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근 국제적 관심사로 등장한 상하이의 대기오염을 들여다봅니다.
(중국 시민) 대기오염은 여러 방면에 영향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일단 폐에도 좋지 않고요.
얼마 전 상하이시의 대기오염지수가 유엔 세계보건기구 기준치의 10배 이상으로 치솟았다고 밝혀진 직후 현지 방송에 나온 중국 시민의 말입니다. 이에 따라 상하이 노약자와 어린이, 심폐환자의 야외활동이 금지됐습니다.
상하이 환경관측센터 웹 사이트에 따르면, 12월 2일 기준으로 상하이의 PM 2.5, 즉 지름 2.5마이크로미터 이하 초미세먼지의 오염지수가 세계보건기구 기준치인 25의 10배가 넘는 316을 기록했습니다. 모두 6단계로 나눠 판단하는 오염 단계 중 가장 높은 '심각'한 단계에 해당합니다.
대기오염지수가 100을 넘으면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 오염물질에 민감한 사람들이 호흡에 곤란을 느낍니다. 300을 넘으면 비상 단계로 운동능력이 저하되고 심폐 관련 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 있는 서울 대 보라매병원 알레르기 내과의사인 양민석 씨가 한국의 YTN에 나와 전한 말입니다.
(양민석) 초미세먼지는 마스크나 코를 통해서 걸러지지 않고 깊은 폐 속까지 침투할 수 있기 때문에 천식을 포함한 알레르기 환자나 호흡기 질환자들은 특히 주의해야합니다.
상하이의 대기오염지수는 상하이에서 국제마라톤 대회가 열린 지난 1일부터 오르기 시작했다고 미국의 통신사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대회에는 84개국에서 35만 명이 참가했습니다. 이날도 오후 1시 대기오염지수가 200을 넘었다고 관측센터는 밝혔습니다. 마라톤 참가자들은 폐의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상하이에 사는 미국인 참가자 브리짓 오도넬 씨는 "작년에도 상하이 국제마라톤에 참가했는데, 주자들이 얼굴에 마스크를 쓴 것을 본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습니다.
다른 지역도 대기오염이 심각합니다. 2일 쓰촨성 청두시의 대기오염지수는 300에 달했고, 베이징의 대기오염지수도 150을 웃돌았습니다.
특히 중국 최대 증권거래소가 있는 주요 경제도시 상하이의 대기오염은 중국의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상하이 정부는 자유무역지대를 설치해 외국인 투자 촉진에 나섰고, 미국의 자동차 생산회사인 제너럴모터스를 비롯한 수백 개 다국적 기업의 본사가 상하이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기오염이 심한 날 외부 활동을 하는 것은 담배를 피우는 것만큼 해롭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중국건강연구센터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세계보건기구 기준치의 30배가 넘는 대기오염 속에서 하루를 지내면 한 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최초의 중국계 미국인 주중 대사로 관심을 모았던 게리 로크 대사가 돌연 사임하면서 대기오염 탓이라는 관측까지 나왔습니다. 로크는 부임 직후 미국 대사관 독자적으로 스모그 지수를 발표하는 체제를 만들어 베이징 대기 오염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스모그란 대기 오염물질과 미세먼지 등이 안개와 햇빛 등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뿌옇게 돼 시야를 가리는 것을 말합니다.
로크 본인은 사임 이유가 '스모그 때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지만, 실제로 베이징에 근무하는 미국 외교관들은 스모그 관련 위험수당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상하이시를 포함한 중국 지역의 대기오염이 심각해지자, 비행기로 한 시간 반이면 상하이를 오갈 정도로 가까운 한국의 서울시도 발 빠르게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습니다.
일단은 주의보 발령 전이라도, 일정 농도를 넘어서면 '주의보 예비단계'를 시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60마이크로그램을 2시간 이상 초과하면 '주의보 예비단계'가 발령됩니다. 지난달 말까지는 시간당 평균 농도가 2시간 동안 85마이크로그램 이상이면 주의보가, 120 이상이면 경보가 발령될 뿐 예보제는 없었습니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주의보 예비단계 수준으로 농도가 높아지면 서울시 홈페이지와 시내 13군데 대기환경 전광판 등을 통해 외출 자제와 황사마크스 착용 등 행동요령을 전파할 방침입니다. 서울시 관계자의 말입니다.
(서울시 관계자) 문자서비스를 제공해서 시민들이 PM2.5 상황을 미리 알게 되면 시민들의 건강 피해가 예방되거나 건강 증진 효과가 있을 걸로 예상됩니다.
이와 더불어, 서울시는 이번 달부터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5대 도시와 초미세먼지 감소를 위한 협의체도 만들기로 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한국에서 원자력 안전관리를 위해 방사능 방재 기능을 실무적으로 총괄, 조정하는 국무총리 소속 원자력안전규제정책 조정회의가 신설됩니다. 또 방사능에 대한 한국인의 불안감을 덜기 위해 일본산 식품의 방사능 검사 결과가 매일 식품의약품안전처 홈페이지에 공개됩니다. 안전행정부는 최근 제8차 안전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원자력 안전관리체계 강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방안에 따르면 국무총리 소속 원자력안전규제정책 조정회의가 신설돼 해양수산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7개 부처로 분산돼 있는 방사선 안전관리와 11개 부처에 걸쳐 있는 방사능 방재 기능을 실무적으로 총괄·조정하게 됩니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서 운영, 폐기까지 주요 기자재의 이력을 추적 관리하는 통합정보관리체재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사전에 부품의 마모 상태를 예측해 사고 예방을 위한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했습니다.
-- 인도네시아 현지에 한국의 우수 환경기술이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습니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최근 서울에서 발따사르 깜부아야 인도네시아 환경부 장관과 첫 환경장관 회담을 갖고 양국 환경협력 확대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번 회담은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과 인도네시아 유도유노 대통령이 양국 간 환경장관 회담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한 후 처음 마련됐습니다. 인도네시아 하천 수질개선 사업에 한국이 참여하는 방안과 폐기물 자원화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습니다. 인도네시아 측은 잦은 홍수와 먹는 물 문제로 주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며 한국의 물 환경 정책과 경험에 큰 관심을 표명했습니다. 또 양국은 인도네시아의 환경정책 방향을 설정하게 될 환경정책 중장기계획 수립에 협력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 했습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자원과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라며 "앞으로 양국 장관 간의 정례적인 대화가 환경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수요를 창출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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