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지진 건수 매년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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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근 발생한 칠레의 강진과 한반도의 지진 상황을 들여다봅니다.

(피해 주민) 물바다입니다. 집은 온통 진흙투성입니다.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남미 칠레에서 최근 발생한 규모 8.3의 강진과 쓰나미, 즉 지진해일로 피해를 입은 현지 주민의 말입니다. 강진에 여진까지 이어지면서 해안의 10개 도시, 백만 명이 긴급 대피해 거리에서 밤을 지새우기도 했습니다. 지진으로 칠레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현재까지 11명입니다. 피해 주민인 밀라 알바레즈 씨의 말입니다.

(밀라 알바레즈) 강력한 지진이었습니다. 규모 10이나 9쯤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강력했습니다.

가장 큰 피해를 당한 칠레 중북부 해안도시 코킴보에는 재난사태가 선포됐습니다. 지진 발생 후 4.5m 안팎 높이의 쓰나미가 밀어닥친 코킴보에서는 800여 채에 이르는 가구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칠레 정부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번 지진으로 많은 건물과 선박 등이 파손됐으며 약 24만여 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기고 식수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현지 방송에 나온 한 주민의 말입니다.

(지진 피해 주민) 모든 게 다 무너졌어요. 완전히 모두요. 전부를 잃었어요. 회복되려면 몇 달이 걸릴 겁니다. 어부와 그 가족, 여기 바다에 생계가 달린 사람들은 정말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불행 중 다행인 점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상자 수가 더 늘어나겠지만 8.3의 강진을 고려하면 인명 피해가 크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네팔 대지진만 봐도 규모 7.8 강진에 8천 명 이상의 사상자를 냈습니다. 또 1999년 규모 7.8의 터키 대지진으로 만7천 명이 숨진 것을 감안할 때, 규모 8.3의 칠레 강진 피해 규모는 우려보다 크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그 이유로 지진의 강도가 2010년에 비해 약했던 것을 꼽았습니다.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의 홍태경 교수가 한국의 YTN 방송에 나와 한 말입니다.

(홍태경) 진원 깊이가 25km 내외로 알려졌기 때문에 지표를 들어 올리더라도 수 미터 정도 들어 올렸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무엇보다도 해안지역 주민들의 대피가 체계적으로 이뤄진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2010년 대지진 이후 칠레 정부는 지진 발생에 대비해 다양한 대피경로를 구축해놨고 지진 경보 체계도 대대적으로 손질했습니다. 이번에도 일부 해안 도시와 항구는 해일로 피해를 입었음에도 인명피해는 거의 없었습니다.

강력한 내진 설계 기준도 주효했습니다. 아이티나 네팔과 같은 개발도상국은 강한 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수천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합니다. 칠레도 예전에는 비슷했습니다. 그러나 잦은 지진을 겪으며 칠레의 건물 설계 기준은 내진에 대비해 매우 높아졌습니다.

이같이 칠레에서 발생한 강력한 지진을 보면서, 과연 한반도는 지진으로부터 안전한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칠레를 포함한 환태평양 지진대를 중심으로 지진과 화산활동이 잦아지면서 바로 옆에 있는 한반도 역시 안심할 수 없다고 우려합니다. 심지어 '불의 고리'로 불리는 이 지역이 "50년 주기의 활성기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화산 지진 활동이 활발한 '불의 고리' 지역은 해양판인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 북미판 등 대륙판 아래로 들어가는 경계선인데, 이 경계를 따라 지각 변동이 활발합니다. 전 세계 지진의 90%가, 폭발할 가능성이 있는 화산의 75%가 이곳에 집중돼 있습니다.

실제로 14일에는 일본 아소산에서 1979년 이후 최대 규모의 화산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분화구에서 1.2㎞ 높이로 화산 구름이 치솟았는데, 주변 1㎞가 화산재로 온통 회색으로 변했습니다. 특히 아소산은 서울과 650㎞ 거리에 불과해 북서 계절풍의 영향을 받을 경우 한반도가 직접 영향권에 들 수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7월 이후 대규모 화산 분화나 강진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7, 8월에 걸쳐 자바 섬 동부 라웅 화산이 화산재를 뿜어내면서 주요 공항이 폐쇄되고 항공편이 대거 결항해 휴양지의 경제적 피해가 막심했기 때문입니다. 15일에도 수마트라 섬 시나붕 화산에서도 폭발이 일어나 주변 5㎞내 주민 2만5,0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습니다.

한반도에서도 지진이 발생하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습니다. 규모 2.0 이상의 지진의 경우 1980년대에는 연평균 15.7회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연평균 58.4차례로 발생 횟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도 가장 최근인 지난 9일 1일 오후 1시47분께 평안남도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한국 기상청에 따르면, 9월 지진은 평안남도 양덕 남서쪽 17㎞ 지역에서 규모 2.5로 일어났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한반도가 환태평양 조산대처럼 판의 경계에 위치하지 않은 만큼 칠레나 일본 사례 같은 강진은 일어날 확률이 낮다고 말합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이윤수 책임연구원의 말입니다.

(이윤수) 지금은 일본 열도가 태평양 쪽으로 밀려감으로 인해 한국이 지진대에서 벌어지게 됐습니다. 일본열도가 화산과 지진을 막아주고 있고... 커다란 지진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입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지진연구가인 김소구 한국지진연구소 소장도 한국의 YTN 방송에 나와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냐는 질문에 이윤수 박사와 비슷한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김소구) 한반도는 다행히도 3개의 판이 와요. 유라시아 판이 하나가 있고 태평양판, 밑에는 필리핀판입니다. 세 개의 판이 들어오기 때문에 세 판이 서로 만난다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완화작용을 한단 말입니다. 그리고 현재 지진의 단층대에서, 다시 말해서 판과 판이 충돌하는 지역에서 멀리 있다고. 그래서 이웃에 있는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서 지진의 빈도수나 크기가 작죠.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한반도 주변부에서 일어나는 지진의 에너지가 한반도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칠레처럼 내진 설계를 강화하는 등 지진에 대비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