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환경이다-73] 한반도의 극한기온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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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반도의 극한기온이 증가하는 원인을 들여다봅니다.

(MBC 기상보도) 밤사이 전국 곳곳에서 열대야에 가까운 기온을 보였습니다. 열대야는 아니지만 비교적 무더운 밤을 보내셨을 텐데요. 오늘 낮 시간 동안에도 무더위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주말쯤이나 되어야 기온이 다소 떨어지겠습니다. 오늘 광주의 낮 최고기온 32도, 서울도 29도로 어제만큼 덥겠고요. 전라도 일부 지역에는 폭염주의보가 계속 발효 중인 상태입니다...

절기상 입추와 말복, 그리고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처서가 지났습니다. 하지만, 방금 들으신 8월 30일자 한국 MBC의 기상 보도처럼 열대야에 가까운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잠자리 온도는 18℃에서 20℃정도인데, 25℃ 이상인 열대야가 오면 잠들기가 힘들어지죠.

이런 열대야와 하루의 최저기온이 0℃ 미만인 날의 연중 일수를 뜻하는 '서리 일수'를 포함한 '극한 기온' 관련 지표가 한반도에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흔히 전문가들은 극한 기온의 원인으로 엘니뇨와 지구온난화를 꼽습니다. 엘니뇨는 태평양의 온도가 평소보다 올라가는 것이 지속된 상태를 말하고, 지구온난화란 지표 부근의 대기와 바다의 평균 온도가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말하죠.

그런데 최근 '극한 기온' 관련 지표가 도시화의 영향으로 많이 증가한다는 주장이 한국에서 제기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건국대학교 기후연구소는 최근 '기후변화와 위기관리'라는 제목의 토론회에서 '한국의 도시화에 의한 극한기온의 변화'라는 논문을 발표했는데요, "도시 규모가 클수록 극한기온 지수의 증가, 감소경향이 명확해 도시효과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음이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논문을 작성한 건국대학교의 이승호 지리학과 교수의 말, 들어보시죠.

이승호

: 극한기온지수가 여름철 관련 지수는 증가하고, 겨울철 관련 지수는 감소했습니다. 도시지역에서 더욱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대도시지역일수록 그렇습니다. 오히려 비도시지역의 경우, 변화가 거의 없거나 도시와는 반대의 경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이런 변화의 경향이 전 지구적인 기온상승보다는 도시화에 의한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기후연구소는 한국 기상청이 1954년부터 2010년까지 57년간 발표한 일별 기온 자료를 분석했는데요, 그 결과, 온난야 비율의 증가율이 대구, 서울, 포항, 인천 등 대도시에서 가팔랐습니다. 여기서 온난야 비율은 하루 최저기온이 기준기간 내 하루 최저기온 90퍼센타일보다 높은 날의 백분율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증가율이 0.2라는 것은 10년에 2% 이상 ‘따뜻한 밤’이 출현하는 비율이 증가했다는 뜻으로, 이 수치의 평균 변화율은 대도시에서 0.202였지만 중소도시에서는 0.140, 도시가 아닌 지역에서는 0.012에 그쳤습니다.

온난일 비율의 증가율은 인천에서 0.201로 가장 높았으며 부산, 대구, 전주 등 역시 대도시에서 0.1로 비교적 증가폭이 컸습니다. 온난일 비율이란 하루 최고기온이 기준기간 내 하루 최고기온 90퍼센타일보다 높은 날의 백분율을 말합니다. 반면, 열대야는 제주와 서울, 대구 등지에서 증가 경향이 강했습니다.

겨울철과 관련한 극한기온 지수도 대도시에서 변화폭이 컸습니다.

한랭일 비율은 포항에서 가장 크게 감소했고 인천, 대구, 부산이 뒤를 이었습니다. 한랭기 지속일은 서울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고 도시 규모별로는 대도시, 중소도시, 비도시 순이었습니다.

이승호

: 도시 중에서 특히 인천에서 변화폭이 컸습니다. 반대로 도시 가운데 여수와 목포가 변화폭이 작았습니다. 그럼 무엇이 차이냐면, 인천은 1980년대 이후에 한국에서 인구가 가장 높게 증가한 곳입니다. 변화폭이 적은 여수나 목포는 인구증가율이 거의 영에 가까운 곳이었습니다. 즉, 인구증가율이 높은 곳에서 변화율이 컸고, 인구증가율이 낮은 곳에서 변화율이 낮게 나타났는데, 인천이 인구가 많이 성장한 만큼 변화율도 컸습니다.

한편, 최근 공개된 유엔의 ‘세계 도시화 전망' 보고서를 보면, 2010년 한국과 북한의 도시화율은 각각 83%와 60%인데요, 2015년에는 서울과 부산의 인구는 각각 약 2천만 명, 332만 명, 평양은 약 286만 명, 남포와 함흥은 각각 119만 명과 82만 명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중국 당국이 오염물질 배출업체에 대해 고삐를 죄고 나섰습니다. 중국 환경보호국은 국가적인 오염 관리계획이 요구하는 오염도 감축수준을 채우지 못한 15개 기업을 특별 관리할 예정입니다. 환경보호국은 해당 기업들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으면서, 톈진, 산시, 네이멍구, 장쑤, 광시 자치구에 있는 곳이라고 밝혔습니다. 환경보호국은 문제의 기업들이 기준치를 초과한 오수를 배출할 뿐더러 하수처리 시설이 크게 뒤떨어져 있다면서 기업별로 특정시기까지 개선 명령을 내리고서, 차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환경보호국은 15개 기업에 대해 신규 사업 승인은 물론 기존 사업 면허 갱신 불허 조치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정부는 아울러 이와는 별도로 네이멍구, 장쑤, 허난, 후난, 광둥, 쓰촨, 간쑤성 등의 8곳의 발전소에 대해 특별 관리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 버마가 멸종위기에 처한 호랑이를 보호하기 위해 야생동물보호협회와 맺은 호랑이보호 사업을 4년 간 추가 연장해 시행키로 했습니다. 버마와 야생동물보호협회는 9월께 버마 내 후카웅 골짜기에 있는 호랑이 보호구역의 관리, 유지를 위한 양해각서를 갱신할 예정입니다. 버마는 지난 2003년 야생동물보호협회와 호랑이 보호구역 관리를 위한 양해각서를 첫 체결한 이래 4년마다 계약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버마에는 후카웅 골짜기 등에 벵골호랑이와 인도차이나 호랑이 등 150여 마리의 야생 호랑이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후카웅 골짜기의 호랑이 보호구역은 지난 2004년에는 그 범위가 약 7천 ㎢ 수준에 그쳤으나 호랑이 보호사업이 지속되면서 보호구역 범위가 지난해 약 2만㎢로 확대됐습니다. 버마는 호랑이 서식지를 파괴하거나 호랑이를 불법 포획하다 적발될 경우 최고 징역 7년형에 처하고 있습니다. 세계자연보호기금에 따르면 100년 전 10만 마리에 달했던 야생 호랑이 개체수가 밀렵과 서식지 파괴 등으로 대폭 감소해, 현재 3천200마리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