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환경이다] ⑰한반도 주변의 밍크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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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반도 주변의 밍크고래를 살펴봅니다.

(밍크 고래의 노래 소리)

방금 들으신 것은 호주 대보초 지역에서 녹음된 밍크 고래의 소리입니다. 석유 드럼통을 두드리는 듯 하죠?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산타크루즈 분교의 다니엘 코스타 교수팀이 1996년 녹음한 소리인데요, 밍크고래의 노래는 아주 복잡하지만, 사람의 노래처럼 규칙적으로 반복됩니다.

가늘고 홀쭉한 모양에 전체적으로 어두운 회색을 띠는 밍크고래는 보통 ‘은둔의 고래’로 알려져 있습니다. 항상 홀로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유영하며 먹이를 찾기 때문입니다. 숨을 쉬기 위해 물위로 나올 때를 제외하고는 쉽게 볼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가장 개체수가 많은 고래지만, 어디서 새끼를 낳고 어떻게 기르는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밍크고래가 남북한의 동, 서해를 비롯해 일본 서쪽, 중국 동쪽, 일본 홋카이도에 인접한 러시아 해역 등 한반도 주변 5개국 해역에 무려 1만 6천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에 있는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최석관 연구관은 이런 내용이 담긴 자료를 최근 모로코의 아가디르에서 열린 제 62차 국제포경위원회 과학위원회에 보고했는데요, 최 연구관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최석관

: 국제포경위원회에서 한반도 주변을 포함한 북서태평양 근처의 밍크고래에 대한 자원을 평가합니다. 국제포경위원회에서 관리 단위를 하고 있는 해구가 한국 서해지역, 즉 황해해역, 그리고 동해 전체를 포함한 해역인 동해지역입니다. 이 두 지역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한 15,000두로 평가됐다가 올해 재평가에서 한 16,000두가 평가됐습니다. 이것은 서해에 있는 밍크고래 개체와 동해에 있는 밍크 고래 개체가 같다는 조건하에서, 동일한 개체군이라는 바탕위에서 평가한 것입니다.

최 연구관이 보고한 수치는 지난해 국제포경위원회 과학위원회에 보고된 같은 해역에서 서식하는 밍크고래의 총 개체수 15,000마리보다 일 년 사이에 1천 마리 정도 늘어난 것입니다. 최 연구관은 밍크고래가 증가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최석관

: 일단 국제포경위원회에서 1986년 잠정 조치하기 전의 수준보다는 약간 높습니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86년에 포경 금지가 되고 난 이후에 거의 30년 정도 흐르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개체가 늘어나지 않았느냐하고 보고 있습니다.

밍크고래는 7종류의 대형 수염고래 가운데 가장 작은 고래인데요, 대형고래가 풍부한 당시에는 상업 포경으로 경제적 가치가 없었지만, 대형고래의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포경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국제포경위원회가 1986년 남획으로 인한 멸종 위기를 맞은 고래의 개체보존을 위해 상업적 목적으로 고래를 잡는 것을 전면적으로 금지시키면서, 밍크고래 역시 보호종으로 포획이 금지됐습니다.

한국은 1979년 국제포경위원회에 회원국으로 가입하고, 1982년 국제포경위원회 총회에서 ‘1986년부터 12종의 고래에 대해 잠정기한 내 상업포경 중지 결정’을 내린 것을 계기로, 1986년부터 자체 규정을 제정해, 고래 포획을 전면 금지해 오고 있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고래와 관련한 최신 보고가 환경과 관련해 시사하는 점은 한반도 주변 해역이 생태학적으로 비교적 건강하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현존하는 생물 가운데 가장 거대한 몸집의 포유류인 고래가 이 지역에 크릴, 정어리, 멸치 같은 먹이생물이 풍부하기 때문에 출몰한다는 설명입니다.


최석관

: 아무래도 환경학적으로 보게 되면 고래가 어느 정도 늘었다고라고 하는 것은 그 해역에 먹이 생물이 어느 정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결과, 환경적으로는 나아지지 않았느냐하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먹이생물의 분포에 따라서 밍크고래는 이동하고, 또 서식하는 데 그런 게 많이 좌우하거든요. 그런데 한국 바다 자체에 밍크고래가 연중 서식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회유하는 경로에 있는 것인지 그 부분에 관한 게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명쾌하게 설명돼지 않았습니다.

한반도 해역에 이렇게 고래 개체수가 늘면서 고래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노력도 시작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경상남도 울산 남구에서는 4월25일을 ‘고래의 날’로 선포하고 기념행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고래문학제도 열립니다.

밍크고래, 오랜 세월 한국인과 더불어 살아왔고 또 앞으로도 공생해야 할 동물임에 틀림없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소식입니다.

-- 세계폐기물연합회(ISWA)가 싱가포르에 환경. 폐기물관리를 위한 훈련. 자문. 홍보센터를 2011년 하반기에 설치할 예정입니다. 싱가포르 채널뉴스아시아에 따르면, 세계폐기물연합회는 최근 싱가포르에서 싱가포르 폐기물관리/재활용연합회와 국가환경청 측과 센터 개설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국가환경청은 유럽 지역에 본부를 둔 세계폐기물연합회가 센터를 유럽 이외의 지역에 설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습니다. 훈련. 자문. 홍보센터는 아시아 지역 국가와 관련 기관들을 상대로 폐기물 관리 기법을 전수하고 폐기물 관리를 위한 토론회와 연수회 등을 개최할 계획입니다. 아시아 지역은 현재 매일 100만 톤의 폐기물을 배출하고 있고 2025년에는 1일 폐기물 배출량이 180만 톤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 한국 산림청이 몽골지역의 사막화 방지를 위한 조림뿐만 아니라 조림지역의 병해충 방제기술을 전수합니다. 이를 위해 2일까지 산림방제분야 전문가 6명을 몽골 고비사막 인근의 달란자드가드 지역에 파견해, 현지의 산림병해충 방제 현황을 파악한 뒤 몽골지역 특성에 맞는 방제 전략과 기술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앞서 지난 4월 18∼24일에는 몽골임업청 관계 공무원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선진화된 한국의 산림 병해충 예찰, 방제 체재 등을 교육하기도 했습니다. 몽골의 산림은 1천30만㏊로 국토의 6.5%에 불과한 데요, 최근 들어 솔나방, 매미나방 등 산림병해충 발생이 크게 늘고 있어 방제가 시급한 형편입니다. 산림청은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몽골 고비사막과 인근 룬솜 지역에 3천㏊의 산림과 양묘장 두 군데를 조성키로 하고 지금까지 400여㏊에서 조림을 마쳤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