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출범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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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근 인천 송도에 문을 연 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의 출범식을 들여다봅니다.

(박근혜 대통령) 금세기 말에는 지구 온도가 평균 3.7도씨 상승하고 해수면은 최대 63㎝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군소도서국이나 저개발 국가들은 물론이고, 뉴욕, 상해, 부산 등 항구도시들도 침수 피해를 겪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태풍 하이옌의 영향으로 필리핀에서 수많은 사상자와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도 결코 기후변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기후변화는 환경과 인간의 삶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어느 한 나라나 국제기구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인류 공통의 과제입니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한국의 인천에서 열린 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출범식에서 한 축사의 일부입니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인류 공통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과 개발을 대표하는 국제기구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댔습니다. 녹색기후기금은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는 기후변화 관련 국제금융기구입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 헬라 쉬흐로흐 녹색기후기금 사무총장, 피게레스 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은 출범식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녹색기후기금을 통해 개발도상국들의 경제성장과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범지구적 협력을 요청했습니다. 개발과 환경을 각각 대변하는 조직의 수장이 이처럼 한 자리에 모여 토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주목을 끌었습니다.

녹색기후기금의 첫 목표는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 지원입니다. 이를 위해 7년 후까지 1,000억 달러가 넘는 돈을 모으는 게 당면과제입니다. 따라서 이번 토론에서는 재원마련 계획이 집중적으로 검토됐습니다. 헬라 쉬흐로흐 녹색기후기금 사무총장의 말입니다.

(헬라 쉬흐로흐) 2014년까지 실제 적립될 기금의 운영에 필요한 모든 세부 조항과 규정, 절차를 마무리 지을 계획입니다.

출범식에 세계 각국의 주요 인사 4백 명이 왔는데, 이들의 관심도 바로 이 점에 모아졌습니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은 녹색기후기금에 4천만 달러 출연을 약속하고 각국의 동참을 호소했습니다.

(박근혜) 기후변화는 '내일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지구촌 모두가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하는 '오늘의 문제'입니다. 더 이상 늦기 전에 모든 나라와 국제기구, 정부와 기업, 시민 사회가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토론회에서는 특히 경제성장과 환경이 양립할 수 있느냐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비중 있게 진행됐습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동조하지만 빈민이 많은 개발도상국의 에너지 수요도 충족해야 한다는 점에서 화석연료를 어느 정도 활용할 수밖에 없다"며 "개발도상국에 개발하지 말라는 얘기를 할 수 없는 만큼 대안에너지를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하며 녹색기후기금과 같은 기금에서 관련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피게레스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해 "개발도상국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라고 요구하는 것은 마치 달리는 자동차에게 당장 바퀴를 바꾸라고 하는 것과 같이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며 "재정지원이 충분하더라고 개발도상국에는 대단히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는 만큼 녹색기후기금이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기후금융을 조율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쉬흐로흐 사무총장은 "국제사회가 전체 경제를 탈바꿈시키고 전환시켜야 한다"며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 탄력적이고 지속성장 가능한 일종의 경제로 대전환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사회를 맡은 현오석 한국 부총리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전 인류가 지속적으로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개발도상국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 경제성장을 이룩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전 국가들이 공동으로 기후변화에 대처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은 만큼 '조심스러운 낙관론'으로 토의를 마무리하자"고 말했습니다.

쉬흐로흐 사무총장은 토론 후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녹색기후기금이 보유한 현금 재원은 한국 정부가 약속한 4000만 달러와 스웨덴 정부가 약속한 4500만 달러가 전부"라며 "그나마도 아직 수령이 안 된 상황이어서 추가 공여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녹색기후기금을 관리할 세계은행 한국사무소도 최근 개소식을 갖고 운영에 들어갔습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의 말입니다.

(김용) 어려운 나라들이 발전하고 성장하는 것을 돕는 데 있어 한국과 세계은행이 오랜 기간 그래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긴밀하게 협조해 나갈 것으로 봅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한국 내 신축 아파트와 일반 가정에서 먼지다듬이가 발견되는 일이 다수 발생하고 있습니다. 예년보다 길었던 더위와 장마로 인해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 그 원인입니다. 이런 폭발적인 먼지다듬이들로 인해 최근 분양을 받은 아파트 입주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먼지다듬이는 '책벌레'라 흔히 불리는 미세 곤충입니다. 1~3㎜ 크기의 아주 작은 크기로 인해 육안으로는 구분이 어렵습니다. 또한 이 곤충은 잡식성으로, 미세 먼지와 균, 혹은 곰팡이 균을 먹고 살아갑니다. 특히 집안 내 싱크대 내부, 책, 책장 위, 배관 틈새 등 상대적으로 습기가 많은 곳이 주요 서식처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과 달리 미국 농무부 산하 곤충/식물검역부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책벌레는 물지도, 질병을 옮기지도 않습니다. 책벌레는 여름 장마철과 유사한 온도와 습도의 환경에 서식하기 때문에 집 안의 온도와 습도가 조금만 높아도 발생하기 쉽습니다. 책벌레를 예방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집 내부 온도를 18~22도, 습도는 45~55%로 유지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습니다.

-- 일본 방사능 공포에 수산물은 물론 일본산 맥주를 비롯한 일부 공산품의 판매도 한국에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행히 위축됐던 수산물 소비가 다소 살아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GS25이 올해 6월부터 11월까지 월별 외국 상표 캔 맥주 판매 현황을 살펴본 결과 일본의 대표적인 맥주인 아사히 매출이 -13%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반면, 일본 맥주가 아닌 외국 상표 맥주는 대부분 30% 이상 매출 증가율을 보이며 일본 맥주와는 대조적인 판매양상을 보였습니다. 일본 방사능은 맥주뿐 아니라 안주류 판매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2011년에 비해 2012년 수산 안주류의 매출 증가율은 23%였으나 원전 오염수 배출과 관련한 불안감이 증가하면서 올해 수산 안주류의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에 비해 4%에 그쳤습니다. 콧대 높던 일본 화장품의 판매도 부진한 상황입니다. 일본산 화장품 회사인 SK-II는 얼마 전 일부 제품에 대해서는 할인행사까지 벌였습니다. 일본의 유명 화장품 제품인 시세이도와 슈에무라도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