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백두산 폭발설과 관련한 최신 연구결과를 들여다봅니다.
(짐 길) 백두산은 인류사에서 전 세계에 있는 화산 중에서도 가장 큰 폭발을 일으켰던 두 개의 화산 중 하나입니다. 백두산의 화산 폭발은 다시 일어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때가 언제냐?'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UC 산타크루즈 대학교의 짐 길 교수가 백두산의 대폭발 우려가 컸던 지난 2010년에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말입니다.
백두산은 지금으로부터 약 1천 년 전인 930~940년 사이에 대폭발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지난 2002년부터 한 달에 최대 수백차례의 화산성 지진이 감지되면서 추가 폭발 조짐을 보였습니다. 백두산의 지진 활동은 2006년 이후 잦아들었지만 중국과 북한을 비롯해 국제사회는 경각심을 갖고 대폭발 가능성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백두산 화산활동을 추적 중인 영국 연구진이 "현재 백두산은 매우 안정된 상태"라며 단시일 내에 대폭발을 일으킬 가능성은 적다고 주장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영국, 북한 간 백두산 화산활동 공동연구에 참여 중인 제임스 해먼드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교수는 최근 AP통신과의 회견에서 조만간 대폭발이 있을 것이란 우려는 근거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해먼드 교수의 말입니다.
(제임스 해먼드) 백두산 분화구 아래 마그마가 있는 장소 등 화산의 현재 상태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미래에 일어날 화산활동을 예측하는 좋은 모델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해먼드 교수가 이끄는 영국 연구진은 지난 2011년 북한 정부의 요청에 따라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이 연구는 미국의 민간단체인 리처드 라운스베리재단이 미국 과학진흥협회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고 영국 자연환경연구협의회로부터 지진계를 임대하면서 실현됐습니다. 연구진은 지난해 9월 백두산 일대에 광대역 지진계 6대를 설치하고 화산활동 추적을 위한 자료를 수집 중입니다.
특히 지리적으로 접근이 어렵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지역이어서 최근까지 외국 과학자들에게 수수께끼로 남아있던 백두산 화산활동의 기원과 이 일대 생태계의 변화 등을 규명하는 일도 중요한 연구 목적 가운데 하나입니다.
연구진 중 한명인 클라이브 오펜하이머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백두산은 화산활동이 빈번한 구조대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백두산이 어떻게 존재하게 됐는지를 밝히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습니다.
연구진은 연구 첫해에 수집한 자료 정리를 최근 완료했다면서 자료 분석 작업을 거쳐 내년 초 북한 연구진과 함께 공동 논문을 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AP 통신에 나온 북한 지진국 화산연구소의 박길종 소장의 말입니다.
(박길종) 이 연구는 앞으로 계속 심화시켜 나가면서 백두산 지구의 마그마 활동 상태를 지진학적으로 평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와는 달리 남북 백두산 공동연구는 정체된 상황입니다. 북한 정부는 지난 2007년에 백두산의 화산폭발에 관한 공동연구를 한국에 요청한 바 있지만 연구 자체가 시작 단계일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사실상 중단된 상태입니다. 또 화산관측을 위한 과학 장비도 지원해야 하지만 대부분이 제재 품목에 해당하는 전략장비에 속해 있어 이를 북한에 들여보내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협력을 받아야 하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게다가 남북한은 기압 풍향으로 볼 때 중국보다 더욱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지만 백두산 화산 연구의 주도권을 중국에 내어준 채 연구 성과를 거의 내지 못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백두산 연구에 매달려온 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한국이 북한의 묵묵부답을 마냥 바라볼게 아니라 중국과 협력을 통해서라도 백두산 화산 공동 연구에 나서야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강조했습니다.
(이윤수) 백두산은 활화산입니다. 언젠가는 터집니다. 언제, 어떤 규모로 터지느냐가 문제입니다. 백두산 화산 연구에 관한 한, 중국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연구를 하고 있고 관련 자료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화산 현상을 위주로 관측하는 시스템이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 시스템으로는 몇 년 후에 화산이 터진다는 것을 알 수가 없습니다. 몇 달이라면 몰라도, 몇 년 후를 내다본다는 것은 상당한 수준이어야 합니다. 그것을 알려면 마그마에 가까운 곳까지 시추를 하고, 여기에 많은 경험이 필요합니다. 여러 전문가들이 (백두산 화산폭발설이)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라고들 말합니다. 백두산이 2014년, 2015년에 폭발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현재까지 관측된 자료로는 알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터지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알 수 없다는 게 맞습니다. 몇 년 뒤에 터지지 않을 거라는 주장은 과학적 사실이 아닙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발생하는 대량의 방사성물질이 여전히 해양으로 방출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는 취수구 부근의 방사성물질이 크게 줄었을 뿐 아니라 항만 바깥쪽의 바다에서는 방사성물질이 거의 검출되지 않고 있다는 도쿄전력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됩니다. 일본의 지지통신은 최근 후쿠시마 제1원전 전용 항만의 1~4호기 취수구에서 지난해 8월부터 지난 5월까지 10개월 동안 유출된 방사성물질 스트론튬90과 세슘137의 양이 2조베크렐 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후쿠시마 제1원전 전용 항만의 1~4호기 취수구 북쪽에서 측정한 스트론튬90의 평균 농도를 기준으로 추정한 이 방사성물질의 하루 유출량은 약 48억㏃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세슘137의 평균 농도를 기준으로 추정한 이 방사성물질의 하루 유출량은 약 20억㏃에 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페루의 불법 도벌과 공공연하게 싸워왔던 환경운동가 에드윈 쵸타 씨가 최근 브라질과의 국경지대 오지에서 무참히 살해된 채 발견되었다고 현지 경찰 당국이 밝혔습니다. 쵸타 씨는 자기 고향이 권리를 주장하는 땅에서 불법 도벌자들을 추방하기 위해서 여러 해 동안 싸워왔으며 도벌꾼들이 살인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쵸타 씨는 열대 향나무 같은 고급 원목을 불법 벌채하는 사람들로부터 오랫동안 생명의 위협을 받아왔으며 그들은 쵸타 씨의 죽음을 원하는 사람들로 공공연히 알려져 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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