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겨울 난방이 시작되면서 심화되는 중국의 스모그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을 들여다봅니다.
(일기예보 보도) 푸르던 가을 하늘에 또다시 미세먼지가 찾아왔습니다. 오늘 군산의 미세먼지 최고 농도는 ㎥당 158㎍까지 올라갔고 대구 143, 동두천은 139를 기록했습니다. 평상시보다 먼지가 최고 세 배나 많은 건데, 이미 들어온 중국발 미세먼지에다 한국에서 발생한 먼지까지 합쳐진 겁니다. 오늘 밤 늦게부터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또 들어옵니다...
방금 들으신 것은 얼마 전 한국의 한 민간 방송사에서 전한 일기예보의 일부입니다. 이 같은 내용의 일기예보는 최근 들어 빈번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미세먼지란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늘고 작은 먼지 입자로 지름 10㎛ 이하입니다. 특히 폐에서도 걸러지지 않는 PM 2.5, 즉 초미세먼지는 간과 방광, 뇌까지 들어가, 유전물질인 DNA를 파괴하고 치매 같은 뇌 질환까지 유발합니다.
올해 한반도에는 이 같은 초미세먼지로 대부분 이뤄진 중국발 스모그가 건너와 상당한 걱정을 끼치고 있습니다. 스모그란 대기 오염물질과 미세먼지 등이 안개와 햇빛 등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뿌옇게 돼 시야를 가리는 것을 말합니다. 한국에 있는 인하대학교 의과대학의 임종한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강북삼성병원의 서병성 직업환경의학과 교수가 최근 SBS 방송과, JTBC 방송에 각각 나와 전한 초미세먼지와 스모그의 심각한 영향, 들어보시죠.
(임종한) 분진 속에 유해한 물질이 흡착돼 있고, 이게 폐 깊숙하게 발암물질을 전달하면 DNA 손상이라던가 암세포를 만들어내는거죠.
(서병성) 미세먼지에 포함된 납, 카드뮴, 다이옥신 같은 유해물질이 중국에서 같이 오기 때문에 인체에 더 유해할 수 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15일부터 중국에서 석탄을 때는 겨울 난방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겁니다. 지난 15일 0시를 기해 베이징과 허베이 등 중국 북부 지역 11개 성과 시에서 일제히 난방 공급이 시작됐습니다.
석탄이 풍부한 중국에서는 난방 연료의 70% 이상을 석탄에 의존하기 때문에 겨울철 난방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스모그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실제로, 석탄 사용이 급증하면서 15일 오전 한때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세계보건기구 기준치를 12배나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난방이 본격화되면서 아침저녁으로 베이징 일대에는 석탄이 타면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 냄새가 자욱하게 깔려 출퇴근 시민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습니다. 현지 방송에 나온 한 베이징 시민의 말입니다.
(시민) 목이 갑갑해요. 제가 좀 민감하긴 한데요. 정말 참기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CCTV를 포함한 중국 언론은 각 지역 공기 오염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난방 공급사들은 오염 저감 시설을 가동시키며 스모그를 막으려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베이징시 환경 담당 관리의 말입니다.
(관리) 낙후시설 개선 이후 잿가루도 거의 없고 이산화황과 질소산화물도 대폭 줄었습니다.
하지만 농촌 지역의 오염물질 배출은 여전히 심각합니다. 질 낮은 석탄을 연료로 쓰다 보니 도시보다 공기가 더 나빠졌습니다. 현지 방송에 나온 중국 환경과학원의 차이파허 부원장의 말입니다.
(차이파허) 농촌에서는 싸구려 연탄을 쓰다 보니 품질이 낮아 분가루가 많고 유황 성분도 높아 해롭습니다.
즉각 효과를 낼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은 없습니다. 난방 연료를 석탄에서 천연가스로 대체하고 차량 연료에서 황 성분을 줄여나가는 게 근본적인 대책인데 다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현재로선 스모그가 심한 날에 공무차량 운행을 중단하고 건자재 운반 차량의 시내 진입을 막거나 매연 생산 공장을 일시 중단시키는 미봉책에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인과 한국인은 크게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한국 연구진의 최신 조사 결과는 미세먼지가 아직 태어나지 않은 태아의 발육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고 발표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도 최신 보고서를 통해 미세먼지가 원인인 폐암환자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중국과 동아시아 국가에 몰려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중국과 한국이 머리를 맞대고 풀기 어려운 대기오염 문제의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할 시점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일본산 다랑어에서 방사성 물질이 미량 검출돼 통관 단계에서 수입이 보류됐습니다.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달 들어 한국 내 수입신고가 들어온 일본 수산물 119건, 438t을 검사한 결과 냉동눈다랑어 1건, 330㎏에서 방사성 세슘 1베크럴(Bq)/㎏이 검출됐다"고 밝혔습니다. 베크렐은 방사능 활동의 양을 나타내는 단위로서, 1초에 방사성 붕괴가 1번 일어날 때 1베크렐입니다. 수산물의 방사성 세슘 기준치는 100Bq/㎏입니다. 이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기준치 이내 미량의 방사성 세슘이 검출돼 추가 핵종 검사서를 요구한 상태"라며 "검사서를 제출하지 않고 전량이 반송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일본산 수산물에서 기준치 이내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돼 추가 핵종 검사서를 요구한 것은 처음입니다.
-- 러시아의 북극해 인근 유전 개발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다 현지 당국에 체포·구속된 30명의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회들 가운데 6명이 보석으로 풀려나게 됐습니다. 러시아의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법원은 19일 그리피스 회원 3명을 보석금을 내는 조건으로 석방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에 앞서 하루 전 상트페테르부르크 법원은 그린피스 러시아 지부 공보관을 포함한 3명을 같은 조건으로 석방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전 개발 반대 시위로 구속됐던 그린피스 회원 30명 가운데 6명이 먼저 석방될 예정입니다. 이들은 보석금이 수사당국 계좌로 입금되는 대로 교도소를 떠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린피스 회원들은 지난 9월 중순 쇄빙선을 타고 북극해와 가까운 바렌츠 해의 러시아 석유 시추 시설 부근에서 시위를 벌이다 선박과 함께 러시아 국경수비대에 나포됐습니다. 선박에는 러시아인 4명을 포함해 19개국 출신 환경운동가 30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유전 개발이 심각한 해양오염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며 개발 중단을 요구하다 억류됐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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