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발암물질로 규정된 대기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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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근 사상 처음으로 발암물질로 규정된 대기오염을 들여다봅니다.

(패티 오스틴 노래 'How do you keep the music playing' 일부)

방금 들으식 곡은 미국의 재즈 가수인 패티 오스틴의 노래의 일부입니다. 오스틴은 지난 1976년 음악계에 등단한 이후 현재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많은 인기곡으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에서도 잘 알려진 가수입니다.

이 유명 가수가 얼마 전 중국에 도착한 직후 급성 천식을 일으켜 베이징 공연을 취소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공연 주최 측은 "공연 취소는 오스틴의 수십 년 가수 생활에서 처음 있는 일로 크게 상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의료진들은 극심한 베이징의 대기오염이 주범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베이징에서는 오스틴이 중국에 도착한 17일부터 18일 오후까지 초미세먼지가 1㎥ 당 300을 넘는 중증 스모그가 이어졌습니다. 스모그는 연기를 뜻하는 영어 단어 smoke와 안개를 말하는 단어 fog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말로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런 가운데, 이 같은 대기오염이 폐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는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기 오염 물질이 폐암을 유발하는 증거가 명백하다며 대기 오염을 처음으로 발암 물질 요인으로 분류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 (IARC)의 다나 루미스 부소장의 말입니다.

(다나 루미스) 실외 대기오염은 인간에 대한 발암 물질입니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를 바꾸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이에 대해 책임져야 합니다. 이번 조사 결과를 계기로, 전 세계인들이 대기오염 감소를 위해 총체적인 공공 보건 조치를 서둘러야 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앞으로 대기오염을 흡연이나 플루토늄, 자외선 방사 등과 같은 등급으로 분류하게 된다면서, 대기오염은 그동안 심장이나 폐 관련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암도 유발한다는 증거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기오염은 또 방광암 발병과 태아의 발육 지연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이번 조사는 전 세계에서 지난 2010년 폐암으로 사망한 22만 3천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는데요,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중국이나 동아시아 지역에 집중됐습니다.

그러자 심각한 대기오염에 고민하던 베이징 시 당국은 초강력 대책을 꺼내 들었습니다. 심각한 스모그가 사흘 이상 지속되는 적색경보가 내려지면 차량 홀짝제를 실시하고, 유치원과 학교 문도 닫기로 했습니다.

시행 12시간 전에 텔레비전과 인터넷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통보할 계획인데, 위반 차량에 미국돈 약 19달러를 벌금으로 물릴 방침입니다. 현지방송에 나온 베이징 시의 유지안화 대기오염담당 국장의 말입니다.

(유지안화) 만약 차가 오염이 심한 날 규정을 위반하게 되면 벌금 등 처벌이 바로 집행될 것입니다.

이렇게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을 이웃하고 있는 한국과 북한으로서는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특히 겨울과 봄철에는 편서풍을 타고 중국발 대기오염물질이 한반도로 날아올 가능성이 커져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세종대학교 환경에너지융합학과의 김기현 교수가 한국의 YTN 방송에 밝힌 말입니다.

(김기현) 일단 중국 사막지역이 자꾸 넓어지고 또 겨울철 동안 건조했던 토양들이 봄에 말라서 기류상승 그런 것과 맞물려서 황사라든가 또는 이런 황사가 봄에 심각한 문제였지만 가을에도 많이 나타나고 겨울에도 나타나고 점차 기상변화와 맞물려서 전체적으로 아주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것 같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에는 북한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북한의 대기오염도 썩 좋지 않습니다. 유엔환경계획이 2012년 10월 말 공개한 '북한 환경과 기후변화 전망 보고서'를 보면, 경제난과 산업 전반에 걸친 생산 침체로 인해 1990년 이후 온실가스 배출은 감소하다가, 2000년대 후반기부터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평양지역은 석탄 연소로 인한 분진이 2005년 이후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평양의 2008년 연평균 아황산가스 농도는 0.009ppm으로 한국의 서울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평양 시와 북한의 주요 산업도시에서 배출되는 대기 오염원은 주로 석탄, 중유 등의 화석연료 사용과 관련돼 있습니다.

이러한 인위적인 대기오염물질 배출과 더불어 중국과 몽골에서 발원하는 황사가 북한 대기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지구의 기후 변화가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에 앞으로 커다란 경제적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아시아개발은행이 최신 보고서에서 전망했습니다. 그렇지만 기후 변화에 대비, 꾸준히 간접시설을 구축할 경우 재정적으로 추가 부담이 증가하는 것을 억제시킬 수 있으며 이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밝혔습니다. 아시아개발은행은 보고서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 몽골 등 동아시아 4개국이 변화하는 기후에 대처하기 위해 오는 2050년까지 매년 총 230억 달러를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보고서는 "동아시아 국가들은 위치나 영토 면적으로 인해 기후와 연관된 여러 자연재해에 노출돼있다"며 점차 덥고 습한 기후로 바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유럽 각국이 쓰레기 수입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자원 재활용 처리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쓰레기를 활용한 전력 생산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력 생산용 쓰레기 수입 경쟁에서 네덜란드가 앞서 가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경제지 '피난시엘레 다흐블라트'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매년 영국, 아일랜드, 이탈리아 등으로부터 100만t 이상의 쓰레기를 반입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에 이어 스웨덴도 쓰레기를 활용한 에너지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쓰레기 발생량이 많지 않은 스웨덴은 부족한 쓰레기를 인근 노르웨이 등으로부터 수입하고 있습니다. 쓰레기 처리 전문가들은 메탄 등을 배출하는 쓰레기 매립보다 소각이 환경친화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