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녹색기후기금 유치를 들여다봅니다.
(시민들 환호성) GCF 사무국, 송도 유치 만세!!!
방금 들으신 환호처럼 한국이 GCF, 즉 '녹색기후기금'을 인천 송도에 유치했습니다. 녹색기후기금은 선진국이 낸 돈으로 조성한 기금으로,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는 국제 금융기구입니다.
이 녹색기후기금이 최근 인천에서 열린 2차 이사회에서 투표를 통해 사무국 유치도시를 송도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은 중량감 있는 국제기구를 처음 유치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특히 기후변화 분야에서 원조 규모가 세계 2위인 독일을 제치고 유치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갑니다. GCF 사무국의 인천 송도 유치가 확정된 뒤 기자회견장을 깜짝 방문한 이명박 한국 대통령의 말입니다.
(이명박) 인류의 과제가 기후변화이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관련된 GCF 기구는 점점 확대될 것이고, 한국 역사 이래 처음으로 세계 최대 국제기구가 들어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전문가들은 또 GCF 사무국을 유치함에 따라 안전보장 효과도 높아졌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상협 청와대 녹색성장기획관은 "국제기구가 밀집한 스위스의 제네바를 누가 공격하겠느냐"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산림의 3분의 1이 황폐한 북한이 핵무기 대신 녹색성장 전략을 택하면서 남북 협력을 활성화할 경우 긴장완화의 시대가 올 수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국이 유치에 성공한 이유는 막판의 무서운 상승세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유치전 초기에는 GCF 임시사무국이 있는 독일 본이 우위를 점했던 게 사실입니다. 한국이 녹색기후기금 유치전에 뛰어들기로 결정한 것은 지난해 11월 말로, 당시 기금의 유치 의사를 나타낸 나라는 독일과 스위스, 중국 등 쟁쟁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유럽과 북미에 집중된 국제기구의 지역적 불균형을 해결함과 동시에, 한국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습니다.
무엇보다도, 한국이 개발도상국에서 중진국을 넘어 선진국 초입에 와있는 국가라는 점,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원조를 하는 국가로 바뀐 유일한 사례라는 점, 식민 지배의 경험이 있는 선진국보다 독특한 개발 발전 경험을 가진 국가가 세계의 난제라고 할 수 있는 기후변화 과제에 기여하기에 긴요하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고 실무진은 설명했습니다. 송영길 인천광역시장의 말입니다.
(송영길) 여야 국회의원들이 만장일치 지지결의로 뒷받침해줬을 뿐 아니라 2차 이사회가 독일이 아닌 송도에서 열리게 된 게 결정적으로 중요한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선정 결과는 11월말 제 18차 카타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승인받으면 최종적으로 확정됩니다. GCF 임시사무국은 이르면 내년 2월부터 단계적으로 송도의 국제기구 전용건물인 아이타워로 이전을 시작하고, 내년 중 정식 사무국으로 출범할 예정입니다.
이번 유치에 따라 경제적 효과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한국의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수적인 회의, 관광, 숙박, 금융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한국 기업이 앞으로 기후변화 관련 사업 정보를 획득하고 참여하는 데 훨씬 유리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재완) 녹색성장에 관해 국제사회가 공동 노력해나가는데 있어서 우리가 중심으로서 커나갈 기반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녹색기후기금은 '환경 분야의 세계은행'으로도 불리는데요, 선진국이 세계은행을 통해 빈곤국을 돕는 것처럼, 녹색기후기금은 선진국이 낸 재원으로 기금을 마련해 개발도상국의 환경오염을 막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전체 기금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20년까지 1,000억 달러의 재원을 조달할 계획입니다. 그 이후부터는 매년 1,000억 달러씩 재원을 늘려간다는 목표입니다. 2010~2012년 연간 100억 달러씩 3년간 모두 300억 달러를 조성하는 목표는 일단 거의 달성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으로 기후변화 분야에서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녹색기후기금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됩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국제환경기구인 ICLEI, 즉 자치단체국제환경협의회 한국사무소가 경기도 수원에 들어섰습니다. 환경문제에 대한 지방자치단체 간 국제협력을 위해 1990년 설립된 ICLEI는 현재 84개국 1,220여개 자치단체와 자치단체 연합기구가 가입되어 있는 등 환경 분야에 있어서 세계최대 규모를 자랑합니다. 한국에서도 64개 지방자치단체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ICLEI 한국사무소는 한국 내 64개 지방자치단체 회원단체들이 가입되어 있으며, 한국 지방자치단체 간 환경보호와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책 모색이 주요업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열린 ICLEI 한국사무소 개소식에서는 염태영 수원시장을 비롯해 ICLEI 세계집행위원 35명과 지역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 현판 제막식을 가졌습니다. 염 시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기후변화문제의 위기를 겪고 있다"며 "석유고갈시대 이후 미래 에너지 지도자 도시로서의 도약을 꿈꾸기 위해 내년 9월 수원에서 제1회 생태교통 시범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염 시장은 "이는 미래의 생태교통도시를 재현하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교통부분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도전"이라며 "ICLEI 회원 국가를 비롯한 전 세계 도시들이 수원을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중국과 홍콩 당국이 공조해 대규모 상아 밀수 조직을 적발했습니다. 홍콩세관은 콰이충 화물 발착장에서 상아를 실은 대형 상자 2개를 압수했습니다. 홍콩의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화물상자에는 1천209개의 상아가 적재돼 있었습니다. 이는 600여 마리의 아프리카 코끼리에서 뽑은 것으로 통상적으로 홍콩세관에서 한 해 동안 단속되는 분량과 맞먹는 규몹니다. 당국은 암시장 거래가로 환산하면 2천670만 홍콩 달러, 미국 돈으로 약 344만 달러 상당입니다. 밀수품은 동아프리카 케냐, 탄자니아에서 선적됐으며, 추적을 피하려고 중동과 동남아시아 지역 등을 거치는 우회 수송로를 택해 홍콩에 도착했습니다. 당국은 "중국 측과 2달여 동안 공조 수사를 벌였으며 중국 광둥성에서 일당 7명이 먼저 체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밀수 상아는 중국, 일본, 대만 등지로 불법 유통될 예정이었던 것으로 세관은 파악했습니다. 상아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에 따라 국제 거래가 금지돼 있습니다. 이에 앞서, 아프리카 동남부의 모잠비크에서는 얼마 전 북한인이 코끼리 상아 130점을 밀반출하려다 적발된 바 있습니다. 모잠비크 통신은 최근 북한 국적자인 김 모 씨가 3만 6000달러 상당의 상아 3㎏을 비닐봉지 여러 개에 나눠 담아 밀반출하려다 모잠비크 국제공항에서 세관에 적발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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