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환경이다-120] 한국 제주도에서 ‘세계자연보전총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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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제주도에서 6일 개막한 세계자연보전총회를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한반도에서 런던 올림픽의 흥분이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6일부터 '환경올림픽'인 '세계자연보전총회'가 제주도에서 그 막을 올립니다. 장명화 기자, 우선 저희 청취자들을 위해 '세계자연보전총회'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주시죠.

장명화: 네. '세계자연보전총회'는 비영리단체로는 유일하게 유엔 참관인 자격을 가지고 있는 세계자연보전연맹이 매 4년마다 개최하는 환경회의입니다. 지난 1948년 '세계자연보전연맹' 회원총회로 시작된 환경 분야의 가장 권위 있는 국제회의입니다. 현재까지 모두 22회가 다양한 환경논의를 주제로 개최되었는데요, 1996년 캐나다 몬트리올 총회부터 세계자연보전총회로 명칭을 변경했습니다.

양윤정: 세계자연보전총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장명화: 우선, 올해 60여 년의 총회 역사상 처음으로 동북아시아 지역인 한국에서 열린다는 점입니다. 15일까지 열리는 이번 총회에 참가하는 국가와 인원은 180여 개국, 1100여개 단체에 총 참가인원이 8,000여명을 상회하며, 환경 전문가는 물론 정부기관, 비정부기구 등에서 폭넓게 참가합니다. 이 때문에, 이런 국제행사를 한국에서 개최함으로써 한국은 자연과 환경에 대한 국가정책 방향에 획기적인 전환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지난 총회 때까지 발의안을 한 건도 제안하지 못했던 한국은 이번 행사를 통해 국가 차원뿐만 아니라, 아시아, 그리고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중요한 자연 보전 관련 의제를 20여건이나 제안했습니다. 발의안은 세계자연보전연맹 회원의 투표에 의해 채택여부가 결정되는데요, 채택될 경우 국제환경 정책과 현안의 논의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한국은 특히 개최지인 제주도에 위치한 '하논 분화구' 복원을 포함해 '제주형 의제'도 5건이나 냈습니다. 한마디로 이번 총회 개최를 계기로 환경 분야에서 한 단계 성숙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양윤정: 세계자연보전연맹 회원국인 북한은 이번에 참석합니까?

장명화: 불참석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2012 제주-세계자연보전총회 조직위원회 측은 지난 2월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세계자연보전연맹에 북한의 총회 참석을 요청했다"고 밝혔고, 지금까지 연맹 차원에서 여러 차례 참석해달라는 뜻을 북측에 전달했지만, 북측의 참석은 끝내 불발될 것 같습니다. 특히 남북한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비무장지대 문제가 총회 의제에도 포함된 터라 안타깝습니다.

양윤정: 방금 언급한 '비무장지대' 외에 총회의 주요 의제가 무엇입니까?

장명화: 이번 총회에서는 '자연의 회복력'이라는 주제로 지구촌 환경정책 방향과 비전을 모색하는데요, 핵심 주제는 크게 5가지로 나뉩니다. 기후 변화, 식량 안보, 개발, 인간, 그리고 생물 다양성입니다.

양윤정: 총회는 이 같은 주제를 놓고 수많은 회의로 나눠 진행된다고 하는데요?

장명화: 네. 구체적으로 450여개 회의가 37개 세부 주제로 열립니다. 이 가운데 '생물다양성 보전체계'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이어 '기후 변화 적응' '녹색 성장' 순입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는 국제 환경 현안이 무엇인지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7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세계보전포럼은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한국, 중국, 일본의 공동 사업을 비롯해 국가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기반 구축, 기후 변화 해결책, 자연재해에 의한 2차 환경피해 예방과 대응 방안을 논의합니다. 총회의 가장 중요한 회의인 '회원 총회'에는 세계자연보전연맹 전문가그룹의 검토를 거친 모두 176개의 발의안이 상정돼 있습니다. 이는 역대 총회 가운데 최대 규모입니다. 또 제주 총회에서 첫 선을 보이는 '세계지도자대화'에는 환경 분야에서 국제적 영향력이 높은 핵심 지도자 30여명이 참석하고 있습니다. 국제연합환경계획 사무총장과 유엔사막화방지협약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제환경기구 대표들과 정부고위급 인사, 친환경기업 총수가 대거 참석하고 있습니다.

