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지뢰문제를 들여다봅니다.
(SBS 뉴스보도)
어젯밤 11시 20분쯤, 경기도 연천군 전동리 민간인출입통제선, 민통선 안에서 목함 지뢰 1발이 터졌습니다. 이 사고로 주민 48살 한 모 씨가 그 자리에서 숨졌고, 25살 김 모 씨가 얼굴과 팔 등에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김 씨는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숨진 한 씨 등은 민통선 안 임진강으로 들어가 낚시를 한 뒤 귀가하던 중 갈대밭에서 목함지뢰 2발을 발견하고 들고 나오다 1발이 터지면서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제도...
올해 8월 1일 한국의 SBS 방송이 저녁 주요 뉴스 시간에 내보낸 지뢰 폭발 소식입니다. 사고 직후 현장 조사에 나선 한국군 당국은 주변 지역에서 목함지뢰 17발을 추가로 발견했습니다.
목함지뢰는 가로 20센티미터, 세로 9센티미터, 높이 4센티미터의 나무 상자로 상자를 열면 폭발하는 살상무기인데요, 군은 북한 지역에서 많은 비가 내리면서 북한 측에 매설된 목함지뢰가 떠내려 온 것으로 보고, 임진강 등 북한에서 물이 흘러내려 오는 하천 주변에서 대대적인 지뢰 수색작업을 벌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이처럼 지뢰와 관련한 사건이 최근 증가하면서 경각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북한에서 흘러내려온 지뢰뿐만 아니라, 남한 내에 매설된 지뢰가 많다는 데 있습니다. 특히 휴전선 인근의 접경지역은 문자 그대로 '곳곳에 지뢰밭이 도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한국의 민간 환경단체인 ‘녹색연합’이 민통선 주변의 지뢰 지대를 조사한 결과를 내놓아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지금까지 이 지역에 일부 지뢰현장이 알려지기 했지만 전체적인 실태가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입니다. 녹색연합의 정인철 간사입니다.
정인철
: 최근 민간인 통제구역이 해제됐고, 군 통제초소가 많이 북상하면서 일반인에게 노출된 지뢰, 미확인지뢰 지대들이 상당히 분포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별로 경기도 연천군이 17개가 확인됐고, 강원도의 경우 철원에서 고성까지 30곳에 지뢰지대가 확인됐습니다. 이런 지대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경계 및 감시가 매우 소홀한 것으로 확인됐고, 지뢰로 인한 유실차단장치가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지뢰 지대는 경기도 연천군에 17곳으로 가장 많았고, 강원도 철원군 15곳, 양구군 9곳, 고성군 4곳, 화천군, 인제군 각각 1곳이었습니다. 지뢰지대라는 출입통제를 알리는 경계표지가 부실하게 관리되거나 아예 없는 곳이 38개소나 됐고, 가시철조망 등 출입을 막는 경계시설이 부실한 곳도 45곳에 이르고 있습니다.
특히 지뢰지대는 안전문제와 함께 환경관리의 사각지대로도 전락하고 있어 환경 단체들은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정인철
: 이와 더불어 지뢰지대 현장 곳곳에서 생활쓰레기나 건축 폐기물, 군용 폐기물이 상당히 많은 양, 저희가 확인한 것만 해도 수십 톤 가까이 되는데, 이런 양들이 지뢰지대에 방치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신 자료에 따르면, 이 같은 지뢰 위험지역은 전국에 200여 곳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한국전쟁 이후 200여 명이 넘는 사람이 지뢰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 당국은 지뢰제거작전을 펼치긴 하지만, 어디에 묻혀 있는지 일일이 알기가 어렵고 유실된 경우도 많아 한계가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더 이상 내버려둬선 안 될 시점에 왔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져가고 있습니다. 환경 전문가들은 특히 지뢰제거에 대한 기술력을 하루속히 확보해 인명피해를 줄이고 생태계 파괴를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지뢰제거작업을 진행할 것을 강조합니다.
정인철
: 장기적으로는 한국 사회에서 지뢰의 완전 제거에 대한 흐름을 정책적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에 대한 준비 작업이 상당히 미흡합니다. 국제사회에서는 대인지뢰금지협약을 통해서 각 사회 속에 잔재된 지뢰를 완전히 제거하는 정책을 세우고 있는데, 아직 한국은 대인지뢰금지협약에 가입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어떤 지뢰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접근을 할 수 없는 약간은 폐쇄적인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일차적으로는 민간인에게 노출된 지뢰지대가 어느 정도 되는지, 이와 관련된 전수조사를 어떤 형태로 진행해야 하는지, 이런 부분을 국방부가 어떤 실행계획을 만들어야 될 것인지가 시급한 문제라고 봅니다.
전쟁이 끝난 지 60여 년이 지난 2010년 현재. 불행하게도 한반도에선 지뢰로 인한 사고와 환경피해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남북한이 지뢰에 의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즉각적인 관심을 두고 총체적인 노력을 기울일 때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소식입니다.
-- 지구온난화로 북극곰 외에 태평양 바다코끼리까지 위험한 상황에 몰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기온이 올라가면서 북극권 해역에서 여름과 가을철에 얼음이 귀해짐에 따라 표류하는 얼음에 의지해 먹이를 구하고 번식을 하는 바다코끼리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전문가들은 바다코끼리의 정확한 개체 수가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2008년 미국이 북극곰을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로 지정했듯 바다코끼리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얼음이 귀해지자 표류하는 얼음에 서식하고 있어야 할 바다코끼리들이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축치해 해안가에 떼로 몰려있는 모습이 지난 4년간 세 번이나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8월에는 알래스카 주 포인트 레이 근처 해안에 1만 5천 마리의 바다코끼리가 몰려들었다가 최근 추운 계절이 시작되고 얼음이 얼면서 흩어지고 있다고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전했습니다. 바다코끼리들이 이처럼 한곳에 몰려들면 서식 밀도가 높아져 먹이를 구하기 어렵고 다 자라지 못한 개체나 새끼들은 생존이 어려워집니다. 지난해 수천 마리의 바다코끼리가 몰렸던 알래스카의 한 해안에서는 밟혀 죽은 것으로 보이는 131마리의 새끼들이 발견되기도 했다고 생물학자들은 밝혔습니다. 한 연구보고서는 축치해에 얼음이 없는 기간이 금세기 중반이면 3개월로 늘어나고 금세기 말이면 5개월로 늘어나며 베링 해에 얼음이 없는 기간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 아르헨티나 상원이 빙하 지역에서 광산개발 활동을 금지하는 법안을 승인했다고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가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상원은 하원을 통과한 빙하 광산개발 금지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5표, 반대 33표로 승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칠레 접경 5천㎢에 달하는 빙하 지역에서 광산 개발 활동을 할 수 없게 되며, 이 법안에 대해 환경주의자들은 물 자원 보호를 위한 획기적인 조치라며 환영한 반면 광산개발업체들은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2년 전 유사한 법안에 대해 "지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거부권을 행사해 환경단체들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샀으나 이번에는 찬성 입장으로 돌아섰습니다. 한편 빙하 지역을 끼고 있는 지방정부들은 "자원에 대한 관리 권한은 지방정부에 있다"면서 대법원에 새 법안에 대한 해석을 요청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