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소액대출을 통해 수도를 설치하는 지원사업을 들여다봅니다.
지구상에서 물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몸 70%가 물이라는 사실은 많이 알고들 계시죠? 1%의 탈수가 오면 갈증을 느끼고, 10% 손실되면 사망에 이를 정도입니다.
이처럼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물이 가난한 나라에서 원활히 공급되고 있을까요? 애석하게도 그렇지 못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유명한 남자배우 맷 데이먼 씨가 빈곤층의 식수 확보를 돕는 소액대출 사업을 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데이먼 씨는 최근 미국 ABC 방송에 출연해, 소액대출 사업인 '워터크레딧'을 소개하고 아프리카·남아시아 국가 빈곤층의 물 부족 문제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워터'는 '물'을, 그리고 '크레딧'은 '신용'을 뜻하는데요, 쉽게 말해 '워터크레딧'은 물이 부족한 빈곤층이 수도 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담보 없이 돈을 빌려주는 사업입니다. 데이먼 씨가 지난 2009년 환경운동가 게리 화이트 씨와 함께 만든 비영리단체 Water.org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데이먼 씨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맷 데이먼
: 수도꼭지를 틀면 어디에서나 깨끗한 물이 나오는 사람들은 공감하기 어려운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세계 인구 대부분의 식수가 우리가 쓰는 화장실 물보다 더러운 것이 현실입니다.
Water.org의 공동설립자 화이트 씨는 물을 확보하느라 매일 수 시간을 보내는 인도의 가난한 여인을 만난 뒤 '워터크레딧'을 생각해 냈습니다. 이 여인은 화장실을 지으려고 고리대금업자에게 125%에 이르는 이자를 내고 있었답니다.
게리 회이트
: 수도가 제대로 연결돼 있지 않은 곳의 주민들은 물을 관리하는 지역 내 조직폭력단에게 정상가보다 7~15배 더 비싼 물 값을 치릅니다. 이를 보고 저와 데이먼 씨가 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자금을 대출해주는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이 사업에 미국에 본사를 둔 국제적인 청량음료 회사인 펩시코의 자선재단도 동참해, 인도에서 소액대출 사업을 확대하는데 800만 달러를 기부했습니다.
데이먼 씨는 "물이 확보되면 모든 것이 바뀐다"면서 "온종일 물을 구하는데 시간을 보냈던 소녀들이 학교에 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성들이 주로 물을 긷는 역할을 담당하기에, 이들에게 특히 큰 변화가 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데이먼 씨는 아프리카의 빈국 잠비아에서 물을 길어오느라 학교에도 가지 못하는 14세 소녀를 만난 것을 계기로 물 부족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됐다고 방송에서 밝혔습니다.
화이트 씨는 식수 확보를 보장하면 극적인 경제 효과 또한 불러올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물을 구하는 데 걸리는 시간에 다른 일을 해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데이먼 씨는 워터크레딧이 97%의 높은 대출금 회수율을 보이고 있다면서 자신이 가진 '유명세'를 적극 이용해 물 부족 문제를 널리 알리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ABC 방송은 최신 자료를 인용해 세계인구 10억 명, 즉 8명 중 1명이 식수 부족 문제를 겪고 있으며 매년 300만 명 이상이 수질 관련 질환으로 사망한다고 전했는데요.
여러 국제기구의 자료를 보면, 북한의 사정도 그리 좋지 않습니다. 오래된 상하수도 시설과 부족한 폐수 처리 시설, 그리고 반복적으로 겪은 물난리 등으로 주민에게 안전한 물을 공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활동하는 국제기구들은 북한주민 사이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질병 가운데 하나가 오염된 식수에서 비롯된 설사병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유엔아동기금은 특히 2살 미만의 북한의 영아 가운데 20%가 오염된 식수에서 비롯된 설사병을 앓고 있으며 5살 미만의 영유아가 사망하는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설사병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당국은 지난 2000년대 초부터 식수 정화 사업과 폐수 처리 시설의 지원을 국제 사회에 요청해 오고 있는데요. 독일의 비영리 단체인 ‘저먼 애그로 액션’을 비롯해 유럽의 여러 비정부 기구와 유엔아동기금, 국제적십자연맹 등이 북한에서 식수 위생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맷 데이먼 씨가 운영하는 ‘워터크레딧’이 열악한 환경 속에 살아가는 남아프리카, 남아시아의 빈곤지역 주민들뿐만 아니라, 식수 위생시설이 취약한 북한 지역에도 도움의 손길을 보내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유엔은 전 세계 농지 가운데 4분의 1가량이 질적으로 매우 저하된 '척박한 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제1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사상 처음 시행한 전 세계 토지자원 평가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식량농업기구는 보고서에서 현재 전 세계 농지 가운데 25%가 토양침식, 수질저하 등으로 "질적으로 매우 저하된 상태"라고 평가했습니다. 나머지 농지 가운데 8%는 "다소 저하된 상태", 36%는 "약간 저하됐거나 안정된 상태"라고 판정했으며 양질이라는 평가를 받은 농지는 전체 10%에 불과했습니다. 불량 농지 판정을 내린 지역에는 지나친 농업으로 토지가 오염된 서유럽을 비롯해 히말라야 고지대, 안데스, 에티오피아 고원, 남아프리카 등입니다. 식량농업기구는 특히 인구증가에 따른 식량수요 급증을 고려할 때 토질 악화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50년까지 90억 인구가 생존하려면 현재보다 70% 더 많은 식량이 필요합니다. 소, 돼지를 포함한 가축은 2억 톤이 더 필요하고 쌀, 밀가루 등 곡식도 10억 톤이 더 생산돼야 합니다.
--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기존 예측보다 작을 가능성이 있다는 최신 연구가 나왔습니다. 미국과 스페인 등 국제 연구진은 마지막 최대 빙하기인 약 2만1천 년 전의 지구 표면 온도를 새로 측정해 적용한 새 모델을 개발했는데요, 그 결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양이 산업화 이전보다 2배로 늘어날 경우 기온이 1.7~2.6℃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고 미국의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습니다. 지난 2007년 발표된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 보고서는 같은 조건에서 온도 상승폭을 2.0~4.0℃로 훨씬 높게 잡고 있습니다. 또한 지표면 온도 상승 평균치도 위원회는 3℃로 잡고 있지만 새 연구는 2℃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사람이 기온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최대빙하기의 지표면 온도를 조사한 결과 과거 연구들이 시사했던 것만큼 낮지 않았고 이 시기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3분의1 가량 낮았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는 이산화탄소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훨씬 작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연구진은 이를 새 모델에 적용해 기후 변화 전망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