양윤정: 제주도 총회는 이번 회의를 통해 어떤 특색을 보여주고 있습니까?

장명화: 제주도는 친환경과 청정에 초점을 맞춘 총회에 걸맞은 회의 진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총회 참가자를 위해 회의장, 교통수단, 숙박시설 등을 친환경 체제로 마련했습니다. 주행사장인 제주국제컨벤션센터는 에너지 절전형 건물로 탈바꿈했습니다. 연간 약 72만 k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발전 체제를 설치해 가동하고 있습니다. 태양광발전으로 건물 내 전력사용량의 20%를 자급합니다. 건물 외부 유리벽면에 단열필름을 씌워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했습니다. 승강설비도 모두 에너지 절약형으로 만들어 에너지 사용량을 30%로 줄였습니다. 행사장 이동은 전기로 움직이는 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차량 운행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섭니다. 주행사장과 숙소가 밀집한 지역에는 무료 자전거를 배치해 총회 참가자들이 활용하도록 했습니다. 주요 숙박시설은 '친환경 숙박 지침서'를 만들어 총회 기간에 객실, 식당 등 시설별 친환경 실천사항을 마련해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양윤정: 네. 장명화 기자, 수고했습니다. 아무쪼록 지구촌이 처한 환경의 위기를 함께 걱정하며 이에 대처할 지혜를 모색하는 좋은 회의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한국 기상청의 해양기상 예측 정확도가 일본을 앞서 세계 4위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기상청에 따르면 유럽중기예보센터가 5∼7월 각국 기상청의 파랑ㆍ해상풍 예측과 실제 관측정보를 비교해 분석한 결과, 한국 기상청이 유럽중기예보센터, 프랑스ㆍ영국 기상청에 이어 세계 4위 수준의 정확도를 보였습니다. 유럽중기예보센터는 각국의 해양기상 예측과 전 세계에서 관측된 자료를 토대로 3개월마다 비교결과를 발표합니다. 해양기상 예측은 어선 등 선박의 운영뿐 아니라 태풍의 생성과 진로를 내다보는 데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기상청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일본 기상청에 이어 세계 5위권의 정확도를 보였지만 최근 들어 일본보다 정확도가 더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한국 선박 관련기관과 어민들이 관습에 따라 일본의 자료를 팩스로 받아보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 기상청의 해양기상 예측능력이 세계적 수준인 만큼 정확성을 믿고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한편 일반적인 예보 능력을 가늠하는 수치예보모델 정확도는 한국 기상청이 유럽중기예보센터, 영국ㆍ일본 기상청 등에 이어 세계 8위권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기후변화 때문에 앞으로 60년 뒤에는 프랑스 남부를 비롯한 유럽 6개 지역이 폭염 지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유럽환경청이 전망했습니다. 유럽환경청은 최근 홈페이지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2071년부터 2100년까지 폭염 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은 도시들을 분석한 지도를 게재했습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스페인 남부를 비롯해 프랑스 남부, 이탈리아, 그리스, 세르비아, 터키 서부지역에서 1년 동안 섭씨 35도 이상인 날이 50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이들 지역은 밤 최저기온도 20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이에 반해 북극해 주변과 영국 섬들, 스칸디나비아 반도, 발트 해 남부지역은 불볕더위를 겪을 가능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지도는 도시 열섬현상까지 고려해 유럽지역 500여개 도시를 분석해 제작됐습니다. 유럽환경청은 이밖에도 기후변화로 인해 유럽에서도 폭우로 강물이 1m 이상 불어나면서 홍수를 겪는 도시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