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겨울철새 도래시기를 맞아 조류독감 예찰 강화한다는 소식을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장명화 기자, 한국 정부에서 최근 조류독감 예찰활동을 강화한다고 밝혔는데요, 우선 저희 청취자들을 위해서 조류독감이 무엇인지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장명화: 네. 조류독감은 닭, 오리, 야생 조류에서 조류독감 병원균의 감염으로 발생하는 급성 전염병이며 드물게 사람에게서도 감염증을 일으킵니다. 지난 2003년 말부터 2008년 2월까지 고병원성, 즉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는 조류독감 병원균이 사람에게 감염증을 일으킨 사례가 640건 이상 보고돼 있습니다. 이 중 많은 경우는 조류독감의 원인이 된 조류와 연관이 있는 사람들에서 발생했습니다. 인체에 감염된 경우 높은 사망률을 보여, 앞으로 조류독감이 사람의 전염병으로 바뀔 가능성에 대해 세계 각국의 의학계가 주시하고 있습니다.
양윤정: 마침 겨울철새 도래시기인데요, 한국 정부는 조류독감 예방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예정입니까?
장명화: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겨울철새가 남하하는 10월 말부터 북상하는 내년 4월까지 천수만, 만경강 등 전국 주요 철새도래지 30곳에 대한 조류독감 예찰활동을 강화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최근 홍콩, 러시아 등 주변 국가에서 야생조류 중 고병원성 조류독감 검출이 잇따라 보고됨에 따라 한국 내 발생위험 요인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예찰활동을 강화하게 된 것입니다.
양윤정: 예찰활동의 구체적인 내용을 소개해주시죠.
장명화: 네. 우선 국립환경과학원은 야생조류 분변시료를 월평균 2000여점으로 늘려 채집하고 야생조류 1000마리를 포획해 생체시료를 분석할 계획입니다. 또 환경과학원은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조류독감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질병관리본부와의 협력을 통한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고병원성 조류독감 발생 시 위기대응팀을 상시 운영해 신속 대응할 예정입니다.
양윤정: 이번에는 조류독감 대처를 위한 국제협력도 병행합니까?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과학원은 미국 야생동물보건센터의 역학전문가들과 함께 야생조류의 고병원성 조류독감 발생을 대비한 모의 합동 조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국 야생동물보건센터장인 조나단 슬리만 박사를 비롯한 연구팀과 함께 천수만, 만경강 등 대규모 철새 도래지에서 시범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앞으로 전문가 연수회도 개최해 조사 결과에 대해 논의할 계획입니다.
양윤정: 이처럼 방역당국의 움직임이 분주한 게 지난 8월 '고병원성 조류독감 청정국'의 지위를 회복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 아닌가요?
장명화: 네. 그런 점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지난 4월 경기도 광주 시에 있는 가든형 식당에서 조류독감 병원균이 검출돼 가금류 30마리가 살처분됬습니다. 그 이후 한국에서 조류독감 보고 사례는 없었습니다. 농식품부는 마지막 살처분 이후 3개월간 전국 1만1738개 가금류 사육농장과 전통시장에서 고병원성 조류독감 검사를 벌였습니다. 여기서 조류독감 항원이나 항체가 검출되진 않았습니다. 그 결과, 한국은 고병원성 조류독감 청정국 지위를 회복했습니다. 국제수역사무국의 동물위생규약은 최종 살처분 이후 3개월간 추가 발생이 없고, 3개월간 조류독감 병원균이 순환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할 자료가 있으면 조류독감 청정국으로 인정합니다.
양윤정: 한국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했다가 청정국 지위를 회복한 일은 이번이 처음입니까?
장명화: 아닙니다. 지난 2003년 12월 조류독감 첫 발생 이후 이번이 여섯 번째입니다. 이와 관련해, 김용상 농식품부 방역관리과장은 "중국, 대만 등 고병원성 조류독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주변국을 통해 조류독감이 유입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가금농가에서 철저한 차단 방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양윤정: 조류독감이 발생하면, 가금류 수출이 중단됩니까?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한 예로, 경기도산 닭고기·계란 등 신선 가금 제품의 홍콩 수출은 지난 3월 중단됐습니다. 그러다가 한국과 홍콩 검역 당국의 협의를 통해 지난 9월에야 수출이 가능해졌습니다. 양측의 협의 결과에 따라 9월 6일 이후 부화한 경기도산 닭·오리 등 가금류를 사용해 만든 닭고기·오리고기·계란 등 신선 가금제품의 수출이 가능해 진겁니다.
양윤정: 북한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한 적은 있습니까?
장명화: 네. 가장 최근에 발생한 사례는 지난 2014년입니다. 당시 일본의 친북단체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2014년 4월 22일 평양발 보도에서, 조류독감으로 북한에서 지난 5일 현재 약 11만 마리의 닭이 소각 또는 매몰됐다고 전했습니다. 신문에 따르면 조류독감이 처음 발생한 평양 하당 닭공장과 서포 닭공장에서 각각 8만4천900여 마리와 2만3천550여 마리의 닭이 소각, 매몰됐습니다. 북한 당국이 그 해 4월 중순에 세계동물보건기구에 보낸 보고서에 따르면, 조류독감은 H5N1 형 병원균으로, 첫 통보 당시에는 4만6천여 마리의 닭이 폐사했었습니다.
양윤정: 보통 조류독감은 철새의 이동경로에 따라 확산되지 않습니까? 한국처럼 북한 당국도 조류독감 관련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까?
장명화: 현재까지는 별 다른 관련 소식은 없습니다. 다만 예년의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조류독감이 북한에서 발생한다고 해도 한 달이 넘어서야 알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 2014년에 북한 매체가 조류독감이 발생했음을 처음으로 보도한 것이 4월 9일입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보도에서 평양시 형제산구역에 3월 21일에 조류독감이 발생해 "이미 수만 마리의 닭이 폐사, 도살되는 등 많은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니까 3월 21일에 조류독감이 발병했는데 그때로부터 4월 14일까지 23일이 지나도록, 세계동물보건기구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에서는 지난 2005년 2월 조류독감이 발생해 닭과 오리 등을 살처분했으며, 북한 당국은 조류독감 발생 3주 후 뒤늦게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리고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양윤정: 북한에서는 개인이 집에서 돼지나 닭을 기르는 경우가 많다고 하지 않습니까? 북한주민들이 조류독감과 관련해 어떤 주의를 기울여야 할까요?
장명화: 우선 조류독감이 발생하면, 발생 농장의 감염 동물을 살처분 하는 등 신속히 오염원을 제거해야 합니다. 또 농장 출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출입자와 출입차량, 오염 대상 물건과 농장 등을 매일 소독해야 합니다. 닭이나 오리를 먹을 경우, 완전히 익혀 먹으면 안전합니다. 조류독감 병원균은 섭씨 70도 이상의 고온에서 파괴되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닭이나 오리를 살코기의 경우 붉은색이 모두 없어질 때까지 익히고, 계란은 노른자가 다 익어야 합니다.
양윤정: 이밖에도 북한주민들이 조류독감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들로 어떤 것이 있습니까?
장명화: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휴지나 손, 팔 등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사용한 휴지는 잘 처리한 후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합니다. 또 집에서 닭이나 오리를 기르는 사람들은 가금류의 분비물과 배설물이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금류를 다룰 때는 장갑이나 장화를 착용하고요, 가금류를 가까이 한 후에는 비누로 손과 발 등을 깨끗이 씻어야 합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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