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북한 제 1의 항구이자 평양의 관문인 남포항의 해빙, 즉 바닷물이 언 사태를 들여다봅니다.
(방송 보도)
어제 남포항을 출발한 남북 간 정기화물선 트레이드 포춘호가 오늘 오후 인천항에 도착했습니다. 우리 정부가 남북교역 전면 중단을 발표하기 직전인 지난 22일, 원부자재를 싣고 남포항에 갔다가 일주일 만에 의류와 냉동수산물 등을 싣고 되돌아 온 것입니다. 남포항에 머무르는 동안...
한국의 SBS방송이 지난 2010년 5월 말에 전한 방송 보돕니다. 남북 간의 물류 중심지로 자리잡은 남포항의 모습을 얼핏 엿볼 수 있습니다. 이 남포항에는 한국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유럽 등지에서 들어오는 무역선들이 많이 드나듭니다. 그 결과, 북한 대외무역 물량의 약 30%를 처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남포항이 북한 제 1의 항구가 된 데는 겨울에 얼음이 얼지 않아 1년 내내 배가 드나들 수 있는 부동항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이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려대기환경연구소의 정용승 소장의 말입니다.
정용승
: 저희 연구소가 인공위성으로 관측한 영상을 매일 분석하고 있습니다. 최근 20년 동안의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해보니까, 북한 평양의 관문인 남포 앞바다에 얼음이 많이 얼어서 배가 드나들지 못하는 현상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처음엔 깜짝 놀랐습니다. 이런 자료를 여러 해 동안 면밀히 조사해보니, 약 12년 동안, 구체적으로 8년은 남포항이 얼어붙었고, 얼지 않은 해가 4년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남포항이 우리가 알고 있는 부동항이 아니고 얼음이 자주 어는 항구라고 결론짓게 뙤었습니다.
고려대기환경연구소가 최근 공개한 미국 국립해양대기국의 2001∼2012년 겨울철 북한지역 위성사진을 보면 2009년부터 매년 서한만 일대에 해빙이 관측됐습니다. 2009년 1월에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남포항부터 신의주까지 서한만 전역에 얼음층이 형성됐습니다. 남포항을 포함한 평안남도 해안은 평안북도에 비해 얼음의 너비는 좁지만 색이 짙어 훨씬 두껍게 얼음이 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2010년에도 1월 중순부터 서한만이 얼기 시작했습니다. 2월초에는 해빙이 남포항을 중심으로 황해도 해안까지 확장됐습니다.
지난해는 서한만에 유례없이 두꺼운 얼음이 얼었습니다. 2월1일 위성사진에는 황해도 장산곶에서 평안북도 청천강 하류까지 너비 40㎞, 길이 150㎞가량의 해빙이 보였습니다. 올해의 경우 1월10일께부터 해빙이 관측되기 시작했습니다.
‘대동강 얼음이 녹는다’는 우수인 19일에도 남포항 주변은 여전히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현재의 남포항 일대의 해빙은 너비 20㎞, 길이 150㎞가량으로 추정됩니다.
압록강 하류 근처에는 길이 40㎞가량의 거대한 유빙이 떠다니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대동강의 경우 상류를 중심으로 얼음이 조금씩 녹기 시작한 것으로 연구소는 분석했습니다.
앞서 2001년, 2003∼2005년에도 남포항 근처에 너비 5㎞가 넘는 얼음이 언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오랫동안 ‘부동항’으로 인식되던 남포항의 잦은 결빙이 무엇 때문이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정용승 소장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정용승
: 현재 알려진 이유는 기후변화와 온난화입니다. 많이들 그렇게 말하는데, 확실합니다. 물론 사람들이 이런 의문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가령 온난화가 된다면 왜 남포항이 추워서 얼게 되었냐고요. 흔히 북극 쪽에 더 온난화가 진행됩니다. 그러나 북쪽은 더워진 반면, 북에서 내려온 찬 기류와 북위 40도 지역이 오히려 추운 해가 여러 해 있었습니다.
여기서 지구 온난화란 인간의 활동으로 발생한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아산화질소 등으로 대기 중의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지구의 열 균형에 변화가 발생함으로서 지나치게 더워지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그러니까 정 소장의 분석은 한마디로 지구가 더워질수록 기온의 변동 폭이 커지면서 혹한과 폭염을 비롯한 극한기후의 강도가 세진 탓이라는 겁니다. 특히 위도가 높을수록 온난화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이런 ‘지구 온난화의 역설’이 남한보다 북한에서 더 쉽게 나타날 수 있다고 정용승 소장은 덧붙였습니다.
기상청의 정현숙 한반도기상기후팀장 역시 "최근 수십 년의 자료를 분석해보면 북한이 남한보다 온난화에 따른 기온 상승 폭이 더 크다"며 "혹한이 한번 나타나면 과거보다 심한 만큼 얼지 않던 항구가 얼어붙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일본에서 동일본대지진과 쓰나미로 발생한 쓰레기 처리율이 5%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 환경성에 의하면 동일본대지진 집중 피해지역인 이와테 현과 미야기 현, 후쿠시마 현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모두 약 2천250만 톤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소각과 매립, 재이용 등으로 처리가 끝난 쓰레기는 약 5%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와테 현은 발생 쓰레기 가운데 8%, 미야기현은 5%, 후쿠시마현은 4%가 처리됐습니다. 후쿠시마 현의 경우 원전 사고로 주민들이 대피한 경계구역 등 7개 지역은 출입이 통제돼 아예 쓰레기를 치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호소노 고시 환경상은 기자회견에서 2014년 3월 말까지 쓰레기 처리를 마무리하기로 한 지침과 관련해 "현재의 추이대로라면 달성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 지난해 중국 보하이만에서 발생한 원유 유출 사고의 피해보상에서 제외된 산둥성 어민들이 배상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중국의 일간지 광명망은 산둥성 옌타이 앞바다의 섬 퉈지다오에서 양식업을 하는 204가구 어민이 최근 베이징의 변호사를 통해 보하이만 원유 유출 사고를 낸 코노코필립스중국에 6억 위안, 미화로 약 9천 5백만 달러의 배상금을 요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어민들은 "원유 유출 사고가 발생한 펑라이 19-3 유전에서 불과 39해리 떨어진 곳에 위치했지만 보상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원유 유출 이후 양식 새우와 조개가 폐사하고 바닷물 수질도 4급 이하로 떨어져 피해가 막대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