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세계 환경 위기시계를 들여다봅니다.
(한국 초등학생들) 환경위기시계를 거꾸로, 거꾸로, 거꾸로, 환경위기시계를 거꾸로, 거꾸로, 거꾸로...
한국의 수도인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초등학생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한국의 주요 방송 화면에 등장한 학생들은 '환경위기시계'라는 이름의 시계를 들고 있습니다.
환경위기시계는 지구 환경이 나빠짐에 따라 환경전문가들이 느끼는 인류 생존의 위기감을 시간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즉, 지구 환경의 악화 정도를 표시한 겁니다. 환경위기시계는 일본의 아사히그라스재단이 리우환경회의가 열린 1992년부터 전 세계 90여 개국의 정부, 지방자치단체, 비정부단체, 학계, 기업 등의 환경전문가를 대상으로 매년 한차례 설문 조사를 통해 시간이 정해집니다.
올해는 한국의 비정부단체인 환경재단이 아사히그라스재단과 공동으로 전 세계 90여개 나라, 천 100여명의 환경 전문가를 조사했는데요, 전 세계 환경위기시계는 9시 23분으로 지난해보다는 22분 빨라졌습니다. 반면, 한국의 환경위기시계의 시간은 9시 32분으로 여전히 위험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북한은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한국 환경재단의 최열 대표의 말입니다.
(최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환경은 굉장히 심각하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 전문가들이 조사해서 지구환경위기시계 보고를 발표했습니다. 이 발표된 내용을 환경위기의 조형물로 나타내서 한국인들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를 알 수 있도록...
환경위기시계는 0~3시면 불안하지 않은 상태, 3~6시면 조금 불안한 상태, 6~9시면 꽤 불안한 상태, 9~12시는 매우 불안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밤 12시는 지구환경 파멸 시간을 뜻합니다. 환경위기시계가 12시를 가리키면 지구의 환경이 완전히 파괴돼 더 이상 인류가 살아갈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조사를 처음 시작한 1992년에는 환경위기시계가 7시 49분을 가리켰는데 5년 뒤인 1997년에는 9시 4분, 2009년에는 9시 22분, 올해에는 9시 23분이 됐다는 겁니다. 조사한지 20년 만에 꽤 불안한 상태에서 생존 불능 시간인 12시와 같은 구분인 매우 불안한 상태에 들어선 셈입니다.
1992~2011년에 가장 낮은 수치는 1993년 동유럽과 구소련의 7시2분, 가장 높은 수치는 2010년 중동의 10시47분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환경위기시계를 뒤로 돌릴 방법은 과연 없는 것일까. 올해는 1992년 리우회의 이후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환경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이유로 응답자의 82%가 '경제 이윤추구'를 가장 큰 장애물로 꼽았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세계 경제체제'를 들었는데, 이 두 가지를 선택한 응답자 수가 전체의 절반을 넘었습니다. 최열 대표의 말입니다.
(최열)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인구 폭발, 지구 온난화, 환경 파괴 수질 오염 등, 이러한 것을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설문을 한 것입니다.
환경위기시계를 고안한 아사히그라스재단의 테츠지 다나카 회장은 세계자연보전총회가 열리고 있는 제주에서 후손들을 위해 환경 보호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다나카 회장은 "올해 초 더반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회의에서 교토의정서 이후 방향에 대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데 대한 실망감이 반영돼 시각이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환경 문제 해결에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화여자대학교의 최재천 석좌교수가 연합뉴스에 밝힌 말입니다.
(최재천) 이미 세계 어느 나라 못지않게 환경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높은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정부가 변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좀 더 확실하게 환경 친화적인 정책을 세우고 차근차근 하나 하나 이뤄나갈 때가 정말 된 것 같습니다.
한편 올해 설문지에는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설문이 추가됐는데요, 전체 응답자의 67%가 '더 많은 시민들이 원전을 반대한다'고 답했으며, 특히 일본에서는 응답자의 97%가 이 항목에 답했습니다. 원자력 정책에 대해서도 '모든 원전 정책을 중단하고 가동을 멈춰야 한다'는 응답이 23%, '원전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응답이 32%, '원전을 가동하되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응답이 25%로 원자력 에너지에 대해 반대하거나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전라남도 남해안을 덮쳤던 유해성 적조가 완전히 소멸했습니다. 지난 7월 26일 첫 발생한 유해성 적조는 고흥, 여수 등 26곳 어패류 양식장을 덮쳐 22억여 원, 미국 돈으로 약 193만 달러의 피해를 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과 전남도는 최근 "여수와 고흥, 완도 등 남해안에서 적조생물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며 "해제지역에서 제외됐던 득량만 해역까지 포함해 주의보를 완전히 해제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발생한 적조의 특징은 짧은 장마와 평년 대비 적은 강수량으로 무해성 적조생물의 성장이 원활하지 못한 점입니다. 특히 지속적인 일사량 증가와 고수온이 유해성 적조생물의 성장에 좋은 환경으로 작용했습니다. 수산과학원은 7월 말 경상남도 남해군에서 거제 시 해역에 첫 적조주의보를 발령한 이후 주의보 8차례, 경보 4차례를 추가 발령했습니다. 전남도 관계자는 "아직도 적조생물 성장에 유리한 고온, 일사량, 영양염류 유입 등 유해성 적조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수온이 22도 이하로 떨어지는 이달 말까지 예찰 활동 지속 등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뉴질랜드는 로스 해에서 남극의 청청구역에서 서식하는 심해어 메로 보호 등을 위한 해양보존구역 설정과 관련해 공동 안을 마련하자는 미국의 제의를 거부했습니다. 머레이 맥컬리 뉴질랜드 외교장관은 최근 성명을 통해 뉴질랜드는 독자적으로 보다 강화된 내용의 로스해 해양보존구역 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미국의 제의는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맥컬리 장관은 뉴질랜드가 남극해역의 어로와 자원보호를 관리하고 있는 남극 해양생물자원 보존 위원회가 정한 마감 시한까지 독자적인 보존 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이것이 받아들여지면 뉴질랜드 국토의 9배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해양보존구역이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맥컬리 장관은 뉴질랜드가 미국과 공동 안을 내놓는 방안을 논의해왔다고 밝히고 그러나 양국은 각각 독자적인 안을 위원회에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얼마 전 태평양 도서국가 포럼에 참석했을 때까지만 해도 미국은 로스 해를 포함해 남극 해역의 해양보존구역 설정 문제와 관련해 뉴질랜드와 계속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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