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세계 최대의 수력발전소인 중국 싼샤댐을 들여다봅니다.
(싼샤댐의 방류 소리)
세계적인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에 나온 중국 양쯔 강 싼샤댐의 방류 소리입니다. 만리장성 이래 최대 역사라고 불리는 이름에 걸맞게 그 규모가 엄청납니다. 댐의 길이는 2309m, 높이는 101m에 달합니다. 댐의 폭은 최대 115m, 최소 40m입니다.
17년간의 대공사 끝에 지난 7월에 완공된 싼샤댐 건설로 중국은 세계 최대의 수력발전량인 22.5기가 와트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 발전량은 파키스탄이나 스위스의 전체 발전량보다 많습니다.
이 싼샤댐이 인근 산사태 위험으로 댐 부근 주민 수 만여 명이 이주해야 할 운명에 처하면서, 세계 주요언론의 집중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싼샤댐 건설로 수몰된 고향을 떠나야했던 130만 주민 가운데 수만 명이 싼샤댐 부근 산사태 위험을 피해 10년 만에 다시 이주해야 할 상황입니다.
싼샤댐 부근의 황투푸 마을의 주민 가운데 2만여 명은 이주 보따리를 다시 싸라는 중국 당국의 명령에 아무런 항의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1998년 이 곳에 재정착했다는 한 주민이 AFP 통신에 밝힌 말입니다.
(지역 주민) 댐 주변의 지역 주민에게 보상이란 게 전혀 없습니다. 산사태와 같은 지질학적 위험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었는데도 말입니다. 제 경우는 벌써 한 달째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현지 언론인 중궈광보왕의 보도에 따르면, 잇따른 폭우로 댐의 수위가 최대 175m까지 오르면서 산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여름에는 홍수를 우려해 댐 수위를 30m 낮추고 겨울에는 다시 수위를 높이는 등 수위 조정으로 댐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지반이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한 곳에 서있는 사람을 밀었다가 당기면 안전성이 약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설명입니다.
싼샤댐 부근에서 산사태가 나면 주변에 살고 있는 수십만 주민의 집을 휩쓸고 지나가게 됩니다. 중국은 당국은 산사태로 인한 사망자 통계를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관영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2007년 한해에만 이 댐 주변에서 최소한 48명이 산사태로 숨졌습니다. 중국의 환경운동가인 첸종슌 씨가 로이터 통신에 한 말입니다.
(첸종슌) 댐 저수지의 구조물로 산비탈의 지반이 급격히 약해졌습니다. 양쯔 강을 따라 건설된 여러 도시도 이 같은 산비탈에 지어졌습니다. 산의 지반이 불안정하면 주민들이 맘 놓고 살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지역 주민들은 날마다 걱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싼샤댐 주변 지역은 산사태에 너무나 취약합니다.
싼샤댐은 주민들의 재이주를 강요하는 이외에도 수질 오염의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민간단체인 ‘인터내셔널 리버스’에 따르면 수백 개의 공장과 광산, 그리고 쓰레기 더미들이 수년간에 걸쳐 물 아래로 가라앉았고, 댐 부근에 도시들이 성장해 댐에 버려지는 쓰레기양은 지난 2000년부터 2005년까지 5년간 두 배로 늘었습니다.
현재 싼샤댐의 어종은 크게 줄고 있고 댐 안에 고인 물은 썩어 들어가 하류로 썩은 물을 흘려보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미 '싼샤댐 효과'가 양쯔 강의 하구인 창장 삼각주와 상하이까지 흘러내려오고 있다고 영국의 BBC방송은 전하고 있습니다. 중국 쓰촨대학의 한 환경학과 교수도 싼샤댐으로 인해 양쯔 강의 물 흐름이 느려져 자정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 것도 수질 오염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썩은 물' 방류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심각해 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양쯔 강의 하류는 황해 남부와 동중국해로 통하므로 이 지역의 해수 오염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이에 대해 싼샤댐 운영부 관리인 천 루이 씨는 “댐 주변의 발전이 50∼100년 가속화 됐다”고 주장하고 "싼샤댐 건설이 없었다면 주변 마을 주민들은 깊은 산 속에 처박혀 가난을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해명합니다.
중국 관리들의 주장처럼, 홍수 조절, 물류비용 감소, 전력 생산량 증대 등 싼샤댐이 가져온 혜택은 많습니다. 하지만, 건설 추진 때부터 130만 명에 이르는 이주민과 수백 곳의 유적 수몰 때물에 논란이 됐고, 지질과 기후 변화에 따른 자연 재해 우려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가까운 예로, 2008년 쓰좐성 대지진 때는 싼샤댐이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고, 지난해 창장 중하류 지역에 닥친 50년 만의 가뭄 때도 싼샤댐이 원흉으로 지목됐습니다.
이에 따라, 지구촌은 '현대의 만리장성'인 싼샤댐이 중국의 자랑으로 남을지, 부끄러움으로 남을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100개 이상의 도시국가들로 이뤄져 6백여 년 동안 번창했던 마야 제국이 멸망한 것은 도시 건설과 농지 개간 등을 위해 울창한 숲을 마구 베어 버린 것이 큰 원인이 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 과학자들은 오늘날 과테말라 지역에 세워졌던 7개의 도시국가가 695년 붕괴한 것을 시작으로 마야 제국이 서서히 쇠망한 것은 오랜 가뭄 탓이기도 하지만 마야인이 도시 건설과 농지 개간을 위해 숲을 베어 냄으로써 가뭄이 더 악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지구물리학 연구지 최신호에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벌목이 가뭄의 전적인 원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당시 일어났던 전반적인 가뭄의 상당 부분은 이로써 설명된다"고 말했습니다. 서기 250~900년 마야 제국 전성기에는 인구가 1천900만 명 이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구진은 인구 기록을 비롯한 자료를 이용해 문명이 성장하면서 제국 전역의 우림 규모가 어떻게 줄어들었는지 재구성했습니다. 이들은 컴퓨터 모의실험으로 새로 경작된 토지가 기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한 결과 벌목이 심했던 유카탄 반도에서 강우량이 15%나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전 세계 해안 도시들의 침수 위험이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곳은 중국 상하이라는 최신 연구가 나왔습니다. 영국과 네덜란드 과학자들은 침수 취약성을 계산하는 새로운 방식을 적용해 세계 9대 해안 도시들을 평가한 결과, 경제적으로 번창한 거대 도시 상하이가 매우 가난한 도시인 방글라데시의 다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네이처 해저드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유럽 도시들은 재난을 겪어도 회복력이 뛰어났습니다. 연구진이 개발한 ‘해안도시침수취약지수’는 경제활동 수준과 회복 속도, 대피 시설 수 같은 사회적 요인, 주민들의 침수 위험 인지도, 장애인 수, 행정력 수준 등 19가지 요소를 근거로 한 것입니다. 상하이가 특히 침수에 취약한 이유는 이 도시가 강력한 폭풍에 노출돼 있고 육지가 점점 물에 잠기고 있으며 재난으로부터 회복력이 매우 적고 대피 시설이 불충분해 대비가 잘 안 돼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