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날로 심각해져 가는 소음 문제를 들여다봅니다.
(차량 소음, 오토바이 질주하는 소리)
가까운 도로를 지나가는 차량이 질주하는 소리. 밤새 들려오는 오토바이의 굉음, 마을버스를 타면 으레 들려오는 요란한 광고 방송.
경기도 남양주시 덕소에 사는 이윤선 씨가 출근할 때면 늘 듣는 시끄러운 소리입니다. 지하철 안에서 조용히 눈을 감고 잠을 청해보기도 하지만, 승강기와 전동차 내 소음으로 여의치 않습니다. 자기 집 안방인 양 몇 십 분을 큰소리로 떠드는 사람이 옆에 앉아 있는 일이 부지기수입니다.
한국이 '고요한 아침의 나라'가 아니라 '시끄러운 아침의 나라'로 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손꼽히는 소음 전문가인 김정태 홍익대학교 기계디자인공학 교수는 일부에서 한국을 '소음 공화국'이라 부르는 것은 전혀 과장된 게 아니라고 잘라 말합니다.
김정태
: 1980년대, 1990년대에는 대기 오염이나 수질 오염이 많은 사람의 관심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대기 오염 문제와 수질 오염문제는 사회적인 관심이 쏠림에 따라 대책도 많이 제시됐습니다. 이제는 소음 문제가 환경 분야에서 중요한 문제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사실 소음 문제는 선진국보다 한국이 더 심각합니다. 왜냐면 한국은 상당히 도시화됐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소음문제는 도시의 환경 소음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도시의 교통 소음, 도로 교통, 철도라던가, 공항 주변의 소음으로 인해서 소음 피해를 받는 인구가 자그마치 한국 전 국민의 절반 정도가 됩니다. 그러니까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소음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한국인. 과연 ‘나의 귀’는 안전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지속되는 소음이 인체에 생리적ㆍ심리적 영향을 주고 작업 능률을 저하시켜 각종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체가 느끼는 소음 정도를 표시한 것을 ‘dB (데시벨)’이라고 하는데요, 일반적으로 40dB 이하이면 쾌적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40dB을 넘으면 어떤 식으로든 인체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합니다. 60dB이면 40dB 이하일 때보다 수면 시간이 2배 정도 길어집니다. 70dB을 넘어서면 정신 집중력이 떨어집니다. 80dB을 넘어서면 불쾌감이 생기며 90dB을 넘으면 귀에 무리가 옵니다.
김정태
: 보통 생활소음하고 보건소음으로 두 개로 분리해서 접근합니다. '보건소음'이라하면 심각하게 난청 영향을 준다던가 하는 건강의 문제를 떠나서 질병의 문제까지 되는 수준이지요. 그런 정도를 소음 기준으로 하면 80dB을 넘는 수준이 됩니다. 그에 반해서, 생활소음, 많은 분이 환경소음을 생활소음과 같은 의미로 보는데, 생활소음이나 환경소음은 60dB에서 70dB 정도의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정도 수준에서는 많은 사람이 잠을 잘 때, 특히 야간에 소음이 높으면 잠을 잘 때 깊은 잠을 못 자든가, 상당 부분 대화의 불편함을 호소한다든가, 짜증이 난다든가, 공부하는데 방해가 된다든가 등의 문제를 야기하는 생활의 불편함이 되겠습니다.
한국 환경부가 지난해 전국 45개 도시에서 연평균 환경소음을 측정한 결과를 보니까요, 낮 시간대에는 주거지역 10곳 중 6~7곳이, 밤 시간대엔 10곳 중 8곳 이상이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 화성이 낮과 밤 모두 62dB로 가장 소음이 심했습니다. 한밤중에도 백화점에 있는 것처럼 시끄럽다는 이야깁니다. 철도소음 측정 결과에선 열차 운행대수가 많고 고가도로 등 주변 소음원이 많은 서울 영등포가 34개 지점 중에서 가장 높은 67dB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공사장 주변의 소음입니다. 아파트 재건축을 포함해 각종 공사가 쉴 새 없이 벌어지고 고속도로 주변에 고층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면서 소음에 노출된 사람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겁니다.
김정태
: 공사를 하는 주변의 소음 문제가 등장해서 이제는 상당히 많은 민원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분쟁조정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공사장 소음 같은 경우는 우선은 공사장에서 작업하는 기계 자체가 좀 조용한 기계를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법에서 소음발생 자체를 줄여줄 수 있는 길이 있는데, 아무래도 조용한 기계를 쓰다보면 공사의 효율이 떨어진다든가 기계의 값이 비싸기 때문에 사업자 측에서는 조금 꺼리는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업자 측에서도 그런 적극적인 대책, 즉 발생원 자체를 줄이는 노력을 해주어야 되겠고, 그리고도 안 되면 방음벽이라던가. 흡음제를 많이 쓴다던가 하는 식으로 소음이 전파되는 경로에서 대안을 제시하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듣는 사람 입장에서 소음이 줄어들 수 있도록 방음창을 설치한다든가 하는 식의 수동적인 대책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일 효과적이기는 소음 발생원 자체를 줄이는 게 가장 바람직한 길이긴 합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뉴스입니다.
--- 중국의 고전 소설 삼국지에서 유비,관우,장비가 도원결의를 한 곳으로 유명한 허베이 성 탁현 시가 무분별한 골재채취로 인해 환경이 파괴될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베이징에 인접한 줘저우시 하천인 거마하에는 2002년부터 골재채취 공장이 무더기로 들어서 모래 등을 마구 파가는 바람에 강이 바닥을 드러내고 하상이 가라앉아 홍수 방지 능력을 상실했다고 중국의 일간지 신경보가 최근 폭로했습니다. 허베이를 거쳐 베이징으로 연결되는 거마허에 홍수가 나면 60만 시민이 사는 줘저우시 전체가 물에 잠길 우려가 큽니다. 거마허의 이 같은 환경 파괴는 줘저우 시정부의 잘못된 정책에서 비롯됐다고 신문은 지적했는데요, 줘저우시가 재정 확보를 핑계로 2002년부터 거마허 일대에 골재채취 공장 건설 허가를 남발했고 무허가 채취까지 묵인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골재 채취 상인들은 베이징, 톈진 등의 건설 붐 덕분에 떼돈을 벌었지만 거마허의 환경은 완전히 파괴됐고 주민들의 피해도 컸습니다.
--- 세계적 문제인 물 자원의 보전과 물 산업 육성방안 등을 모색하는 '세계도시물포럼 인프라 워크숍'이 오는 10∼13일 인천에서 열립니다. 한국 내 물 관련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세계도시물포럼조직위'에 따르면 인천 시와 환경부, 세계물위원회 등이 후원하는 이번 행사에는 1천여 명의 세계 각국 물 관련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 기업인, 비영리 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합니다. 주요 회의. 토론 내용은 기후변화에 따른 도심지역 물 문제와 도시의 물 문제 해결을 위한 세계 조직망 구축, 물 산업 연구 기반구축, 도심 내 물 활용 사례 발표, 도심지역 홍수예방, 하천 살리기 등입니다. 특히 기조강연에는 세계적 물 관련 학자로 통하는 존 안토니 알렌 런던 킹스컬리지대 교수가 강연자로 나와 도시지역 물 문제를 부각시키고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인천에서 처음 개최해 성공한 세계도시물포럼을 격년으로 개최하기로 함에 따라 내년에 열릴 본 행사에 대비하고 물 문제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