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한반도 주요 환경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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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올 한해 한반도를 뜨겁게 달궜던 주요 환경뉴스를 들여다봅니다.

한국인이 올해 발생한 환경 문제 가운데 가장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은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으로 인한 수산물 안전 문제입니다. 한국 내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연구실이 최근 전국 성인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장 많은 29%가 이 같이 답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의 방사능 피해가 다른 나라로 확산된다면, 한국은 지리적 거리가 가까워 피해의 첫 줄에 서 있고, 특히 바다를 통한 식품 안전과 관련해서 국민적 관심이 높기 때문입니다. 한국 여당인 새누리당의 강석호 제4정조위원장이 지난 9월 한국의 시급한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재차 강조한 말입니다.

(강석호) 일본 수산물 방사능 유출에 따른 일본에서 들어온 수입어류 등에 대해 해양수산부가 촉각을 세우고 조기 검사를 잘 하셔서 국민들의 불안을 조기에 불식시켜...

이 탓에 일본 방사능 공포는 일본산 수산물의 소비 기피에 그치지 않고 한국산 수산물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동해에서 주로 잡히는 오징어, 가자미, 남해산 갈치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지금 당장에 눈에 보이는 해가 없더라도 일단 섭취하면 치료방법이 사실상 없는 만큼 방사선 오염에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합니다. 김익중 동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의 말입니다.

(김익중) 기준치 이하에서도 피폭량에 비해 암 환자 수가 증가합니다.

또 다른 중요한 환경 문제는 '중국발 대기오염 문제'입니다. 서울대학교의 설문조사에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 수산물 안전문제와 중국발 대기오염문제를 꼽은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절반 가까운 46%에 해당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한반도가 이웃국가들로부터 환경오염문제로 크게 위협받고 있는 데 대한 우려의 표시"라고 분석합니다.

구체적으로, 한국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미세먼지는 지난해 3차례에 불과했으나 올해 들어 12월 중순까지 벌써 20여 차례 발생했습니다. 한반도의 미세먼지 발생은 중국의 대기오염이 직접 원인으로 꼽힙니다. 최근 지속된 오염 미세먼지는 중국의 겨울철 난방용 석탄 사용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서풍이 불면 한반도의 미세먼지 농도가 평균 45%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가 이를 증명합니다.

문제는 미세먼지에 질소산화물을 비롯한 발암성 물질이 포함돼 있어 직·간접적인 피해가 매우 크다는 겁니다. 지난 12월 5일 발생한 미세먼지에선 발암성물질 농도가 평소의 6배를 넘었습니다. 한국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한국에 있는 인하대학교 의과대학의 임종한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강북삼성병원의 서병성 직업환경의학과 교수가 SBS 방송과, JTBC 방송에 각각 나와 전한 초미세먼지의 심각한 영향, 들어보시죠.

(임종한) 분진 속에 유해한 물질이 흡착돼 있고, 이게 폐 깊숙하게 발암물질을 전달하면 DNA 손상이라던가 암세포를 만들어내는거죠.

(서병성) 미세먼지에 포함된 납, 카드뮴, 다이옥신 같은 유해물질이 중국에서 같이 오기 때문에 인체에 더 유해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인이 올해 외부적으로 중국발 미세먼지와 일본산 방사능 오염 식품으로 이중 피해를 입은 가운데, 한반도 내부적으로는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최근 공개된 연구 결과는 한반도 기후변화로 가을 시작 시기가 90년 만에 17일이나 늦어지면서 앞으로는 추석의 70%가 여름에 해당하게 된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상청의 허진호 통보관의 말입니다.

(허진호) 지구온난화가 지속으로 이뤄지고 있고,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과거에 비해 기온이 조금씩 오르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더불어, 한반도의 기온이 오르면서 농작물 재배 한계선이 계속 북상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아열대 작물로 제주도에서만 생산되던 감귤은 전라남도, 경상남도 등 내륙으로 이동한 지 오래입니다. 복숭아는 예전에 경상북도 지역이 연평균 섭씨 11~15℃란 최적 생육조건을 충족했지만, 이제는 충청북도, 강원도 등에서도 복숭아를 재배합니다. 포도 역시 재배지가 북상해 주산지인 경상북도의 재배면적은 1998년보다 40% 가까이 급감한 반면, 강원도의 포도 생산은 증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기후온난화에 대응한 지역별 품목 전환과 함께 아열대 신품종을 한반도에 도입해 정착시키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중국의 자랑인 만리장성에 빗댄 중국 스모그 장성이 우주에서 포착돼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스모그'란 대기 오염물질과 미세 먼지 등이 안개와 햇빛 등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뿌옇게 돼 시야를 가리는 것을 말합니다. '중국 스모그 장성'이란 대륙에 넓고 길게 퍼져 있는 스모그를 만리장성에 빗대어 표현한 것입니다. 미국 항공우주국의 테라 위성은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상하이까지 1200km를 뒤덮고 있는 이른바 '중국 스모그 장성'을 촬영하는데 성공했는데요, 위성 영상에 따르면 최근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뿐만 아니라 난징, 칭다오, 우한 등 25개 이상의 지역에 스모그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해당 자치구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스모그는 주민의 건강 피해는 물론 심할 때는 가시거리가 10m에도 미치지 못해 심각한 교통 정체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마땅한 대비책이 없습니다. 중국 스모그 장성이라는 표현에서 드러나듯 그 범위가 워낙 넓어 손쓸 방도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합니다. 중국 전문가들조차 스모그 현상은 담배 피는 것과 유사하다며 중국 스모그 장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는 실정입니다.

-- 이집트에서 최근 한파와 폭우, 폭설이 몰아치는 기상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이집트 현지 언론은 "중순부터 사흘간 많은 비를 동반한 차가운 바람이 수도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 항구도시 포트사이드 등 전국 주요 도시를 덮쳤다"고 보도했습니다. 게다가 최근 눈 폭풍으로 수십 편의 항공이 취소됐으며 육로와 해상로도 마비됐습니다. 이집트는 1년 내내 건조하고 온화한 아열대성 기후와 사막 기후를 갖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눈은 112년 만의 눈으로 최근 100년간 최대 기상 이변으로 통하고 있습니다. 이집트에는 평소 비나 눈이 잘 내리지 않기 때문에 현지에는 배수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곳이 많고 이에 따라 물난리가 발생했습니다. 현지 경찰은 가게에 걸린 상업 광고판이 떨어지는 등 재산 피해가 속출했으며 사망자도 4명이나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한국 기상청은 "최근 카이로의 기온이 5~11도를 오르내리다가 2~3도까지 떨어졌다"면서 "시나이반도 중부 지역은 최저 기온인 영하 2도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