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세계적인 물 부족 문제를 들여다봅니다.
(아프리카 가뭄 보도)
방금 들으신 한국 방송의 보도처럼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 등 동부 아프리카 지역이 몇 십 년 만에 찾아온 올해 가뭄으로 최악의 인도적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극심한 가뭄과 이에 따른 물 부족으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은 앞으로 나빠지면 더 나빠지지 별로 좋아지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2025년에는 세계인구의 절반가량이 물 부족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잇달아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 미래연구 연구소인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최근 기후변화와 지속 가능한 개발, 깨끗한 수자원 확보 등 15개 세계 도전과제에 대한 평가를 담은 2011년 유엔 미래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보고서는 "현재 전 세계 8억8천400만 명이 깨끗한 물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26억 명이 안전한 공중위생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전 지구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지하수면의 하강과 수자원 고갈 문제로 인한 위기의식으로 '피크 워터'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었는데요,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제롬 글렌 사무총장의 설명, 한번 들어보시죠.
제롬 글렌
: Well, peak water is similar to the idea of peak oil...
(더빙) ‘피크 워터’란 ‘피크오일’의 개념과 유사합니다. 아시다시피, 피크오일이란 석유 생산이 정점에 도달하면서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거죠. 현재 지구상에 있는 물은 대략 10억 명 정도에게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인데, 세계인구가 올해 70억 명 정도 되다보니, 적정 수준이상으로 과도하게 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물을 하도 많이 뽑아 써서 지난 몇 년간 지하수면이 급격하게 내려갔습니다. 특히 인도와 중국에서 심합니다. 일 년에 무려 1미터에서 3미터 가량 내려갔습니다.
글렌 사무총장은 "2025년에는 기후변화, 인구증가 1인당 물 수요 증가 등으로 세계인구의 절반은 연간 1인당 물 사용량이 1천㎥에 못 미치는 물 부족 상황에서 생활할 것"이라면서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실행 가능한 조치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그 답은 농업기술 개발과 분별있는 환경 이용입니다. 유엔환경계획과 국제물관리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공동 보고서에서 “지금과 같은 영농 방식과 도시화 확대, 식생활 방식이 지속되면 2050년에 세계 인구 90억 명을 부양하기위해 증발산량기준으로 농업용수가 현재의 7천130㎦보다 70-90% 늘어나야한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현재 집약농업지대의 많은 지역이 물 공급이 “더 이상 늘어날 수 없거나 이미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중국 북부와 인도의 펀잡 지방, 미국 서부도 여기에 해당된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처럼 언제나 많은 수확량을 올리려 하고 농지를 넓혀가는 영농 방식은 파멸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이야깁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농업생산량을 증가시키고 기아를 막으면서도 환경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기술 혁신과 함께 친환경적인 영농 방식을 유도할 수 있는 교육 역시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합니다.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제롬 글렌 사무총장은 구체적으로 해수농업이야말로 물 부족 위기를 완화시킬 방법이라고 주장합니다.
제롬 글렌
: We can try to switch as much of our agriculture from fresh water agriculture...
(더빙) 민물을 사용하는 농업방식을 바닷물을 직접 사용하거나 민물로 만들어 이를 이용해 작물을 재배하는 일을 시도해야합니다. 전 세계가 심각한 물 부족에 시달리는 오늘날 지구 전체 표면의 70%이상을 차지하는 바닷물을 사용하면 되는 겁니다. 게다가 이런 농법을 통해 바이오연료용 작물을 확보하거나 제지용 펄프작물을 기를 수 있는 데다 식물 생장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등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글렌 사무총장은 이밖에도 빗물로 농사를 짓고 유전공학을 통해 가축사육 없이 식용 고기를 배양하는 등 식량에 대한 새로운 농업적 접근이 필요하며, 생산량이 많고 가뭄을 잘 견디는 작물의 개발 등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인류가 당면한 최대의 위기, 물 부족을 헤쳐 나갈 해법을 함께 풀어야 할 시점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올해 여름철 북극 해빙 면적이 사상 최소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한국 기상청은 올해 북극 해빙의 면적이 지난 7월 중순 이후 급격히 감소해 오는 9월 사상 최소값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극 해빙 면적은 보통 3월에 최대 크기에 도달한 뒤 9월에 최소를 나타냅니다. 올해의 경우 지난 3월 둘째 주에 최대 면적을 기록했는데 최근 9년 간 평균치보다 작았습니다. 북극 해빙은 이후 줄어들기 시작해 8월 둘째 주 현재 평년 대비 48만8천km 정도 작아진 상태입니다. 48만8천km는 한반도의 2배가량 됩니다. 북극 해빙의 면적 변화를 3∼4주 정도 선행해 알 수 있는 해빙 표면의 거칠기가 지난 7월 중순 이후 급격히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오는 9월 북극 해빙 면적이 역대 최소값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청은 전망했습니다. 국립기상연구소 관계자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북극 해빙 면적이 점점 작아지는 추세에 있지만 올해 특히 작아지는 구체적 원인을 알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 폐기물 처리업체, 레미콘 공장 등 100여개 공장이 밀집된 한국 경기도 고양시의 한 마을에서 암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해, 고양시가 원인 조사에 나섰습니다. 고양시는 최근 일산동구 식사동 견달마을 주민들이 '2003년부터 암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이를 조사해 달라는 민원을 냈다고 밝혔습니다. 견달마을 주민들은 2003년부터 최근까지 전체 27가구의 3분의 1인 9가구서 암 환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중 7명은 폐암, 1명은 후두암 환자로 주로 기관지와 관련된 환자라고 설명했습니다. 주민들은 마을로부터 반경 1㎞ 이내에 건설폐기물 처리업체와 레미콘 공장 등 100여개의 공장이 밀집돼 있어 암 발생과 이들 업소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대기오염 물질 배출업소에 대한 조사와 대기 오염 정도 측정, 암 발생이 늘어난 사유 등을 시에 요구했습니다. 이에 따라, 시는 마을 주변 폐기물 처리시설 등 위해시설을 파악하고 대기오염 물질 배출업소에 대한 점검과 대기오염 정도를 측정할 계획입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