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산성화되는 태평양과 동해를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태평양의 산성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최근 발표돼, 국제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구체적 내용이 뭔지 궁금하네요.
장명화: 네. 말씀하신 내용은 일본 기상청이 1990년~2013년의 관측 자료와 타국의 관측 결과를 토대로 태평양 전역 해면 부근 산성화를 분석한 결과인데요, 해양 산성도 지표인 수소이온 농도지수(pH)가 8.109에서 8.068로 23년간 평균 0.04 낮아진 수치를 기록했다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이 결과는 태평양의 산성화가 가속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통상 해면의 수소이온 농도지수는 약알칼리성인 8.1정도를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양윤정: 유엔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 IPCC도 지난해 말에 공개한 제5차 기후변화 평가 보고서에서 바닷물 산성화에 관해 언급했는데요, 차이가 많이 납니까?
장명화: 이번 일본 기상청의 관측 결과는 IPCC의 예측보다 훨씬 빠른 속도여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유엔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의 보고서에서는 "산업혁명 이후 약 250년 동안 지구 전체의 해양 수소이온 농도지수가 평균 0.1낮아질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
양윤정: 특히 태평양에서 발생한 해양 산성화는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까?
장명화: 무엇보다도 바다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능력을 떨어뜨려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합니다. 설상가상으로 플랑크톤 감소로 이어져 어획량 감소를 낳습니다. 플랑크톤은 바다에 부유하는 생물들로, 각종 동물, 식물, 세균 등을 포함하는데요, 이들은 수중 생명체에 중요한 식량원이 됩니다.
양윤정: 남북한의 동해는 태평양의 연해이기 때문에 그 영향을 받지않을래야 받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동해에도 산성화가 진행되고 있습니까?
장명화: 안타깝게도 대답은 '네'입니다. 한국 서울대학교의 김경렬 지구환경과학부 교수팀은 동해가 지구 온난화로 급격한 환경 변화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표층수가 바닥까지 전해지지 못하고, 공기 중 이산화탄소가 표층수에 녹아들면서 산성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산성도를 나타내는 수소이온 농도지수 값은 지난 10년간 0.04나 떨어져 세계 바다 평균보다 두 배나 빠르게 산성화되고 있습니다.
양윤정: 동해의 산성화 속도가 이처럼 빠른 이유가 뭡니까?
장명화: 남쪽의 따뜻한 바닷물이 대한해협을 통해 동해로 들어와 식는 과정에서 기체 용해도가 높아져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녹아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동해의 활발한 해수 움직임이 바다 식물의 광합성을 증진시켜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필요하게 되자 바다가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흡수하고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동해에 녹아 있는 산소량은 표면에서 심해까지 1950년 초반보다 20% 가까이 줄었습니다. 특히 바닷물의 순환이 일어나는 속도가 줄면서 울릉도 남쪽 심해에서는 산소가 거의 없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양윤정: 이렇게 동해가 산성화되면서 생태계에도 변동이 있겠군요.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일단 해양이 점점 산성화되면서 생물들이 자신들의 몸체를 만들지 못하게 되는 현상과 연안에 서식하던 모자반류나 다시마와 같은 갈조식물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대신 석회조류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며 해양생물들이 감소되고 생태계의 균형에 위협을 가하는 백화현상도 심각할 정도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백화현상이란 산호가 수온의 급격한 변화로 하얗게 죽어가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갯녹음'이라고도 합니다. 백화현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산호군제 지역은 갈라파고스 제도를 포함한 동태평양 지역입니다.
양윤정: 동해는 남북한뿐만 아니라 일본과 러시아도 해안선을 공유하고 있는데요, 이 나라들이 동해를 지키기 위한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전략을 만들어서 대응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장명화: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과 러시아 수산전문가들이 동해의 수산자원 관리 체계 구축을 위해 수산자원 조사에 나섰습니다. 한국의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와 러시아 틴로연구소는 공동으로 지난 8월 25일부터 9월 6일까지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 인근 피터대제만 등에서 수산자원 공동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러시아 시험조사선을 이용해 피터대제만과 북한 접경 수역에서 수심 500m까지 다양한 수심 대에서 조사를 했습니다. 조사 결과, 놀랍게도 한국에서는 거의 사라져버린 명태가 가장 많이 출현했습니다. 한국과 러시아는 동해 수산자원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지난 2005년도부터 매년 수산자원 조사를 공동으로 벌이고 있는데요, 올해는 북한 해역과 인접한 동해 북부 해역에서 조사를 시행해 한반도 동해 중남부 해역의 수산자원 관리를 위한 자료를 획득한 것에 큰 의의가 있습니다.
양윤정: 남북 간의 해양협력은 이뤄지고 있습니까?
장명화: 남북한 간 정치적인 여건 때문에 지지부진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명태 수정란의 남북 협력사업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한국 해양수산부는 동해 내 '명태 살리기 사업'을 진행 중인데요, 이를 위해 살아있는 명태나 명태의 수정란을 반입하기 위한 남북 협력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의 통계에 따르면, 북한 동해 수역에서는 원산만을 산란지로 연간 6만t의 명태가 생산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치명적인 스모그 발생으로 몸살을 앓는 중국에서 지방정부에 따라 제각각인 대기오염 경보체계가 전국적으로 통일됐습니다. 스모그란 공장이나 자동차, 가정의 굴뚝에서 나오는 매연이 안개와 섞여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중국 언론들은 중국 환경보호부가 각 지방정부에 대해 대기 질을 오염 정도에 따라 '남색', '황색', '주황색', '적색'의 4단계로 나눈 경보체계를 시행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환경보호부는 또 올해 말까지 각 지방정부가 각 단계의 대기질 상황에 맞는 종합대책을 반드시 마련하도록 했습니다. 더불어 대기오염이 심각한데도 적색경보를 발령하고 종합대책을 가동하지 않는 지방정부를 적발해 엄하게 문책하기로 했습니다.
-- 한국 농림축산식품부는 고병원성 조류독감이 발생한 캐나다산 가금류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대상은 생닭, 오리, 칠면조, 애완조류, 타조류 등 가금류와 닭고기, 오리고기 등 가금육입니다. 캐나다 식품검사청은 지난 4일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칠면조 농장과 육계 농장에서 조류독감 발생을 확인했습니다. 현재 육계농장 2곳에 대해서는 정밀검사를 진행 중입니다. 한국은 올해 캐나다로부터 살아있는 가금류와 가금육을 수입한 실적이 없다는 것이 농림축산식품부의 설명입니다. 올해 조류독감 발생지역은 중국, 인도, 북한, 일본 등 아시아, 리비아 등 아프리카를 포함해 4개 대륙 16개국에 이릅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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