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환경이다-81] 유엔 지속가능개발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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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내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시에서 열리는 유엔 지속가능개발회의를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장명화 기자, 우선 청취자들을 위해 유엔 지속가능개발회의가 무엇인지 간단히 소개해주시죠.

장명화: 국제사회가 환경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인류의 공동자산인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유엔이 주관하는 대규모 회의입니다. 지난 1992년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처음으로 '환경과 개발에 관한 유엔회의'가 열리면서 태동됐습니다. 이 회의는 '리우회의'라고도 불리는데요, 국제사회가 인류의 공동의 운명에 관해 범지구적 행동을 처음 시작한 기념비적인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당시, 세계 179개국의 정상과 정치인, 외교관, 과학자, 언론인, 비정부기구 대표들이 참석해 인간개발과 환경을 주제로 토론을 벌였습니다. 이 회의의 산물이 바로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협약'을 비롯해 '의제 21' 등입니다. 그로부터 10년 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세계지속가능발전정상회의 2002가 열렸습니다. 이러는 동안 환경문제는 범지구적인 의제로 국제사회와 각국의 국내 정치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는데요, 유엔 지속가능개발회의가 그런 변화의 중심에 서있다고 하겠습니다.

양윤정: 이번 회의에 주요 언론과 환경활동가들이 상당히 주목하고 있는데, 그 배경은 뭡니까?

장명화: 이번 '유엔 지속가능개발회의'가 리우회의가 열린 지 20년이 되기 때문입니다. 국제사회는 지난 20년간의 지속가능 발전 노력의 성과를 평가하고 환경 자원 경제위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게 되거든요. 금세기 들어 가장 중요한 국제회의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라는 환경 전문가들의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회의가 열릴 브라질의 이자벨라 테이셰이라 환경장관은 최근 언론에 이번 회의가 환경보호를 고려한 사회·경제적 개발 필요성에 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양윤정: 이번 회의의 핵심 주제는 무엇인가요?

장명화: 빈곤 퇴치, 녹색 경제, 지속 가능한 거버넌스 구축 등 3가지입니다. 브라질의 테이셰이라 환경장관은 "이번 회의가 지속 가능한 개발에 관한 전 세계적인 논의를 위해 마련되는 매우 중요한 자리로 모든 유엔 회원국 대표들이 참가할 것"이라면서 유엔이 정한 목표의 틀 안에서 지속가능성을 높인 새로운 개발 목표를 설정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양윤정: 방금 언급한 지속가능한 '녹색경제'나 '지속가능한 거버넌스'란 단어는 요즘 환경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자주 등장하는데요, 간단히 개념을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장명화: 네. 우선 '녹색경제'는 유엔에 따르면 이렇게 정의할 수 있습니다. '환경을 해하지 않으며, 생태적 희소성을 지킴으로서, 인류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사회적 평등을 이룩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녹색경제란 저탄소 배출, 충분한 자원, 사회적 포괄성을 가리킵니다. 녹색경제에서는 수입과 고용이 증가하되, 배출량과 오염 감축, 에너지, 자원 효율성 개선, 생물다양성 보전이라는 사항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공공 예산, 정책 개혁, 규제 변경을 통해 투자를 촉진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반면, '지속가능한 거버넌스'란 "미래세대의 욕구를 제약하지 않으면서도 현세대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개발"이라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자는 개념입니다. 인간의 생산과 소비를 유지하는 지구자연계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현재의 경제정책이 지속된다면 머지않은 장래에 돌이킬 수 없는 대재앙을 가져올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즉, 인류장래에 대한 위협을 극복하며 지속가능한 경제개발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죠.

양윤정: 네. 그렇군요. 그럼 빈곤퇴치, 녹색경제, 지속가능한 거버넌스 등 세 가지 주제를 놓고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논의될 예정인가요?

장명화: 방금 말씀하신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기술혁신, 사회적 소외 해소, 식량안보, 생물종 다양성 보호 등이 논의됩니다. 이와 관련해 테이세리라 장관은 "브라질이 1992년 회의 이후 지난 20년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지도적인 역할을 해왔다"면서 "이번 회의를 통해 개발과 빈곤퇴치, 환경보호를 병행하는 노력에서 큰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우+20'라고 불리는 이번 회의는 내년 5월 28일부터 6월 6일까지 개최되는데요, 1만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국제사회가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녹색경제를 이행하는 구체적 방안으로 한국의 녹색성장정책 추진 현황과 성공 사례 등을 소개하고 녹색경제를 통한 지속가능 개발을 달성하기 위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교량 역할을 할 계획입니다.

양윤정: 네. 장명화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지구 온난화 현상에 동의하지 않고 회의적 입장을 보여온 미국의 저명한 물리학교수가 2년여의 연구 끝에 지구온도가 급속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 동의하고 나섰습니다. 지구온난화에 관한 소신을 바꾼 과학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물리학 교수이자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고위 과학고문을 지낸 리처드 뮬러 박사. 뮬러 박사는 세계 지표면 온도에 관한 연구에서 세계 온도가 1950년대에 비해 섭씨 1도 상승했다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이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이나 항공우주국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는 것입니다. 뮬러 박사 연구팀은 그동안 지구온난화에 동의하지 않는 회의론자들이 제기해온 두 가지 핵심토대인 기상관측소를 신뢰할 수 없고, 열섬현상을 낳는 도시들이 기온측정 분석을 왜곡한다는 점을 집중 분석해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연구팀은 기상관측소의 우수성과 상관없이 기온이 상승하고 있으며, 도시의 온난화를 초래하는 열섬현상이 존재하지만 시골지역에서도 역시 기온이 상승한다는 점을 밝혀내 지구온난화 회의론자들의 주장이 틀렸음을 밝혀냈습니다. 카네기 연구소의 크리스 필드는 뮬러 박사의 '전향'으로 이제 기후변화가 실제 하는지 보다는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로 관심의 초점이 모아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 새로 들어설 벨기에 연립정부가 오는 2015년부터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단계적으로 중단키로 합의했습니다. 벨기에 일간지 르 수아르는 연정구성 협상을 진행 중인 6개 정당이 최근 회의를 열어 2015년에 3개 원전을, 2025년에 나머지 4개 원전을 폐쇄토록 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전했습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독일은 가동 중단된 8개 원전을 영구 폐쇄하고 아직 가동 중인 원자로 9개도 2022년까지 폐쇄키로 했습니다. 벨기에가 폐쇄를 확정하면 유럽에서 두 번째입니다. 이와 관련해, 원전 운영 전력업체인 엘렉트라벨은 정부의 정책이 자주 바뀌어 혼란스럽다면서 "만약 그 같은 방안이 실행되면 다른 나라에 대한 전력 의존도와 전력 가격이 높아지고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노력도 타격받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벨기에 의회는 지난 2003년 녹색당 주도로 모든 원전을 2015년부터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쇄하는 방안을 의결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09년 헤르만 반 롬푀이 총리 정부는 믿을만한 대체 전력공급 수단이 없다면서 엘렉트라벨이 운영 중인 30년 된 원전 3기의 가동시한을 10년 연장키로 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