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축분을 이용한 저탄소 녹색사업을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요즘은 환경과 에너지가 국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한국 경기도의 포천시가 환경과 관련한 사업인 소위 '녹색사업'을 추진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포천시 녹색사업의 핵심 내용은 무엇입니까?
장명화: 한마디로, 축분, 그러니까 소나 염소의 배설물을 이용한 겁니다. 포천 시는 최근 농산어촌지역에 맞춤형인 축분을 이용한 저탄소 녹색마을 조성에 나서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대도시를 제외한 농어촌지역에서는 폐자원이나 바이오매스가 간헐적으로 소량이 발생돼 에너지 활용이 전무한 상태여서 중앙정부를 비롯해 각 지방자치단체까지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참고로, 바이오매스란 식물이나 미생물 등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생물체를 말합니다.
양윤정: 과거에는 가축의 배설물이 퇴비로 사용돼 재활용이 되었지만 현대에는 화석연료의 등장과 대규모로 생산되는 퇴비로 인해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가 되고 있는데요, 유용한 에너지원으로 등장하고 있다니 다행입니다. 그런데, 축분을 사용한 연료, 어떻게 운용되는지 잘 그림이 그려지지 않습니다.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장명화: 그러니까, 축분을 기계에 넣고 악취제거를 위한 1차 발효 후 바이오매스 전력을 생산하고, 이후 발생되는 폐열을 활용해 축분을 건조해, 사용함으로써 편리함은 물론 연료로서의 활용가치를 높이는 방식입니다.
양윤정: 축분을 이용한 녹색사업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입니까?
장명화: 경제성이 우수해 연료대체 효과가 매우 높은 점입니다. 예를 들면, 소 100두를 기준으로 했을 때 연간 발생되는 축분의 양은 365톤입니다. 이 방법을 이용해, 연료로 생산할 경우 78톤에 달합니다. 총 열 칼로리가 273기가로 등유 28,000달러, 무연탄 7천 달러, 심야전기 15,000달러, 일반전기 26,000달러에 해당하는 에너지 대체효과가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이 축분 시설을 활용할 경우 기름보일러 보다 50%가량의 비용절감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는 겁니다. 더욱이 축분 연료는 다른 연료와 달리 처리의 개념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에너지원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장점도 지녔습니다. 또한 사용하다 남으면 농경지에 뿌려 유기질 비료로 생산할 수도 있습니다. 나무를 태우면 재가 남는 것처럼 축분 연료도 타고나면 재가 남는데 이러한 재는 알칼리성 토양개선제 등으로 활용할 수 있기도 합니다.
양윤정: 포천시 녹색마을의 규모나 투자는 어느 정도입니까?
장명화: 영중면 가영로 일원에 하루에 82톤, 구체적으로 축분 연료 32톤, 유기질비료 50톤을 생산하는 시설을 건설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약 2만㎡ 사업부지, 건축면적 3천㎡에 공장동과 창고동 등이 들어서며 모두 66억 원, 미화로는 약 610만 달러가 투입될 예정입니다. 연초부터 시험가동에 들어갑니다.
양윤정: 경기도 포천시 이외에 유사한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습니까?
장명화: 네. 전라북도 부안 등용마을, 충청남도 홍성 홍동마을, 경상남도 산천 갈전마을 등이 성공한 사례로 꼽힙니다. 등용마을 대안 에너지 실험은 원자력 발전소에 의존하는 중앙집중식 에너지 체제로부터 자립을 꾀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홍동마을 역시 태양광 발전시설을 보급하고, 갈전마을은 다양한 대처 에너지를 활용하는데 태양과 바람 바이오메스 등 자연에너지를 활용해 마을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직접 조달하는 것을 추진 중입니다.
양윤정: 외국에서도 이런 녹색사업을 진행 중입니까?
장명화: 네. 동남아시아 등지에서는 이미 소와 야크 등 초식동물의 축분을 연료화해서 각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의 덴마크는 이미 1985년부터 분뇨 악취감소, 환경유지, 유기비료 생산을 목표로 관련 시설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대형처리시설은 전국 20곳에 있고, 1곳마다 평균 100농가 이상의 분뇨를 처리하고 있습니다. 덴마크의 축산분뇨 처리 체제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분뇨의 자원화와 함께 분뇨의 거래가 일반화되었다는 것입니다. 농가와 농가, 농가와 전력생산업체간 분뇨 거래가 이뤄짐으로써 덴마크 내에서는 전량 재활용되는 셈입니다.
양윤정: 연료 문제가 심각한 북한이 이 방법을 활용하면 좋을 듯 하네요.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과거에도 한국이 관련 기술을 북한에 지원하는 방안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사료도 부족하고 가축 배설물 처리기술도 미숙해 축산업이 사실상 붕괴된 상태거든요. 북한이 앞으로 축분을 이용해 땅을 살리면서 경쟁력을 갖춘 축산물을 생산하고 한국이 이를 수입하면, 상생효과를 볼 수도 있습니다.
양윤정: 북한에도 추운 겨울 취사와 난방의 연료로 축분을 이용하고 환경도 보호하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장명화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야생 생물 밀거래가 세계적으로 최소한 매년 190억 달러를 웃돌고 있어 자연 보존은 물론 치안과 안보 등 각 부문에서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 자연보호를 위한 국제 비정부 기구인 '세계야생기금'이 밝혔습니다. 세계야생기금 보고서는 야생 생물 밀거래가 마약과 위조품, 인신매매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밀거래 규모라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각국 정부가 이 문제에 큰 신경을 쓰지 않고 효과적인 대책도 내놓지 않아 조직범죄단이 야생 생물 밀거래를 고수익 저위험 사업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밀거래로 인해 지구상의 많은 생물 종들이 멸종 위기로 몰리는 외에도 조직범죄망이 커지고 각국 안보에 해를 끼치는 한편 지구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가 기승을 부리는 코뿔소 밀렵에 대처하기 위해 거액의 현상금을 내걸었습니다. 남아공 국립공원관리청의 데이비드 마분다 청장은 코뿔소 밀렵조직 우두머리를 검거하도록 제보해 유죄가 확정될 경우 제보자에게 100만 랜드, 미화 12만 달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마분다 청장은 또 제보를 통해 밀렵꾼을 체포하고 밀렵꾼이 유죄가 확정될 경우 제보자에게 10만 랜드를 지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남아공 정부가 지난 10월 발표한 2011년 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흑인 가구당 연간 평균 소득은 6만 랜드, 미화 약 7,000달러입니다. 백인 가구는 36만5천랜드, 미화 약 4만 2천 달러입니다. 마분다 청장은 또 코뿔소 밀렵이 가장 성행하는 크루거국립공원의 경비단장으로 퇴역 육군 소장인 요한 우스테를 임명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우스테 소장은 400여명의 경비원을 통솔하게 됩니다. 남아공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크루거공원에서만 밀렵된 코뿔소는 모두 381마리에 이릅니다. 이는 남아공에서 희생된 코뿔소 618마리의 절반을 웃도는 수치입니다. 한편, 남아공 당국은 코뿔소 밀렵 방지를 위해 무인항공기 2대를 방산업체 데널사로부터 임차해 투입할 예정입니다. 당국은 무인항공기 투입을 통해 특히 야간에 주로 이뤄지는 코뿔소 밀렵에 더욱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국립공원관리청은 덧붙였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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