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참여하는 파리협정 타결

0:00 / 0:00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세계 195개 당사국이 모두 참여하는 파리 기후변화 협정을 살펴봅니다.

(로랑 파비위스) 파리협정이 채택되면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이번 기후변화협약 총회가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무장관이 12일 폐막한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기후변화 협정이 채택되기 전에 한 발언, 일부분 들으셨는데요, 유엔기후변화협약은 온실 기체에 의해 벌어지는 지구 온난화를 줄이기 위한 국제 협약입니다. 보름 가까이 프랑스 파리에서 머리를 맞댄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대표들이 마침내 최종 합의안을 마련했습니다.

모두 31쪽에 달하는 파리협정의 주요 내용은 210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을 기준으로 섭씨 2도 이하로 제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세로 돌아서는 시점을 앞당기며, 2050년 이후 온실가스 배출량과 지구의 온실가스 흡수 능력 간 균형 유지, 2018년 이후부터 당사국의 탄소 감축 약속 이행 여부 5년마다 검토, 2020년부터 선진국의 개발도상국에 대한 최소 1000억 달러 보조금 지원 등입니다.

특히 이번 협정은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 의무만 명시돼 있었던 지난 1997년 교토 의정서와 달리, 195개 당사국 모두가 지켜야 한다고 규정하는 첫 번째 기후변화 합의입니다. 교토 의정서는 지구 온난화의 규제와 방지를 위한 국제 협약인 기후변화협약의 수정안을 말합니다. 또 이번 협정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 자국의 이해관계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협정의 숨은 주역으로 꼽히는 한국 출신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파리협정은 기념비적인 승리로, 역사가 오늘을 기억할 것"이라며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반기문) 많고 복잡한 과제들이 놓여 있지만, 완벽을 추구하는 정신이 공익 실현을 막아서는 안 됩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협정 체결 직후 성명을 내고 "지구를 구하기 위한 최선의 기회"라며 "전 세계를 위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면적이 큰 나라, 면적이 작은 나라, 선진국, 개발도상국을 포함해 거의 200개에 달하는 국가들이 모든 나라가 처한 위협에 정면으로 대처하기 위해 함께 일한 점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함께함으로서, 우리는 세계가 하나로 섰을 때 무엇이 가능한지 보여주었습니다.

실제로 협상을 주도한 오바마 대통령은 각국의 협정 체결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오는 2025년까지 정부와 민간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에 비해서 26~28% 감축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당사국총회 직전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2025년까지 연방정부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42% 가량 줄이겠다는 방침을 내놓기까지 했습니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도 이번 협정 체결로 "생명줄을 얻었다"고 환영했습니다. 융커 위원장은 "파리협정이 전 세계의 청정에너지 전환을 이끌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파리협정의 앞길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단 협정의 일부만 구속력이 있을 뿐, 상당 부분은 당사국이 얼마나 참여하는지에 따라 성과가 극명하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입을 모아 행동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일부 참가국들의 제동으로 협상이 진통을 겪자 직접 나서서 반대를 누그러뜨렸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파리 총회에서 체결된 바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결연하고 관대한 헌신이 필요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에너지 생산구조가 기본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제적 비영리 환경정책연구기관인 '세계자원연구소'의 제니퍼 모건 기후프로그램 국제소장의 말입니다.

(제니퍼 모건) 이번 협정은 온실가스 배출을 2050년까지 완전히 없애겠다는 목표를 설정했고 이는 재생에너지와 지속가능한 개발의 대규모 확장을 의미합니다.

이와 관련해, 석유소비국들이 산유국들에 대항하기 위해 설립된 석유안전보장기구인 '국제에너지기구'는 파리총회 목표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약 16조 5천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화석연료를 청정에너지로 대체하는데 대부분의 비용이 소요되고,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데도 상당한 금액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런 장기적인 목표에 접근하기 위해, 파리총회에 참석한 나라들은 앞으로 5년 단위로 점점 강화된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내놓기로 했습니다. 이들이 내놓은 감축 계획 이행을 국제법적으로 구속하는 장치는 마련되지 않았지만 이행을 게을리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투명한 검증 과정을 거쳐 국제사회에 공개하기로 해 이행하지 않으면 국제사회에 한 약속을 어기는 나쁜 국가라는 손가락질을 감수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경우, 감축목표를 절대량으로 정하는 선진국 방식이 아닌, 경제 전반을 감안해 점진적으로 채택하는 개발도상국 방식을 취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량 7위 국가입니다. 개발도상국 가운데 온실가스 다배출국이 몇 개국 되지 않고, 국제사회가 이 나라들에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한국 역시 청정에너지 개발이 시급합니다.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삼림 파괴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대규모 나무 심기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당사국 총회의 고위급회의 참석차 파리를 방문한 북한 리수용 외무상은 각국 대표단에 이같이 밝히면서 지구 차원의 환경 보전 노력에 북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리 외무상은 또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대 수준 대비 37.4%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유엔기후변화협약 가입국으로서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지구 환경 보호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지난 1994년 유엔 기후변화협약에 가입했고, 2005년 4월에는 이 협약에 따라 교토의정서에도 가입했습니다. 북한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년대 경제난으로 크게 줄었다가 최근 수년간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로 알려졌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