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근 한국에서 개막된 생물다양성협약 총회 본회의를 들여다봅니다.
(최문순) 이번 총회에서 훌륭한 성과물들이 도출되기를 바랍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평창에 머무시는 동안 시원한 바람, 맑은 물, 푸른 바다, 이제 막 시작한 단풍, 신선한 음식,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희 강원도의 환대를 누리시기 바랍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지난 6일 2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 본회의에서 환영사를 하는 것을 여성 통역(현장음)을 통해 들으셨는데요, 생물다양성협약은 기후변화협약, 사막화방지협약과 더불어 3대 환경협약 중 하나로, 총회는 194개 회원국, 국제기구, 세계적 기업 등의 약 2만 명이 참가해 개최되는 환경 분야 최대 규모의 정부 간 국제회의입니다.
이번 평창 총회에는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 생물자원의 이용으로부터 얻어지는 이익의 공유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인간과 자연 동식물이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한 전 지구적 목표를 설정하게 됩니다. 한국 윤성규 환경부 장관의 연설 일부분, 잠시 들어보시죠.
(윤성규) 생물다양성이 환경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주요한 의제로 인식되고 각국의 정책에 반영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위해 국가 간 과학기술 협력과 재정 분담 비율을 구체적으로 정한 '평창로드맵'도 채택할 예정입니다. 로드맵은 일종의 '청사진'을 말합니다.
이번 총회 기간에는 특히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됩니다. 나고야 의정서는 다른 나라 생물자원을 이용해 이익을 얻으면 원산지 국가와 이익을 나눠야 한다는 국가 간 약속입니다. 김상훈 환경부 생물다양성협약 준비기획단장의 말입니다.
(김상훈) 10월 12일부터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됩니다. 나고야 의정서 발효에 따른 제반 초기 단계의 논의들, 그리고 비준국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들, 이 같은 논의들이 이번 총회를 통해서 주로 다뤄질 것입니다.
그 결과, 생물자원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지면서 의약이나 화장품 같은 한국 내 산업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생물자원 등록 분야에서 후발주자인 한국은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아직 의정서에 비준하지 않고 있습니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한국의 YTN 방송에 밝힌 말입니다.
(윤성규) 우리는 주로 생물자원을 이용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우리와 같은 선진국들과 발맞춰서 비준하게 될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이번 평창 총회에서는 동식물 자원의 보고로 알려진 한반도의 비무장지대, DMZ도 국제적 관심을 얻고 있습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환영사에서 한 말, 잠시 들어보시죠. 최 지사가 영어로 발언을 하고 여자 통역사의 말이 곧 이어집니다.
(최문순) 비무장 지대의 길이는 250km 정도 되고 폭은 4km 정도이고 한반도의 허리를 벨트처럼 지나가고 있습니다. 몇몇 군인들을 제외하고는 비무장지대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무장지대는 아주 고요하고 또한 풍부한 생물다양성 보존지역이 되었습니다. 이런 곳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바라는 바 비무장 지대가 평화, 환경, 생물다양성의 상징이 되길 바랍니다.
총회 마지막에 열릴 최고위급 회담에서는 비무장지대의 보전과 평화증진 노력을 담은 강원선언문을 채택할 계획입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말입니다.
(최문순) 규제와 제약으로 인식돼 왔습니다. 이것을 활용해서 경제적 가치도 창출하고 지역발전의 계기가 된다고 봐서...
한국 정부는 앞으로 2년간 의장국 지위를 유지하게 되며 이번 '평창 회의'를 계기로 동북아시아 생물 다양성의 중심지라는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한편, 북한은 이번 총회에 결국 불참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번 총회에 북한 대표단을 초청하는 전통문을 지난달 11일 발송했지만 북한은 끝내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정부는 환경부 장관 명의로 북한 측 국토환경보호상에게 보낸 전통문에서 "북한 대표단이 이번 회의에 참석해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생물다양성' 논의에 동참하고, 이 과정에서 남북 간 환경과 생태계의 보호를 위해서 지혜를 모으며, 남북 간 환경협력을 확대하는 토대가 마련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박근혜 한국 대통령도 지난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반도 생태계 연결을 위한 환경 협력의 통로를 만들자고 제안하며 북한이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 참석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한국의 환경·시민사회단체가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주변 8개 현의 수산물을 계속해서 수입하지 말라"고 촉구했습니다. 10개 단체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일본 수산물의 수입 제한 조치를 재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수입규제를 강화해야 할 때"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들 단체는 "정부가 일본의 수산물을 수입 중단한 이후에도 방사능 오염수는 계속 나왔다"며 "지난 8월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매일 버려지는 방사능 오염수에 스크론튬 50억 베크렐, 세슘 20억 Bq, 트리튬 15Bq이 포함됐다고 밝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지금도 후쿠시마 주변 10개현에 대한 모든 식품을 수입하지 않고, 대만도 5개 현에 대한 모든 식품을 수입 금지하고 있다"며 "한국이 수입 중단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것은 국민 안전과 주권을 포기하겠다는 얘기"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9월 한국은 후쿠시마 주변 8개 현의 모든 수산물을 수입하지 않는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한국은 이 같은 결정의 배경으로 ▲원전사고 현장의 오염수에 대한 우려가 높은 점 ▲방사능 오염사태가 어떻게 흘러갈지 불확실하다는 점 ▲일본이 제공한 자료만으로 앞으로의 사태를 예측하기 힘든 점 등을 꼽았었습니다.
-- 네덜란드와 벨기에가 '친환경 화장'을 도입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라고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보도했습니다. 2011년부터 미국 플로리다 지역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친환경 화장'은 전통적인 화장 방식처럼 시체를 완전히 분해한다는 개념은 같지만, 환경오염을 생각해 '뼛가루' 대신 '액체'를 남긴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알칼리 성분의 화학약품과 수백 리터의 물이 담긴 특수 압력 장치에 시체를 넣은 뒤, 물의 온도를 150~170℃로 가열하는 게 '친환경 화장'의 핵심입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지금의 화장 방식보다 화석 연료를 적게 사용하고, 화학물질을 배출하지 않아 환경오염 없이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게 업체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캐나다와 미국에서만 허용된 '친환경 화장'은 "환경오염 방지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현지 언론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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