폭염주의보 기준선인 33도를 넘은 것은 서울에서 지난 11일 하루뿐이었습니다. 7~8월 35도 이상의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남부지방과 달리 49일간의 긴 장마 후에도 소나기가 이어진 서울과 중부지방의 낮 기온은 크게 오르지 않은 것입니다.
-- 태국 북부 치앙라이에 사는 팟 차이웡 씨는 30여 년간 메콩 강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가족을 먹여 살렸지만 요즘 들어 빈 그물만 걷어 올리는 날이 늘고 있습니다. 중국이 메콩 강 상류에 댐을 짓고 수량을 인위적으로 조절한 탓에 물고기 수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댐이 메콩 강에 일으킨 변화는 시작일 뿐이라고 경고합니다. 2030년까지 메콩 강에는 댐 71개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특히 라오스가 현재 메콩 강 하류에 건설 중인 사야부리댐이 2019년 말 완공되면 어획량이 2030년까지 적어도 2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4800㎞ 길이의 메콩 강 본류는 중국과 미얀마·라오스·태국·캄보디아·베트남 등 6개국을 지나 남중국해로 흘러 들어갑니다. 약 6000만 명이 메콩 강변에서 농사를 짓거나 강에서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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